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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신앙선조 발자취 따라 기도하고 묵상하며 눈시울 붉혀

참 빛 사랑 2016. 10. 29. 23:49

프랑스 순례단 서울대교구 방문… 3박 4일 눈물과 땀의 현장

▲ 프랑스 순례단이 20일 아침 한양 도성 성곽 길을 걸으며 서울대교구 순례 일정을 시작하고 있다



프랑스 주교회의 의장이며 보르도대교구장인 장 피에르 리카르 추기경을 비롯한 프랑스 순례단 66명이 20일부터 3박 4일간 서울대교구 일원을 순례했다. 103위 한국 순교 성인 가운데 10위가 프랑스 출신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인데 이들 고향 후손들이 병인 순교 150년을 기념해 한국 교회를 14일부터 열흘간 순례했다. 그중 서울대교구 순례 일정을 동행했다.


○…서울대교구 순례는 20일 아침 9시 30분 한양 도성 성곽 길을 따라 걷는 것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산책길로 조성돼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지만, 박해시대 선교사들에게 성곽은 생명을 옥죄는 죽음의 장벽이었다. 순례단은 침묵 중에 성곽 길을 오르내리면서 성벽을 만져보기도 하고 기대어 병풍처럼 펼쳐진 산들을 보며 단상을 노트에 적기도 했다.


▲ 한 순례단이 서울 가회동성당 한옥 마루에 앉아 한국 교회를 소개하는책자를 읽고 있다.

 


○…순례단은 20일 오전 서울 북촌 한옥 마을과 가회동성당을 방문하고 124위 한국 순교 복자 시복식이 거행된 광화문 광장을 둘러본 후 서울대교구청에서 한ㆍ프랑스 주교단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에는 한국 주교 16명과 프랑스 주교 7명이 참석했다. 두 나라 주교단은 교회 현안에 관해 격 없는 대화를 나눴다. 특히 청소년 사목과 사제 성소 감소, 소공동체 활성화에 깊이 있는 의견을 주고받았다.

르망교구장 이브 르쏘 주교는 “프랑스는 더 이상 그리스도교 국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종교 세상에 살게 돼 대중적 가톨릭교에서 선택적 가톨릭교로 전환됐다”면서 “이제 우리는 선교사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활력 있고 기쁘게 살며 선교 열정으로 충만한 신자 공동체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의 진정한 과제는 사목 방법을 개선하거나 교회의 힘을 더 잘 조직하고 더 잘 조율하는 데 있는 것만이 아니라 성덕이 새롭게 솟아나도록 부추겨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버리고 한국 땅을 찾아와 순교하신 선교사들과 이 땅에서 피를 흘리신 신자들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프랑스 주교는 사제 성소 감소에 대한 한국 교회 대안을 물었다. 이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요즘 젊은이들이 사제직에 확신을 갖고 성소를 택하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사목자들이 헌신적으로 살 때 그 모습에 감동한 젊은이들이 사제의 길을 지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공동체와 관련해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는 “경험에 비춰보면 매주 한 차례씩 10~12명이 모여 복음 나누기를 하는 소공동체가 가장 활성화됐다”며 “소공동체 운동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봉사자 양성과 지역 사회에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사회사목이 그 열매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뤼송교구장 알랭 카스테 주교는 “프랑스 젊은이들 가운데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설교에 유혹되는 이들이 많다”면서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희망을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한 복음화의 과제가 됐다”고 제기했다. 김희중 대주교는 “이슬람은 선교와 개종,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면서 “상호 존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 성 도리 신부의 출신 교구인 뤼송교구장 알랭 카스테 주교가 새남터 모래 위에 고향에서 가져온 흙을 뿌리고 있다.

  

프랑스 주교단과 한국 주교단이 명동대성당 지하 소성당에 안치돼 있는 성 앵베르 주교와 모방 샤스탕 신부의 성해 앞에서 라틴말로 주님의 기도를 함께 바치고 있다

 


○…주교단 간담회에 이어 프랑스 주교단은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가 주최하고 있는 병인 순교 150주년 특별 기획전 ‘기억 그리고 기념’ 전시장을 관람하고 명동 주교좌 성당에서 한국 주교단과 함께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를 주례한 염수정 추기경은 “순교자들이 목숨 바쳐 아낌없이 내준 순수한 사랑이 이 미사 안에서 실현되고 있다”면서 “양국 교회가 피를 나눈 형제 교회로서 더욱 긴밀한 일치와 친교를 나눌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프랑스 순례단은 21일 성 앵베르 주교와 모방ㆍ샤스탕 신부가 묻혀 있던 삼성산 성지를 순례하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절두산 순교 성지를 방문한 프랑스 순례단은 병인박해 때 순교한 베르뇌ㆍ다블뤼 주교와 브르트니에르ㆍ도리ㆍ볼리외ㆍ오메트르ㆍ위앵 신부의 성해 앞에서 기도하고 순교자들의 유품이 있는 박물관을 둘러봤다.

오후 새남터성지에선 이곳에서 순교한 앵베르ㆍ베르뇌 주교와 모방ㆍ샤스탕ㆍ브르트니에르ㆍ볼리외ㆍ도리 신부의 고향에서 가져온 흙과 새남터 모래를 섞어 기념 식수를 했다.

성 볼리외 신부의 후손인 루이 아벨롱(86)씨는 “대단히 감격스럽다”면서 “다시 못 올 한국이지만 이곳의 소중한 추억을 고향에 가서 가족과 이웃들에게 자랑하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성 다블뤼 주교의 후손인 다흘루 신부는 “숙부(다블뤼 주교)가 순교한 한국은 가족의 땅”이라고 감격해 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교회가 오늘날 프랑스 교회처럼 되지 않기 위해선 복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22일 프랑스 순례단은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을 방문, 미사와 함께 한국에서 활동 중인 프랑스 선교사들과 신학교 교수단과 만남을 가졌다. 파리외방전교회와 국제가톨릭형제회, 로사리오 성모의 도미니코 수녀회, 느베르 애덕 수녀회 선교사들과 만남에서 순례단은 청소년 사목과 한국 신자들의 본당 활동 등을 질문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