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일치 운동 관계자 만난 자리에서 밝혀 … 그리스도에게로 회심 강조
▲ 마르틴 루터 초상화.
프란치스코 교황이 500년 전 종교개혁을 일으킨 마르틴 루터에 대해 “그의 의도는 교회 쇄신이었지 분열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교황은 1월 19일 바티칸을 방문한 핀란드 그리스도교 일치 운동 관계자들을 만나 “오늘날 루터교와 가톨릭은 일치하는 관점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동시에 우리의 잘못에 대한 진정한 뉘우침도 마음속에 갖고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루터의 의지는 순수했다고 볼 수 있으나, 인간들의 한계와 독선 등이 끼어들어 교회가 오늘날처럼 갈라졌기에 양쪽 모두 이 점을 반성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인식은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양쪽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한 교황청 그리스도인 일치촉진평의회 의장 코흐 추기경의 발언과 같다.
교황은 또 “진정한 교회 일치는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 함께 회심(回心)하는 것에 바탕을 둬야 한다”며 “따라서 종교개혁 500주년은 양쪽 모두에게 신앙을 더 굳건히 하면서 복음을 재발견하는 해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성 아우구스티노수도회 수사 신부였던 루터가 ‘95개 조 반박문’을 쓸 때만 해도 교회로부터 갈라져 나갈 생각은 없었다는 게 교회사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하지만 △신학자들의 논쟁 △일부 부패한 성직자들의 대사 남용 △제후들의 정치적 야망 △교황청의 미흡한 대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갈등이 더 깊어졌다.
이 과정에서 루터파가 일곱 성사와 의화교리, 교황의 권위 등 가톨릭의 근간을 마구 흔들어대고, 교황 레오 10세가 루터를 “주님의 포도밭을 파헤친 멧돼지”라고 비난하면서 결국 ‘예수님 안에서 하나’(갈라 3,28)인 교회가 갈라졌다.
루터파가 떨어져 나가자 올리히 츠빙글리와 장 칼뱅 등도 스위스에서 성시화(聖市化) 운동을 벌이며 개혁 교회를 세워나갔다. 이후 영국 성공회에 반발한 급진적 청교도(Puritan)가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가면서 개신교회는 지금도 수많은 교파로 분열 중이다.
이 때문에 개신교 내부에서도 루터의 종교개혁은 ‘분열의 씨앗’을 심은 실패한 개혁이라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신앙적 견해가 다를 경우 대화와 타협을 거부한 채 선을 긋고 갈라서는 ‘분열 DNA’가 루터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한편, 교황은 세계 루터교 연맹이 지난해 10월 31일 스웨덴 룬드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개최한 공동 기도회에 참석해 “오직 하느님만이 재판관이기에 우리도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빌면서 사랑과 정직함의 눈으로 과거를 돌아봐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하느님 백성은 선천적으로 하나가 되는 것을 갈망한다”며 “분열은 그런 하느님 백성의 뜻이 아니라 세상의 권력자들에 의해 역사적으로 영구화됐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 일치 기도회 개최 …
함께 화해와 일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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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그리스도교 형제 교단 대표들이 일치 기도회에서 참석자들을 축복하고 있다. |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는 1월 24일 서울 옥수동 루터교회에서 2017년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회를 개최하고, 갈라진 그리스도 교회의 화해와 일치를 기원했다.
일치 주간(1월 18~25일)을 맞아 ‘화해,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다그칩니다’(2코린 5,14)라는 주제로 열린 기도회에는 한국정교회 조성암 대주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등 그리스도교 형제 교단 성직자와 신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특별히 종교개혁 500주년인 올해 기도회에서 죄를 상징하는 벽을 쌓았다가 허물어 십자가를 만드는 예식을 통해 분열을 극복하고 주님 평화의 도구로 더욱 열심히 봉사할 것을 다짐했다.
강론을 맡은 김희중(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장) 대주교는 “교회 개혁은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움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의 왜곡에서 벗어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원하신 교회의 본모습을 찾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주교는 “하느님은 늘 자비를 베풀고자 하시나 우리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을 찾아 공유하면서 우리 민족의 복음화를 위해 함께 투신할 수 있도록 성령의 역사하심을 청하자”고 호소했다.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는 축사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 모두는 일치 기도라는 특별한 경험으로써 하나가 되라는 요청을 받는다”며 우리를 갈라서게 하는 것보다 일치시키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깨달아 일치 운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1908년 1월 미국 뉴욕에서 처음 시작된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회는 1966년 세계교회협의회와 교황청이 일치기도 주간 자료를 공식적으로 배포하면서 정례화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65년부터 가톨릭과 성공회가 서로 방문해 기도회를 열어 오다가 1986년부터는 여타 형제 교단 대표들까지 함께하는 일치 기도회를 개최하고 있다.
글·사진=남정률 기자 njyul@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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