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달릴 길을 다 마치지 못했기에
창간 34년, 사람의 나이로 치면 청년입니다. 급변하는 매스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고 시대의 징표를 이 시대의 언어로 담아 독자들에게 전해야 합니다.
어떤 기획을 해야 독자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이 될까, 외부 필진을 어떻게 구성해야 독자들에게 신앙의 울림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교회의 가르침을 좀 더 쉽게 전달하고, 사회적 이슈를 복음의 눈으로 기사에 담아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일주일이 하루처럼 짧게 느껴집니다.
때로는 지치기도 하지만, 독자들과 함께하기에 매주 신문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 본지의 ‘사랑 나눔 캠페인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는 2001년 37명에게 4억 3818만 원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성금 모금액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1년 49명에게 6억 127만 원을 전달할 것을 기점으로 성금 모금 액수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2021년 한 해 본지는 성금 13억 5591만 6369원을 대상자 49명(개인 또는 단체)에게 전달했습니다. 물가 상승분이 있어 개개인의 성금 액수가 증가한 것도 있겠지만, 본인 구독 비율이 매년 줄어드는 상황에 ‘종이 신문이 여전히 역할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때로는 신문의 부족한 점을 지적해 주는 전화와 정치적 성향이 갈릴 수 있는 기사에 대한 거센 항의 전화가 오기도 합니다. 특히 대통령에 관한 기사가 실리거나 ‘정의구현사제단’에 관한 이슈가 생길 때면 전화가 빗발칩니다. “왜 그런 기사를 실었느냐. 실망했다. 절독하겠다”는 독자의 고성과 흥분된 마음이 수화기를 타고 전해옵니다. 어렵사리 통화를 마무리하면 “왜 정의구현사제단에 관한 기사를 싣지 않았냐. 내부 지침이 있냐. 의도가 뭐냐”는 전화가 오기도 합니다. 어떤 말씀을 드려도 납득하지 않는 분들을 보면 당사자들끼리 전화를 연결해주고 싶은 마음도 듭니다.
신자들에게 더 다가가기 위하여
구독률 38위, 유료구독률 20위, 열독률 53위…. 한국언론재단이 2021년 302개 신문 잡지를 대상으로 한 이용조사 보고서 중 가톨릭평화신문의 성적입니다. 코로나19로 2년 가까이 본당 홍보활동에 어려움을 겪은 것을 감안하면, 신문 절독률도 완만하고 여전히 종이 신문을 선호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고 홍보활동에 힘쓰면 반전도 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은 종이신문 구독 유도를 위해 본당 홍보활동에 힘쓰는 것은 물론 젊은 층에게 가톨릭평화신문을 전하기 위해 SNS를 통한 온라인 뉴스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통해 신문을 보는 분들을 위해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있으며,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에서 기사 검색이 가능합니다.
또한, 창간 34돌을 전후로 인스타그램과 네이버포스트를 신설해 다양한 방법으로 기사를 전달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단순 행사 보도는 SNS와 온라인 뉴스를 통해 먼저 독자들에게 전하고, 지면에는 행사의 의미에 중점을 둬 보도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종이와 온라인, 두 가지 전략으로 뉴스를 공급하지만, 신문 홈페이지 선호 기사와 페이스북 등을 통한 선호 기사가 차이가 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는 칼럼, 교회 이슈, 기획 기사의 조회 수가 높지만, SNS에서는 교회 내 이슈보다는 사제와 관련된 기사의 조회 수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사제서품식 예고 기사에도 신자들의 수많은 축하 댓글이 달리고 사제 선종 기사에는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하는 글이 이어집니다. 무엇보다 양 냄새 나는 목자, 신자들 눈높이에서 사목하는 사제에 관한 기사에는 신자들의 관심과 응원이 쏟아집니다. 그러기에 종이 신문과 인터넷을 통한 기사 유통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여건상 쉽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복음을 전하라고 주님께 부르심을 받은 ‘복음의 사도’ ‘선발된 자’ 임을 늘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2022년 본사의 목표인 “깊은 데로 나가서 그물을 내려라”(루카 5,4)에 맞춰 기사에 깊이를 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 시노드 △교회 청년의 목소리 △팬데믹과 신앙 △가난한 이웃에 관한 집중 보도를 통해 독자들의 더 깊이 소통하려 합니다. 전달력 높은 기사 작성과 가독성 높은 편집을 통해 예비 신자, 청소년, 어르신 등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신문을 만들겠습니다.
또한, 선교지의 역할은 물론 교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하느님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겠습니다. 6월 중 독자권익위원회를 출범, 신문이 바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독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혼자서 할 수는 없습니다. 신문을 후원하시고 직접 읽으시는 독자들이 없다면 가톨릭평화신문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저희가 전하는 소식에 독자들의 관심과 애정이 없다면 가톨릭평화신문이 전하는 소식은 공허한 외침이고 신문은 그저 종이일 뿐입니다. 가톨릭평화신문이 “기쁜 소식”이 되고 신문을 통해 “밝은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다시 뛰겠습니다. 복음의 선포자로, 신문 창간 이념을 지면에 구현하는 날까지 가는 길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