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3주년] 나눔 캠페인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가 이룬 결실

▲ 안동교구 상주 개운동본당 외남공소.

▲ 40년 동안 합을 맞춰온 외남공소 최성분 전 회장과 박정님(오른쪽) 현 회장.
가톨릭평화신문 독자들이 20년간 사랑 나눔 캠페인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를 통해 전달한 성금 143억 6166만 4735원. 이 돈은 도움이 절실한 이웃 963명에게 전해져 희망을 안겨줬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으로 포기했던 새 성전 건립이라는 숙원을 이룬 신앙 공동체도 있다. 바로 안동교구 상주 개운동본당 외남공소와 사벌퇴강본당이다. 홍보 주일과 창간 33주년을 맞아 새 성전에서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두 공동체를 찾아가 보았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 안동교구 상주 개운동본당 외남공소
상주 시내 개운동성당에서 약 8㎞ 떨어진 곳에 외남공소가 있다. 외남공소는 1962년 신자들이 손수 흙벽돌을 찍어 세운 곳이다. 반백 년 동안 ‘기도방’과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2015년 2월, 겨우내 언 눈이 녹아 흙벽에 물이 스며드는 바람에 무너지고 말았다. 공소를 다시 짓는 데 드는 비용은 1억 5000만 원. 고령 영세농민인 신자들이 감당하기 힘든 액수였다. 재건축 중단 위기에 처한 외남공소의 사정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1375호(2016년 7월 21일 자)에 소개됐다. 이 사정을 알게 된 독자들은 성금 2478만 1052원을 보내왔다. 또 추석에는 미국 뉴욕에 사는 가톨릭평화신문 애독자 부부가 큰 힘을 보탰다. 상주 인근 문경 점촌이 고향인 우귀자(마리아)씨와 존 할리난씨가 10만 달러(한국 돈 1억여 원)를 쾌척한 것이다. 덕분에 외남공소는 2016년 11월에 완공될 수 있었다.
외남공소는 상주시 외남면 흔평2길에 있는 붉은 기와지붕을 가진 단층 벽돌 건물이다. 도착하니 마침 전ㆍ현 공소 회장이 마중 나와 있었다. 4대 최성분(사비나, 79)ㆍ5대 박정님(체칠리아, 71) 회장이다. 두 사람은 지난 40년간 ‘총무’와 ‘회장’으로 합을 맞춰 일해왔다. 최 회장이 첫 여성 회장으로 공소를 잘 이끌었고, 박 회장은 총무로서 재건축을 무사히 마치도록 성실하고 꼼꼼히 일했다. 두 사람은 지금도 친자매처럼 돈독하다.
공소 내부는 96㎡(약 30평) 넓이에 성당과 제의실ㆍ회합실ㆍ주방을 갖췄다. 깨끗하고 잘 정돈된 모습에서 공소를 아끼고 사랑하는 신자들 마음이 느껴졌다. 박 회장이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외남면에 단 하나뿐인 소중한 저희 성당인데, 당연히 잘 관리해야지요. 매달 첫째ㆍ셋째 주일에는 본당 신부님을 모시고 공소에서 미사 드려요. 그때마다 부들꽃을 꺾어와 제대에 꽂는답니다.”
최 회장은 “꿈에 그렸던 새 공소에서 지내니 참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톨릭평화신문 독자들에게 무척 고맙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도 “시골 노인들이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준 교우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거들었다. “바람 들어오고, 연탄불 때서 연기 차던 곳에서 지내다, 보일러와 에어컨 잘 나오는 아늑한 공소에 살게 되니 눈물 나게 기뻐요. 귀농·귀촌하는 젊은 신자들이 우리 공소에 많이 찾아와 공동체가 부디 계속 이어지면 좋겠어요.”
■ 안동교구 상주 사벌성당

▲ 2018년 새로 지은 안동교구 상주 사벌성당.

▲ 사벌성당 내부 모습
외남공소에서 북동쪽으로 약 18㎞ 떨어진 사벌국면 덕담1길 90. 여기에 순례자를 위한 성당, 사벌성당이 옛 종탑과 함께 서 있다. 공소에서 시작해 오랜 역사를 이어온 곳이다. 사제와 수도자를 각각 40명ㆍ50명 넘게 배출한 신앙의 못자리이기도 하다. 약 10㎞ 거리에 있는 퇴강성당과 함께 사벌퇴강본당을 이룬다.
사벌성당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1391호(2016년 11월 27일 자) 사연으로 소개됐다. 지대가 낮은 곳에 있는 탓에 빗물이 흘러들어 50년 된 성당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까닭이다. 이에 가톨릭평화신문 독자들은 재건축을 돕기 위해 성금 2077만 1000원을 보내왔다. 주임 신부와 전국을 돌며 농산물을 팔던 사벌 공동체에게 이 돈은 큰 힘이 됐다. 마침내 2018년 7월 25일, 수호성인인 대 야고보 사도 축일에 성당은 새롭게 지어졌다. 건축면적 291.65㎡(약 88평)에 지상 1층 규모 건물이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야고보 성인을 상징하는 조개껍데기 모양이다. 성당 문 손잡이 모양도 조개다. 성전 안을 수놓은 아름다운 유리화와 유화는 조광호(가톨릭조형예술연구소 대표) 신부와 변진의(아기 예수의 데레사) 화백의 작품이다. 성당 한편에는 ‘선교사의 방’이 있다. 초대 안동교구장 두봉 주교의 수단과 지팡이가 전시된 공간이다. 파리외방전교회ㆍ성골롬반외방선교회 등 선교사들의 발자취도 볼 수 있다.
이처럼 멋지게 잘 지어진 사벌성당은 신자들의 자부심이 됐다. 서상윤(요한 사도, 70) 사목회장은 “새 성전을 짓는 데 있어 가톨릭평화신문 독자 도움이 정말 컸다”며 “그 정성을 잊지 않고 있으니 언제든 방문해 연락해주시라”고 말했다. 이재복(라우렌시오, 75)ㆍ황병윤(이냐시오, 73) 전 회장들도 “덕분에 소원 성취했다”며 “정말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 왼쪽부터 서상윤 현 회장과 이재복·황병윤 전 회장, 김 가타리나 수녀.
최근에 공동체는 또 다른 근심거리가 생겼다. 성당 승합차다. 대다수 신자가 고령이어서 미사에 참여하려면 회장이나 전교 수녀가 차로 집에서 성당까지 모시고 와야 한다. 과거에 한 독지가에게 기증받은 12인승 차로는 신자들을 다 태우기가 힘들다. 애써 몸을 포개야 겨우 탈 수 있다. 퇴강성당에는 심지어 차도 없다. 사벌성당에 있는 차 1대로 매일 20㎞ 이상을 돌며 사벌ㆍ퇴강ㆍ목가공소 신자를 태우고 내리는 상황이다. 서 회장은 “큰 승합차를 새로 장만해 사벌ㆍ퇴강에서 각각 1대씩 쓰면 어르신들이 미사에 참여하기 편할 것”이라며 “이번에도 독자분들이 도움을 주시면 정말 좋겠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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