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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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참 행복에 목마르다면… 성녀의 삶을 보라

참 빛 사랑 2016. 10. 14. 05:40


[특집] 10/16일 시성되는 성녀 엘리사벳의 생애와 영성

▲ 디종 가르멜 수녀원.



복녀 엘리사벳 수녀의 시성을 맞아 현재 이 지면에 연재 중인 엘리사벳 수녀의 생애와 영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특집을 마련한다. 





삼위일체의 성녀 엘리사벳의 생애

16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는 삼위일체의 엘리사벳 수녀 시성식이 거행된다. 20세기의 대표적인 석학 가운데 한 분인 폰 발타사르는 엘리사벳을 일컬어 ‘소화 데레사의 영적인 자매’라 즐겨 부르곤 했다. 그만큼 성녀 엘리사벳은 성녀 소화 데레사 못지않게 심오하면서도 현대인들에게 어필하는 매력적인 영성가로 유럽 교회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주목 받아왔다.

성녀는 1880년 8월 18일 프랑스 아보르(Avor)에서 태어났다. 성녀가 7살이던 무렵 장교였던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뜨자, 성녀의 어머니는 두 딸을 데리고 프랑스 중부에 있는 디종에 정착하게 된다. 성녀의 어머니는 어릴 적부터 감수성이 예민했던 엘리사벳을 ‘피아니스트’로 키웠다. 13살에는 디종 콘세르바토르에서 주최하는 피아노 콩쿠르에서 두 번이나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엘리사벳의 피아노 연주 실력은 수준급이었다.

1891년 12살이 되던 해, 엘리사벳은 첫 영성체를 했으며 그때부터 성체 안에 현존해 계신 예수님께 많이 끌렸다고 한다. 14살이 되던 해, 엘리사벳은 개인적으로 평생 동정 서원을 하면서 자신을 주님께 봉헌했다. 사춘기로 접어들면서 성녀는 디종 가르멜에 입회해서 그리스도의 정배로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고 싶은 강한 원의를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반대로 한동안을 기다려야 했다. 마침내 엘리사벳은 1901년 8월 2일, 21살의 나이로 디종 가르멜 수녀원에 입회하게 된다.

엘리사벳은 1903년 초 주님 공현 대축일에 서원했다. 이때부터 성녀는 더욱 깊이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로 들어서게 된다. 엘리사벳은 자신을 그리스도의 신부로 깊이 인식하며 그에 걸맞은 최선의 삶을 살고자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서원을 기점으로 엘리사벳은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이 담고 있는 ‘관상적인 측면’을 새롭게 발견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된다. 동시에 이때부터 십자가 성 요한의 작품들을 읽으며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우리 영혼 안에 거하시는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은총을 통해 우리를 당신 안에서 신적으로 변모시켜 주신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1905년 봄, 엘리사벳은 애디슨 병에 걸리고 만다. 현재는 치료 가능하지만 당시로서는 불치병 중 하나였다. 이때부터 엘리사벳은 1906년 11월 임종할 때까지 1년 반 동안 극심한 고통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1905년은 엘리사벳의 영성에 있어 중요한 시기이기도 했다. 그해 가을 성녀는 바오로 사도의 서간들을 묵상하던 중 ‘삼위일체 하느님의 영광을 찬미’하는 자신의 성소를 발견하게 된다. 고통이 극심했던 생의 마지막 몇 달 동안 성녀는 자신의 영적 깨달음과 체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집필했다. 「믿음 안에서 천국」, 「마지막 피정」, 「우리 성소의 위대함」, 「사랑 받도록 당신을 내어 놓으십시오」 등이다.

또한 이 시기에 성녀는 영적 여정의 최고봉인 하느님과의 변모적 합일을 체험했다. 성녀는 임종의 고통을 통해 주님을 향한 자신의 사랑을 더욱 순수하게 키워갔다. 또한 자신을 예수님처럼 인류 구원을 위한 희생 제물로 봉헌하고자 했다. 결국 엘리사벳은 11월 9일 26살의 젊은 나이에 임종했다. 그 후 1984년 11월 25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시복됐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시성될 예정이다.




성녀 엘리사벳의 영성적 특징

1. 영혼의 심연에서 삼위일체 하느님을 만나다

성녀 엘리사벳은 무엇보다 하느님 현존에 대한 깊은 인식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성녀는 어린 시절부터 자기 영혼 안에 계신 하느님의 현존을 깊이 깨달았다. 그런데 성녀가 체험한 하느님은 무엇보다도 성부, 성자, 성령, 즉 삼위일체 하느님이셨다. 성녀는 바로 이 하느님이야말로 자기 존재를 떠받치는 분이자 자신을 있게 한 자기 존재의 근원이고 자신이 추구해야 할 목표이자 혼신을 다해 사랑해야 할 정배라고 보았다. 성녀는 이 진리를 몸소 살았으며 동시에 여러 작품들을 비롯해 많은 편지를 통해 주위 사람들에게 전했던 관상적인 영혼이자 사도적인 영혼이었다.

2. 이승에서 천국을 살다

성녀가 고민하고 기도했던 또 다른 화두는, “영혼이 어떻게 자신 안에 깊이 숨어 계신 하느님과 일치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그에 대해 성녀는 이렇게 가르친다. “영혼을 하느님과 일치하게 하는 것은 사랑입니다.… 아주 낮은 도수의 사랑을 갖기만 해도 이미 그 중심 가까이 있으며, 그 사랑이 완전하게 될 때, 영혼은 자신의 ‘가장 깊은 중심’에 이르며 바로 거기서 하느님처럼 변모됩니다.” 이렇듯 성녀 엘리사벳은 우리 안에 숨어 계신 하느님을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분과 함께 이승의 여정을 어떻게 천국처럼 살 수 있는지 그 비결을 전해준다.

3. 하느님의 영광을 찬미함

성녀는 일생을 통해 그리고 천상에 가서도 영원히 하느님의 영광을 찬미하는 영혼이 되고자 했다. 성녀의 가르침에 따르면, 하느님의 영광을 찬미하는 영혼은 무엇보다도 온전히 자신을 잊은 가운데 순결한 사랑으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영혼을 말한다. 또한 ‘영광의 찬미’는 성령께서 신비롭게 연주하는 ‘가야금’처럼 자신을 준비하는 영혼으로, 성령께서 그 가야금으로부터 신묘한 천상 화음들을 끌어내실 수 있도록 그분의 이끄심에 자신을 내어 맡기는 유순한 영혼이다.

뿐만 아니라 하느님 영광의 찬미가를 부르는 영혼은 침묵하는 영혼으로, 영혼이 침묵하게 되면 내면의 모든 현(絃)이 고르게 조율되어 언제든 하느님이 연주하려 하실 때 아름다운 천상 화음을 낼 수 있다고 성녀는 가르쳤다. 또한 그런 영혼은 일상에서 늘 하느님께 감사하는 가운데 그분 안에서 성장하는 사람이라고 보았다. 마지막으로 ‘영광의 찬미’를 사는 사람은 하느님이 현존하시는 자기 영혼의 가장 깊은 내면으로 들어가 삼위일체 하느님의 품 안에서 사는 사람이라고 성녀는 말한다.



이승에서부터 천국을 사는 비결을 전하다

이러한 성녀의 영성은 물질문명의 발전과 더불어 외적이고 감각적인 세계에 마음을 빼앗긴 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 있는지, 또 그것을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는 근본적인 삶의 문제에 대한 대답을 평이한 말로 우리들에게 전해 주고 있다. 인간의 참된 행복은 우리 영혼 깊은 곳에 숨어 계신 하느님을 발견하고 그분 곁에 머물며 그분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데 있다. 그분이야말로 우리 존재의 근원이자 최종 목적이기 때문이다. 성녀는 자신의 삶을 통해 우리들에게 바로 이 진리를 증거했다. 수많은 외적인 활동 속에서 어디에 삶의 중심을 두어야 할지 모르며 방황하는 현대인들에게 삼위일체의 성녀 엘리사벳은 천상을 향한 새로운 비전과 더불어 이를 일상 안에서 구현할 수 있는 참된 신앙의 지혜를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