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구는 2018년부터 ‘신망애를 통한 본당 공동체의 영적 쇄신’의 여정을 걸어왔으며, 올해 그 여정을 마무리하면서 ‘사랑의 해’를 맞이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1요한 4,16) 그리스도인은 이 말씀으로 자기 삶의 근본적인 결단을 드러냅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윤리적 선택이나 고결한 결정이 아니라, 삶에 새로운 지평과 방향을 제시하는 한 사건을 만나는 일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으므로 사랑은 이제 더 이상 단순한 ‘계명’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사랑의 은총에 대한 응답입니다. 그분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고, 계속해서 먼저 사랑하십니다. 특히 성체성사를 통해 언제나 우리를 만나러 오십니다. 교회의 전례에서, 교회의 기도에서, 신앙 공동체에서, 지금도 우리는 하느님의 현존과 사랑을 다양하게 체험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역시 똑같은 사랑으로 응답할 수 있습니다.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나오고 우리를 하느님과 일치시켜 줍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머무르고 하느님께서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머무르시고 그분 사랑이 우리에게서 완성됩니다.(1요한 4,12-16)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셨듯이 우리의 소명 역시 친밀하게 사랑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함으로써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되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하느님의 본 모습이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일은 하느님의 모습대로 살아가는 삶이며, 결국 모든 인간의 기본적인 소명입니다.
사랑의 친교를 이루시는 삼위일체 하느님으로부터 탄생한 교회는, 하느님의 그 신비를 세상에 실제적으로 드러내야 합니다. 교회의 구체적인 현존인 본당 공동체는 주님의 말씀과 성체성사, 그리고 형제적 사랑으로 열정과 활기가 넘쳐나야 합니다. 일반 사회 공동체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영적인 신앙 공동체로 거듭나야 합니다.
과학 기술과 디지털 문화 속에 깊이 스며든 세속주의와 물질주의가 사람들을 유혹하는 이 시대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속적인 것’에 물들지 않는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그리스도 안에 깊이 뿌리내려 그분 안에서 살아갑시다. 마침내 그리스도의 생명과 진리와 사랑이 우리 안에서 꽃을 피우고 ‘사랑의 응답’으로 열매를 맺도록 합시다.
바로 이것이 신망애를 통해 본당 공동체가 영적으로 쇄신해야 할 이유이자 목적입니다. 교구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하느님은 사랑’이심을 온 세상에 증거하는 해가 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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