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32살인 스테파노는 하루에 묵주기도 5단을 매일 바치기로 성모님께 약속을 했다. 묵주기도를 하루도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결심 5일째 묵주기도를 빼먹고 말았다. 직장 회식을 마친 후 술이 거나한 상태에서 집에 돌아와 잠이 들었기 때문이다. 스테파노는 스스로 무엇을 결심했을 때 이 계획을 제대로 수행한 경험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한 달에 한 권 책 읽기, 아침에 일어나서 생활영어 공부하기, 주말에 자전거 투어하기 등 자신에게 성장을 가져다줄 좋은 습관을 매번 계획했지만 한 번도 실천에 옮겨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다음의 이야기였다. 스테파노는 좋은 습관뿐 아니라 안 좋은 습관도 고치고 싶은 마음에 부단히 계획을 세우는 성실한 청년이었다. 우선 담배를 끊어보려고 부단히 노력했으나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금연은 중독의 문제로 인식될 수 있으니 그렇다고 치자. 밤에 늦게 자는 습관을 고치기 위해 매번 노력을 기울여도 항상 작심삼일에 그치고 말았다. 이제 스테파노는 자신에 대해 너무 큰 실망을 하게 되었다. 좋은 습관을 들이려 노력해도 잘되지 않는데, 나쁜 습관은 너무 쉽게 몸에 배고 잘 고쳐지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처럼 의지박약한 사람이 있겠냐면서 스테파노는 도움을 청했다.
우리는 좋은 습관을 들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늘 체감하며 살고 있다. 기도하는 습관, 청소하는 습관, 책을 읽는 습관 등 우리는 자신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 필요한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하지만 마음먹고 실천에 옮겼던 좋은 습관이 대부분 며칠 내로 실패로 돌아가는 경우를 체험하면 점차로 실망과 좌절감을 맛보게 된다. 이런 실패를 경험하면 대부분 “나는 안 되는 사람인가 봐!” 혹은 “나는 인내심도 없고 끈기도 없는 사람이야!”라고 스스로를 자책하고 원망한다. 게다가 스테파노처럼 자신에 대한 실망과 좌절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상하게도 피하고 싶고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 안 좋은 습관은 너무도 쉽게 몸에 배어 버리는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같은 습관이면서도 왜 좋은 습관은 형성되기 어렵고, 상대적으로 안 좋은 습관은 잘 형성되는 것일까?
누가 이 질문을 던진다면 아마 사람들은 당연한 것을 묻는다고 핀잔을 주며 다음과 같이 대답할지도 모른다. “좋은 습관은 노력해서 실천해야 하지만, 안 좋은 습관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좋은 습관은 대부분 내가 해야 하는 의무에 기초한 것이기에 이성적 판단과 의지적 실천이 필요한 어려운 작업이다. 하지만 나쁜 습관은 대부분 내가 하고 싶은 욕망에 기초한 것이기에 욕구에 몸을 맡기기만 하면 된다.”
이러한 대답은 사실 인간을 성악설로 보는 관점에서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인간은 본래 죄성 혹은 죄에 대한 경향성을 타고난 존재이기에 나쁜 습관은 자연스럽게 몸에 밴다는 것이 사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입장에서 인간을 이해하게 되면,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간의 이기적 본성을 거스르는 초인적인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말은 이기적인 본성과 초월적인 본성을 모두 갖춘 인간의 습관 형성에 대한 적절한 설명이 될 수 없다. 좋은 습관이 항상 이기적 인간 본성에 맞지 않는다는 논리도 적절치 않을 뿐 아니라, 세상엔 자신의 안 좋은 습관을 본능적으로 혐오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기적 욕망에 근거한 안 좋은 습관은 자신의 욕구를 따르는 행동이기에 더 쉽게 습관이 된다거나, 혹은 성장과 발전을 위한 좋은 습관은 초월적 이성을 추구하기에 더 어렵게 습관화된다는 논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렇다면 도대체 좋은 습관은 왜 실행하기가 어렵고 좋지 않은 습관은 왜 고치기가 어려운 것일까?
<계속>
<영성심리학자, 성필립보마을부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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