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재 신부(마리스텔라 실버타운 원장 겸 마리스텔라 준본당 주임)

작년 여름 저는 군종신부의 소임을 마치고, 곧바로 마리스텔라로 발령받았습니다. 전역을 앞둔 그해 초에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퍼져 나가며 대규모 유행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대구 신천지 교회발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는데, 그때 저도 대구의 모 부대에서 근무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군 신자들의 영적 성숙을 도모해야 하는 사명이 있었기에 저는 더더욱 상황을 예의주시했습니다. 그리고 방역지침을 유심히 지켜보고 열심히 따랐습니다. 이에 따라 저는 이곳 실버타운 원장으로 취임하자마자 방역업무를 최우선시했습니다. 취미ㆍ동호회 시설 이용시간과 인원수를 제한하는 등 다수 인원이 동 시간대에 집합하는 것을 피했습니다. 이렇게 매일 숨죽이며 살던 우리에게 희소식이 찾아왔습니다. 백신 접종이었습니다.
백신은 실버타운 근방에 있는 종합경기장에 가서 맞았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분들을 차체가 높은 버스에 태우는 일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녔습니다. 어떤 분들은 버스를 타니 나들이 가는 것으로 착각하고, 마스크를 벗은 채 붙어 앉아 수다를 떨며 행복해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팬데믹이라 나들이를 못 가는 상황이 마음 아팠지만, 혹시나 그분들이 코로나에 걸릴까 봐 노심초사했습니다. 곧바로 마스크를 씌어드렸고, 철저한 통제 속에 백신 접종을 마쳤습니다.
보금자리로 돌아오는 길에 저는 마리스텔라 입구에 서서 입소자분들 손에 ‘타이레놀’ 을 쥐여 드리고, 손소독제를 짜 드렸습니다. 그러자 육군 장교로 중령 계급까지 올랐던 아버님 한 분이 제게 거수경례를 하며 말했습니다.
“신부님이 군종을 다녀오시고, 특별히 코로나 시기에 대구에 계셨어서 우리 입소자들에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부님 별명이 뭔지 아세요? 마리스텔라 코로나 방역 총사령관입니다! 감사합니다!’
총사령관이라는 별명이 제 마음에 들고, 안 들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마리스텔라 입소자 어머님ㆍ아버님이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전염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히 행복하게 사는 것이 제 소망입니다. 이는 매일 매일 기도하는 제 기도 제목이기도 합니다.
마리스텔라 실버타운 원장 겸 마리스텔라 준본당 주임 박원재(프란치스코) 신부
'영성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떠나자! 파울리타 수녀의 유익한 교리여행] (36) 여행지 : 구세사 2 (0) | 2021.12.21 |
|---|---|
| [박현민 신부의 별별이야기] (102)마음과 영혼 돌보기 (하) (0) | 2021.12.21 |
| 혼란스러운 이 세상에 인간으로 오신 그분 (0) | 2021.12.20 |
| 예언자 요한 세례자의 죽음 (0) | 2021.12.20 |
| [조경자 수녀의 하느님의 자취 안에서] 22. 모든 것은 그분의 계획이었다 (0) | 2021.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