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으로서는 최초로 달력 모델이 되다
2006년, 대학원 학회가 끝나고 바티칸 클레멘테 방(Sala Clementina)에서 베네딕토 16세 교황을 알현할 기회가 주어졌다. 먼발치에서 뵈었던 그분을 가까이에서 뵐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일이었다. 영문학 대가인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가 바티칸 순례 중 레오 13세 교황의 강복을 받으며 “순간 나의 나약한 영육이 헌 옷을 벗어 버리는 듯하였다”고 고백했던 대목이 떠올랐다. 한 여성, 또 어머니로서 가정신학을 배운다는 내게 작지만, 부드러운 음성으로 “축하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며 강복을 주셨다. 그는 모차르트와 바흐, 말러를 좋아하고, 피아노 연주도 수준급이다. 2007년에는 교황으로서는 최초로 달력 모델이 돼 자신의 일상을 가스텔 간돌포 휴양지에서 찍었다. 사진작가는 수백 장을 찍었는데도 12장을 골라내는 데 힘이 들었다고 한다. 워낙 수줍음도 많고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러운 표정을 짓는데 어려워했던 그였으나, 달력 수익금을 내전과 1994년 대량 학살로 고통받는 르완다 청소년들을 위한 지원금으로 쓰는 데 도움을 주고자 기꺼이 모델이 되었다. 그는 현재 95세로 바티칸 정원 안 ‘마테르 에클레시에(Mater Ecclesiae, 교회의 어머니) 수도원’에 산다. 나는 베네딕토 16세의 건강을 기원하며, 동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주님 안에서 그분과 하느님이 주신 ‘기쁨’ 안에서 살아가고 싶다. “당신의 말씀을 발견하고 그것을 받아먹었더니 그 말씀이 제게 기쁨이 되고 제 마음의 즐거움이 되었습니다.”(예레 15,16)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좋아하는 디저트, ‘키르슈미쉘’(Kirschmichel)이 오늘의 레시피다. 체리가 들어간 독일 전통식 디저트다. 그가 좋아하는 오렌지 주스(오렌지 맛 환타, 비밀이다) 한 잔과 함께 나도 생전 처음 만들어보는 키르슈미쉘을 한 조각 먹어 볼 것이다. “부온 아페티토(Buon appetito, 맛있게 드세요)!”


레시피 / 키르슈미쉘(Kirschmichel, 체리 케이크)
▲준비물 : 먹다 남은 빵 조각 300g, 우유 300㎖, 황설탕 40g, 향신료 바닐라 빈 1개(바닐라 에센스 3g), 계피 스틱 1개(계핏가루 3g), 레몬 껍질(깨끗이 씻은 레몬의 껍질 노란 부분), 달걀 2개, 씨를 뺀 체리 250g, 약간의 버터(내열 오븐에 바를 용도), 소금, 분설탕(powdered sugar, 슈가파우더).
→빵을 깍두기처럼 잘게 썰어둔다.
→우유에 설탕, 바닐라, 계피, 레몬 껍질을 넣고 끓인 뒤, 면포에 거른 후 식힌다.
→식힌 우유에 달걀을 잘 섞는다.
→내열 오븐 그릇에 버터를 잘 바른다.
→오븐 맨 밑에 자른 빵을 한 겹 펼쳐 깐다. 그 위에 체리 적당량을 얹는다. 빵을 다시 한 켜 펼쳐 깔고, 또 체리 적당량을 얹는다. 맨 위에 빵을 펼치고 식힌 우유를 붓는다.
→30분간 잘 스며들게 놓아두었다가 220도에서 30분 정도 윗면이 노랗게 될 때까지 굽는다.
→식으면 하얀 분설탕을 뿌린다.
▲모니카의 팁 : 빵은 식빵, 바게트, 챠바타 등 달지 않은 것이 좋다. 설탕량은 개인 취향대로 조절하고, 남은 양은 맨 위에 살살 체를 쳐서 뿌려도 좋고, 아몬드 등 견과류를 얹어도 좋다.(나의 개인적 생각) 체리의 씨는 플라스틱 빨대로 가운데를 돌려가며 넣으면 쉽게 씨를 뺄 수 있다. 에어프라이어에 구워도 좋을 듯하다.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이 전통 독일식 디저트는 요즘 같은 절약 시기에 안성맞춤 디저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