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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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생활

[사도직현장에서]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성가정

참 빛 사랑 2020. 12. 25. 20:39

한경호 신부(꼰솔라따 선교수도회 아시아관구 본원장)

▲ 한경호 신부



주님의평화와위로를 빕니다. 이른 아침 창문을 열고 ‘아이 추워’하며 몸을 움츠립니다. ‘한파가 찾아왔습니다. 따뜻하게 입고 나가세요’라는 뉴스를 듣습니다. 이럴 때 따뜻한 커피 한 잔이 더욱 생각납니다.

오래전 이탈리아 로마 공동체에 있을 때 일화입니다. 제가 머물던 숙소 홀에는 커피 자판기가 한 대 있습니다. 아침이면 커피를 마시러 거기로 갑니다. 그날도 평소처럼 커피를 뽑고 있는데, 뒤에 있던 이탈리아 분이 말을 걸었습니다. “한국인은 왜 난민을 받아들이지 않느냐?”, “한국은 잘 사는 나라인데 왜 가난한 나라를 돕지 않느냐?” 그 순간, ‘뭐지 이 사람은?’이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질문 자체가 생소했고,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였습니다. 솔직히 무지했습니다. 그 질문을 받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은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다른 나라를 돕는 일과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주민과 난민의 소식을 어렵지 않게 듣고 봅니다.

예수, 마리아, 요셉 성가정 축일을 맞아 고향을 떠나 타국에서 살아가는 많은 이의 삶을 되새겨봅니다. 헤로데의 박해를 피해 성 요셉이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님을 데리고 이집트로 갔던 이민 생활을 물음과 함께 묵상해봅니다. 성인이 가장으로서 성가정의 중심에 둔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가정이 같은 목적지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올바른 길을 따라 제대로 가야 합니다. 딴 길로 들어선다면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성 요셉은 당시 상황과 떠나는 목적에 대해 마리아와 충분히 소통했을 겁니다. 아기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가야 할 곳도 멀었지만 성모님은 주님의 뜻을 알아듣고 그분의 말씀에 의지해 여정을 떠납니다. 그 길 위에는 어려움과 함께 행복감도 있었을 겁니다.

주님은 떠나라고 명령만 하는 분이 아니라 그 여정에 동반하는 분이기에 그렇습니다. 그 여정의 중심인 아기 예수님은 체험을 통해 그분의 조상이 타국에서 겪었던 고난을 기억했을 겁니다. 다른 곳에서 이민 온 같은 처지인 사람을 만나고, 가난한 삶을 몸소 보고 겪었을 겁니다. 그 과정과 만남을 통해 하느님의 뜻이 성가정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묵상해봅니다.



한경호 신부(꼰솔라따 선교수도회 아시아관구 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