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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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생활

[사도직현장에서] 은총의 시간

참 빛 사랑 2021. 4. 20. 22:19

장은열 (골룸바, 골롬반 평신도 선교사)

▲ 장은열 선교사





장애인 사목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장애인들을 돌봐주는 시설에서 1년간 봉사자로 자원해서 일하게 되었다.

400명이 넘는 장애인들이 나이와 장애 정도에 따라 9개의 방에 나뉘어서 생활하고 있었다. 대부분은 가난 때문에 부모가 돌볼 수 없다고 맡겨지고, 가끔 재력이 있는 가정의 자녀임에도 중증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맡겨진다. 장애를 가진 많은 아이가 거리에서 구걸하며 생활하다 이곳에 들어오기도 한다. 정부와 해외단체에서 지원을 받는다는데 환경은 너무 열악했고 아이들을 돌보는 직원은 충분하지 않았다. 직원 대부분이 해외 취업에 유리한 경력을 쌓기 위해 적은 월급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지원한다고 한다.

처음 내가 일했던 유아들이 있는 곳에서는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말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온몸으로 자신의 배고픔과 불편함을 호소하는 것이었다. 아이들 기저귀를 수시로 확인해서 갈아주고 밥 먹는 것을 도와주고 함께 놀아주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때로는 물리치료사가 알려준 대로 간단한 물리 치료도 해주었다.

하루는 덥고 습한 날이었는데 제이슨이라는 1년 6개월 된 아기가 자지러지게 울었다. 밥을 먹은 지 얼마 안 된 시간이어서 배가 고픈 것은 아닐 것이기에 본능적으로 아기의 기저귀를 살펴봤다. 놀랍게도 제대로 마르지도 않은 기저귀에 개미들이 가득한 것을 발견했다. 기저귀를 갈아준 이후에도 아기는 한참을 울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흔히 있는 일이었던 건지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는 것에 더 놀랐다. 때로는 바퀴벌레를 발견하기도 한다고 한다.

나는 일이 끝나고 숙소에 돌아와서도 놀라고 아팠을 아기의 얼굴이 떠올라 속상한 감정이 가라앉지 않았다. 십자고상 앞에 앉아 기도하는데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다. 선교사의 삶을 살면서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무력감’이고 사랑하기 때문에 상처받고 부서지기 쉬운 약한 나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것은 예수님이 누구신지 조금은 더 알게 된 은총의 시간이었다.



장은열(골룸바, 골롬반 평신도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