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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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생활

[사도직현장에서] 선교는 길에서 시작되고

참 빛 사랑 2021. 2. 2. 22:42

한경호 신부(꼰솔라따 선교수도회 아시아관구 본원장)

▲ 한경호 신부





주님의 평화와 위로를 빕니다. 어느 날 길에서 우연히 만난 교우분이 “신부님! 사도직에 필요한 게 있으면 말씀하세요” 하시기에 “정말요? 고맙습니다. 하느님께서 천사를 보내셨어요!” 하며 인사드렸습니다. 선교사 사이에는 “선교는 길에서 이뤄진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길에서의 만남은 많은 인연을 만들어냅니다. 거기에 주님의 뜻을 덧붙이면 좋은 열매를 맺게 됩니다. 좋은 열매를 신자 수ㆍ후원회원을 늘리거나, 건물을 짓는 것으로만 생각하면 그릇될 것입니다. 선교란 ‘주님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선교의 주요 목적은 복음을 듣고, 형제적 친교를 이루고 기도하며 성찬례를 거행하도록 백성을 모으는것입니다. ‘형제적친교’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인간적ㆍ정신적ㆍ물질적으로 친교를 이뤄 ‘한마음 한뜻’이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사도 4장 참조).

수도회에서는 하나의 사도직을 시행할 때 기도하고 성찰한 후 계획을 실행에 옮깁니다. 브라질에서 사목할 때 일화입니다. 제 사목 구역에는 140여 개의 공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사람이 더 나은 삶과 직업을 선택해 도시로 이주했고, 가구 수는 줄었습니다. 그 결과 사람이 거의 모이지 않게 된 공소가 원래 목적보다 창고처럼 쓰이는 현실이 됐습니다. 크게 지은 어린이집도 곧 텅 빈 곳이 돼버렸습니다. 10여 년 전에는 꼭 필요한 사목이라고 생각해 진행했던 일들이 그 효용을 잃어버렸습니다. 이후 수도회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사목해야 하는지, 그리고 지역주민에게 소홀했거나 놓치고 있는 일은 없는지 성찰하게 됐습니다.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에서는 궁핍한 사람이 하나도 없도록 현세의 재화를 나누는 일에 전념함으로써 모두 ‘저마다 필요한 만큼’ 재화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사도 2-4장 참조) 여기서 저는 ‘저마다 필요한 만큼’이라는 말씀에 머물고 싶습니다. 사도직을 할 때 무엇인가 이뤄내려는 ‘성과’의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것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권위’와 사업을 하게 되면 모이는 ‘돈’에 대한 유혹도 선교의 어려움입니다. 이럴 때 주님의 뜻을 먼저 찾고 실천하려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만큼’ 은총을 주시는 주님께 드리는 작은 제물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한경호 신부(꼰솔라따 선교수도회 아시아관구 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