염수정 추기경, 주교단과 교구청 거닐며 덕담 나눠

“허허허~” 염수정 추기경이 교구 주교단과 주교좌 명동대성당을 배경으로 나란히 선 자리에서 연신 미소를 지었다. 이임 감사 미사를 사흘 앞둔 11월 27일 염 추기경은 신임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와 총대리 손희송 주교, 유경촌 주교, 구요비 주교와 함께 정든 교구청과 주교관 일대를 거닐며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염 추기경은 “주교님들과 함께 살아왔지만, 각자 바쁜 일정으로 이렇게 함께 편안히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 촬영할 여유는 없었다”면서 산책하듯 함께하는 시간을 기뻐했다. 염 추기경은 무거운 교구장직을 내려놓는 홀가분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면서도 동시에, 교구를 이끌어갈 주교단에 아버지와 같은 마음을 담아 크고 작은 덕담을 전하기도 했다.
주교들이 주교관 앞마당의 커다란 나무를 가리키며 “추기경님, 교구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나무 한 번 안아주세요”라고 요청하자, 염 추기경은 “이 나무가 그야말로 ‘뿌리 깊은 나무’”라며 쓰다듬었고, 한바탕 웃음이 터져 나왔다.
마당 한가운데 성가정상 앞에서는 “우리 교구의 화목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함께 기도하자”며 주교단과 두 손을 모아 주모경을 바쳤다.
“아빠하고~ 나하고~ 잠든 꽃밭에~♬”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막간 주교단 합창도 이어졌다. 염 추기경이 무르익은 단풍나무들을 바라보며 “나뭇잎도 꽃이어라, 쌓이면 꽃밭이어라”라며 시구를 읊다가 즉흥적으로 노래가 흘러나왔고, 주교단이 한목소리로 ‘꽃밭에서’를 부른 것이다.
염 추기경은 “하느님 나라도 다 마찬가지다. 우리가 다 꽃”이라며 “성 김대건 신부님께서 얼마나 힘겹게 선교사들을 맞이하고, 교회의 길을 만들기 위해 힘썼던 모범을 기억하며 모두 화목하고 즐겁게 지내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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