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기획 연재

‘줄넘기 100개 하고파’ ‘더 어려운 사람들이 행복해지길’ 새 희망을 품고 달린다.

참 빛 사랑 2020. 1. 6. 20:19


2020년 새해 소망을 듣다


초등학교 입학하는  김시우(프란치스코, 8)


2020년 새해가 밝았다. 떠나간 한 해를 아쉬운 마음으로 보내고 새롭게 맞이하는 한 해를 어떻게 보낼까 다짐하는 시기다. 더불어 새해 소망을 마음에 새기는 이때, 우리 이웃들은 어떤 바람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을까. 이웃들의 새해 바람을 들어본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이정훈ㆍ장현민 기자




올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김시우(프란치스코)군은 학교에 가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까 설렌다고 했다. 김군은 “유치원에 같이 다니던 친구들이랑 같은 초등학교에 가서도 친하게 지내고 싶고 새 친구들도 만나고 싶다”며 “빨리 학교 가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군이 환하게 웃자 유치가 빠진 빈자리가 그대로 보인다. “빠진 이요? 이는 곧 나올 테니까 새 이가 나는 건 새해 소망이 아녜요. 뭐든지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줄넘기하는 게 48개가 최고였는데 꼭 100개 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게임 아이템을 아빠가 좀 많이 사줬으면 좋겠어요.”

김군은 그러면서 “아빠가 집에 일찍 들어오는 게 가장 큰 소원”이라고 했다. 김군에게 아빠가 늦게까지 일해야 돈 많이 벌어 게임 아이템도 많이 사줄 거 아니냐고 묻자 “그럼 조금만 일찍 들어오고 게임 아이템 조금만 사주는 걸 소원으로 하겠다”고 했다. “아, 그리고 또 있어요. 얼마 전에 할아버지가 하늘나라로 가셨거든요. 보고 싶은 할아버지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할아버지 사랑해요.”


심장 수술 앞둔 필리핀 소녀  얀셀(12)





“심장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필리핀 소녀 얀셀은 심장이 약해 오랫동안 투병 생활을 해왔다. 얀셀은 심장 일부가 없이 태어나는 ‘선천적 심장 결손’ 질환을 앓고 있다. 수술을 받으면 나을 수 있지만, 어려운 가정 사정과 필리핀의 열악한 의료 시설 때문에 수술을 받지 못하고 약에만 기대 연명해 왔다.

힘든 하루를 보낸 얀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사)보금자리 필리핀 지부장 양철수 대표와 마산교구 이주사목센터, 그리고 가톨릭평화신문 독자들이었다. 양 대표와 마산 이주사목센터는 그녀가 한국에서 치료를 받을 길을 찾아봐 줬다. 또 가톨릭평화신문 독자들은 얀셀의 어려운 상황을 신문을 통해 알고 그에게 2100여만 원을 전달했다.

모두의 도움 덕분에 얀셀은 심장 수술 날짜를 받고 수술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새해 소망 역시 자신의 건강을 되찾는 것이다. “다른 아이들처럼 건강해져서 운동도 하고 공부도 했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업무 맡은 직장인  최서윤(베로니카, 29)




직장인 최서윤씨는 2019년 직장 내에서 새로운 일을 맡았다. 회사 홍보팀장이라는 기존 업무 외에 항공과 호텔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을 겸하게 된 것이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상황이지만 그녀는 이번 기회를 또 다른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홍보도 콘텐츠 제작도 열심히 해서 콘텐츠 크리에이터 정신을 가진 PR 전문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포부를 담담하게 말했다.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그녀의 새해 소망은 무엇일까. 그녀는 개인적인 꿈보다 이 세상의 평화를 먼저 기도했다. “올해에는 우리 마음 속에 평화가 찾아왔으면 해요. 평화라는 말 속에는 제가 소망하는 모든 것이 들어있어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의 건강, 행복, 성취가 주님의 평화 속에 함께 했으면 해요.” 그녀의 얼굴에서 밝은 미소가 떠올랐다.


고물상하는   조 마리아 할머니(80)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고물상에서 만난 조 마리아 할머니에게 새해 소망을 묻자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냉담하는 형제자매님들이 주님 품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외짝 교우들이 새해에는 꼭 성가정 이뤘으면 좋겠고요.”

조 할머니는 하루 4시간 폐지를 주우며 근근이 하루를 살아가는 형편이지만 폐지를 모아 판 돈으로 가톨릭평화방송도 후원하고 가톨릭평화신문도 교도소에 보내고 있다고 했다. 세월의 풍파가 느껴지지 않는 조 할머니 얼굴에서 해맑은 아이의 모습이 엿보였다. 재차 개인적 바람을 물었지만 잠시 생각하다 부끄러운 듯 대답했다.

“겨울에 길이 미끄러워서 몇 번 넘어진 적 있는데 그때마다 크게 다지지 않았어요. 다 아버지(하느님)께서 챙겨주시는 거죠. 그런데 건강 걱정을 할 필요가 뭐가 있겠어요.”

조 할머니는 “무허가 건물에서 수십 년째 살고 있는데 쓰던 연탄보일러가 망가져서 난방이 잘 안 된다”며 “쓸만한 가스보일러가 생기면 좋겠다”고 소녀처럼 웃었다. “그래도,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많은데 그분들이 행복해 지면 좋겠어요.”



생명 농업 일구는 농부  정원학(바오로, 67)




50년 넘게 농부로 살아온 정원학씨는 “농민들이 땀 흘려 농사짓고 있는데 땀 흘린 것만큼 대가를 못 받아 농사짓기가 쉽지 않다”며 “30여 년 전 목수 일당으로 쌀 한 말 넉 되(약 21㎏)를 샀는데 지금은 한 가마 반(120㎏)을 사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그만큼 쌀의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정씨는 “농사짓는 사람이 다 도시로 떠나고 누가 농촌을 지키겠냐”며 “농민들도 사명감으로 국민을 위해 농촌을 떠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씨는 젊은 시절부터 가톨릭농민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1991년 친환경 농업을 시작한 후30년째 땅을 살리고,밥상을 살리고,생명을 살리는 친환경 농업,생명 농업을 지속하고 있다.

쌀의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유기농업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정씨는 “힘들 때도 많았지만 ‘친환경 농업은 생명을 살리고,생태계를 보전하는 일’이라는 확신이 있기에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며“반드시 해야 하고,확산시켜야 한다는사명감을 갖고,농부로서 자부심을 느끼며 친환경 농업을 지켰다”고 밝혔다. “새해에는 생명을 살리는 친환경 농업을 하는 농가가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항상 농부로서 사명감을 갖고,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씨는 또 하나의 소망이 있다고 했다. “2019년에는 양파, 감자 등 농작물 가격 폭락,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농민들을 힘들게 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새해에는 모든 농민이 땀 흘린 만큼 보상을 얻고, 기쁘게 농사를 지었으면 합니다.”


전 한국시각장애인여성연합회장  전인옥(오틸리아, 60)




“시각장애인 신자들이 신앙생활 하기 참 쉽지 않습니다.”
 

한국시각장애인여성연합회장을 역임한 전인옥씨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성당이 있지만 어쩌다 일반 성당에 가면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헌금을 낼 수도 성체를 모실 수도 없다”며 “그러다 보니 일반 성당을 갈 바에는 차라리 안가고 고해성사를 보겠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유아 세례를 받은 전씨는 “주변에서 입교하겠다고 말하는 시각장애인들이 있어도 어떻게 성당으로 인도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본당 측에 도움을 청해도 어렵다고 답하는 경우가 있고, 개신교회로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입교해도 시각장애인이 예비자 교리를 받으러 가시 쉽지 않아요. 통신 교리나 방문 교리가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죠.”
 

그는 “가톨릭교회가 장애인 선교에 관심을 기울이지만 장애인 신자가 용기를 내어 일반 성당에 갔을 때 특유의 냉담한 분위기에 발길을 끊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특히 그는 미사 중 동영상을 이용한 강론에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볼 수 없거나 들을 수 없는 장애인이 있을 수 있는데 동영상 강론을 듣고는 화가 많이 났어요. 미처 생각을 못 했을 수 있지만, 장애인이 미사에 참여했을 수 있는데요.”
 

그는 “작은 본당이나 준본당의 경우는 덜하지만 큰 본당의 경우 장애인을 부담스러워 하거나 짐으로 여기는 곳도 있다”며 “미사는 와도 본당 행사 등에는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교회가 아무리 이웃을 사랑하라고 가르쳐도 신자들 사이에서는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죠. 장애인을 장애인 입장에서 생각하면 좀 달라질 텐데요. 좀 더 장애인이 신앙생활하기 좋은 환경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시 소방공무원 신입 구급대원   우희재(바오로)



우희재씨는 새해 새 직업을 얻었다. 화재 진압과 국민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에 임용된 것이다. 서울시 소방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막 소방학교 교육을 마친 그는 구급 업무를 담당하는 소방관으로 발령받게 됐다. 구급대원으로서 생명이 위독한 환자를 응급처치하거나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하는 ‘생명의 봉사자’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우씨는 “새해 소방관이 되어 어느 해보다 기쁜 시작을 하게 됐다”며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막중한 일을 맡은 만큼 중요한 때마다 주님께서 함께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밤낮없이 시민사회 안전을 위해 뛰어온 소방관들의 역할은 막중하다. 그런 가운데 올해 4월부터는 우리나라 모든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돼 국가 차원의 재난대응 및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우씨는 “그럼에도 다른 직업에 비해 바쁘고 위험한 상황을 많이 겪는 것이 소방관의 삶이기 때문에 걱정도 되지만, 국민 생명을 위하려면 제가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일을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전했다.
 

우씨는 1월 중 사랑하는 연인과 혼인성사도 받는다. “새 가정도 꾸리고, 꿈에 그리던 소방공무원이 되어 올해는 어느 때보다 기쁘고 뜻깊은 한 해가 될 것 같다”며 “모두에게 행복한 일이 더 많이 생기는 한 해가 되길 기도하겠다”고 했다.




북이탈주민 새내기 신자  이 마리스텔라




북한에 살다 탈북해 2018년 11월 한국에 들어온 이씨에게는 얼마 전 기쁜 일이 생겼다. 지난 12월 25일 성탄절에 세례성사를 받은 것이다. 이씨는 “북한에 살 때는 종교가 없어서 몰랐는데 한국에 와서 천주교를 알고 성당에 열심히 다녀 세례를 받았다”며 “이제는 하느님의 딸로 열심히 살아 그분 뜻대로 남의 아픔을 이해하고 또 베푸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바람을 말했다.
 


이씨에게는 간절한 소망이 있다.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북한에 있는 가족들과 만나는 날이 오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고 했다. 그는 “북한에서 가족과 함께 있을 때는 대화도 잘 안 하고 함께 사는 게 행복인 줄 미처 깨닫지 못했다”며 “지금은 보려야 볼 수 없어 가족들이 너무 그립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언제나 다정하신 할머니와 보고 싶은 엄마 아빠, 장난꾸러기 동생들과 만나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통일이 되어 가족들과 다시 만나는 날이 오면 지금처럼 후회하지 않도록 가족들에게 사랑을 나누는 딸, 언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저와 같은 처지에 놓인 분들을 위해 하느님께 기도하며 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며 가족들과 다시 만나는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직장 찾고 있는  고 마리나(48) 


“새해에는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찾고 싶어요.”
 

두 자녀의 어머니인 고 마리나씨는 “아이들도 이제 엄마 손길이 덜 가도 되고 학원비 등 돈도 많이 들어가는 시기라 직장을 알아보고 있다”며 “전문직으로 근무했던 것도 아니고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닌 평범한 아줌마이다 보니 주변 사람들에게 일자리 나면 알려달라고 말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첫 아이 출산 후 직장을 그만두고 20년 가까이 경력이 단절됐다 보니 직장 구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본당에서 울뜨레야 간사와 소공동체 부회장, 부부 복사를 서며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는 그는 취업과 더불어 가족들의 건강을 새해 소망으로 꼽았다.
 

“작년에 딸아이가 아파서 아이도, 가족들도 고생을 많이 했어요. 평소 건강이 제일이라고 인사말처럼 이야기들 하지만 막상 건강을 잃고 나니 새삼 중요성을 깨달았죠. 새해에는 가족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