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망에 물주기
순교자 성월입니다. 저희 수도회는 피정으로 9월을 열었는데요, 우리를 ‘성덕’으로 초대하시는 성령의 호소를 느낍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라는 교황권고를 통해 현대 세계에서 불리는 성덕을 설명하고 이에 이르는 길을 제시하시죠. 우리가 받은 세례의 은총이 성덕의 길에서 열매를 맺도록 하라고 하십니다.
교황님은 성덕에 이르는 열쇠를 참된 행복에서 찾았는데요, 무엇보다 스승 예수님의 빛 안에서 바라보자고 초대하십니다. 그분을 따라 살다간 많은 성인들을 말씀하시는데 그 중에 한국의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동료 순교자들도 언급하십니다. 다른 이들과 함께하는 공동체 여정에서 성덕이 성장한다고 하시면서요.
우리나라 첫 번째 사제인 김대건 신부님은 ‘피의 순교자’입니다. 신자가 아닌 사람들도 김대건 신부님을 알죠. 그러나 두 번째 사제인 최양업 신부님은 잘 모릅니다. 아직 시복시성을 추진 중이지만 하느님은 그분을 ‘땀의 순교자’ 혹은 ‘증거자’로 쓰셨습니다. 청주 교구의 이태종 신부님은 12년 동안 조선팔도 중 5개도에 흩어져 목자 없는 양처럼 헤매는 신자들을 찾아다니며 길에서 살다 길에서 스러진 착한 목자 최양업 신부님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습니다.
이 신부님은 중국에 들어가 교회사 사료를 기반으로 최양업 신부님이 7개월간 보좌로 사목하셨던 차쿠 본당을 찾아내셨죠. 차쿠는 최양업 신부님은 물론 김대건 신부님과도 깊은 인연을 간직한 교우촌입니다. 그뿐인가요? 요동 백가점은 김대건 신부님 편지의 발신처인데, 그 두 곳이 동일한 곳을 가리킨다는 것을 알아냅니다. 즉 용화산이 차쿠 성당이고, 차쿠가 옛날에는 바로 백가점이라고 불렸다는 것을 고증을 통해 밝혀내죠.
그래서 최양업 신부님 선종 150주년을 기념하여 소설을 구상하고 2년여 만에 「차쿠의 아침」을 탈고하게 됩니다. 이 소설은 사제 수품을 앞둔 김대건 신부님과 최양업 신부님이 차쿠에서 가졌던 마지막 만남(1845년 7월)을 시작으로 1849년 12월 최양업 신부의 조선 입국까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양업 신부님의 인간적 면모와 신앙을 다루고 있지요. 두 신부님의 혈육보다 진한 우정은 물론 시공을 초월하는 영적 친교를 감동적으로 그렸습니다.
교회사를 전공하고 가르치시는 어떤 수녀님이 명동서원을 찾아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이 소설 정말 잘 쓴 책이라고요. 당신 학생들에게 꼭 권한다고 했습니다. 우리 안에 성덕을 향한 갈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통해 그 갈망에 물을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