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랫동안 곁에서 보좌하셨던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개인적으로 어떤 분이십니까?
한마디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철저한 봉사자이세요. 선교의 정신이 탁월한 목자라고 할까요. 특히 아이들, 가난한 이들, 소외된 이들에게먼저 다가가 포옹하는 단순한 행동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전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꾸밈없는 사랑과 솔직함을 갖고 계시죠. 일정에 지치기 쉬운데 기도에서 힘을 얻는 열성적인 분이고 개인적으로도 소박하고 가난한 삶을 사세요. 교황님 스스로 자신이 ‘평범한’ 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계신 것을 가끔 느껴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목은 무엇인가요?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용서하시고 구원을 원하시는 자비로운 분이라고 전합니다. 이러한 메시지를 사람들이 잘 이해하도록 간결하고 쉬운 표현을 쓰는 것이 그분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부정이나 금지가 아닌 긍정과 사랑의 메시지입니다. 무엇보다 말과 완전히 일치하는 행동을 통해 사람들에게 이를 보여주려고 노력하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14년 8월 18일 방한 마지막 날, 로마로 떠나시기 전 명동대성당에서 ‘평화와 화해 미사’를 집전하셨다. 나는 제의방이 있던 코스트홀에서 롬바르디 신부님을 마지막으로 만났다. 나는 “신부님을 더 존경하게 되었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당신은 정말 사제로서도 아버지 같습니다”라는 말씀을 드렸다. 롬바르디 신부님은 나를 보며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나도 만나서 반가웠고, 정말 고마웠다”며 내 손을 꼭 잡아주셨다. 우리는 손을 놓지 않고 교황님을 따라서 코스트홀에서 명동 지하 성당 앞까지 함께 걸었다. 우리는 2분도 안 되는 시간을 말없이 손을 꼭 잡고 걸어갔다. 나의 인생에서 정말 마음이 따듯해졌던 잊지 못할 순간이 되었다. 어렸을 때 부모님 외에 나의 손을 이렇게 오랫동안 따듯하게 잡아주신 분이 있었을까. 지금도 주어진 일을 열심히 수행하며 로마 교황청 앞 화해의 거리를 걷고 있을 롬바르디 신부님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부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