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영성생활

[사도직현장에서] 애절한 사랑으로 굽어보시기에

참 빛 사랑 2021. 3. 23. 21:24

김인숙 수녀(서울애화학교 교장, 툿찡 포교 성 베네딕도 수녀회)

▲ 김인숙 수녀





장애가 있는 학생들은 원격수업이 어렵다. 코로나19이지만 대면 수업을 하고자 노력했는데 교직원의 1/3이 재택근무에 들어가면서 애화학교는 사실상 조기 방학을 맞았다. 한 교사가 코로나19 확진이 되면서 그 교사와 10일 전 같은 부서에 있었던 아이들, 교사들이 검사를 받았고 교내에서 만났던 교사들까지 결국 100명가량 되는 전 직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2020년 말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서 회의를 했는데 회의에 참석한 한 교사도 코로나19 확진이 되었다. 나 역시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했고 수녀원 식구들도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했다. 코로나19 음성이 나오게 해달라고 기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 다행히 나는 수녀원 근처에 혼자 지낼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짐을 꾸려 그곳에서 지냈다. 원격으로 학교 업무를 보고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교사들과 소통했다.

자가격리 기간에는 밖으로 나갈 수 없어서 집안에서만 지냈다. 기도하고 미사도 온라인으로 드리고 영화도 보고 혼자 밥도 먹으면서 지냈다. 그 기간 ‘안녕 베일리’라는 영화를 보았다. 씨제이라는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어렵고 힘들 때, 또 외로울 때 베일리라는 개가 옆을 지키며 도와준다는 내용이다. 베일리 스스로 ‘견생 잘 살았다’라고 되뇔 정도로 씨제이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함께 해준다. 베일리가 그렇게 씨제이를 도와줄 수 있었던 것은 할아버지가 씨제이를 부탁했던 애절한 마음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손자가 잘 클 수 있도록 네가 도와줘”라는 할아버지의 부탁, 또 사랑이 씨제이가 잘 성장해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하는 지킴이가 된다.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왔다. 다행히도 교사 2명 이외에는 모두 음성. “하느님 감사합니다.” 찬미가 절로 나왔다. 자가격리를 끝내고 학교로 돌아왔다.

‘하느님께서 다 알아서 이렇게 애화를 지켜주시고 돌봐 주시는데 뭐가 걱정이랴.’ 애절한 사랑으로 우리 모두를 굽어보시고 돌봐 주시는 하느님을 믿고 좀 느긋한 마음을 갖고 살고 싶다. 하느님, 찬미받으소서!



김인숙 수녀(아가타 마리, 서울애화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