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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고 최중증 발달장애인, 국가 책임 강화해야

참 빛 사랑 2026. 3. 11. 09:06
 
‘무연고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생명권과 자기결정권 보장 강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 참석자들이 2월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무연고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해 주거·의료 서비스 모두가 제공되는 요양시설을 만들고 이들의 의사 결정을 지원할 공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 카리타스협회(이사장 조규만 주교)는 2월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무연고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생명권과 자기결정권 보장 강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제안했다.

‘무연고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강제 탈시설과 의사결정 위기’란 발제를 통해 장애인의 생명권·자기결정권 보호를 제안한 이병훈(한국카리타스협회 정책위원) 신부는 이를 위한 구체적 장치로 ‘장애인 요양법’(가칭) 제정과 ‘공적 옹호청’ 설치 등을 제시했다.

이 신부가 언급한 ‘장애인 요양법’은 장애인들의 생명권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의무를 명문화하고, 이를 근거로 지원이 필요한 장애인들을 국가가 책임지는 전문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할 것을 제안하는 내용이다. 이 신부는 “탈시설은 단순한 장소의 이동이 아니라 장애인들의 ‘삶의 질’이 계속 보장될 수 있도록 해야 가능한 것”이라며 “영국·오스트리아·네덜란드·핀란드 등 복지 선진국들의 사례를 보면 이들 역시 시설의 존재를 인정하며 그 기능을 의료적·사회적으로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신부는 국가·지자체·시설 등과 이해관계가 없는 ‘공적 옹호인’이 장애인들의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도록 ‘공적 옹호청’이 필요하다는 점도 역설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보호 문제에 있어 국제 인권의 기준은 ‘시설이냐 탈시설이냐’가 아니라 ‘누가·어떤 절차로, 누구의 이익과 의사를 검증하며 결정을 내리는가’에 있다”며 “현재 한국의 무연고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탈시설 과정에서 가장 결핍된 요소는 단순한 서비스의 양이 아니라 독립적이고 제도화된 의사결정 보호 장치로, 국가·지자체·시설 운영 주체로부터 독립된 위치에서 최선의 이익을 검증할 수 있는 제도가 부재한 상태에서는 어떤 정책도 국제인권 기준에 부합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인환(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탈시설 과정에서의 의사결정 지원 방안’ 발표에서 “의사결정능력이 손상된 장애인에게 의사결정지원을 제공하지 않거나 지원을 할 때 적절한 안전장치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법적 능력·거주이전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 신부 의견에 힘을 보탰다.

박 교수는 “탈시설은 장애인의 권리이지, 의무가 아니기에 본인의 의사결정에 의하지 않고는 강요될 수 없다”며 “나아가 탈시설 목표가 자기 생활에 대한 통제권·선택권의 실현이라는 점에서 본인 의사나 이익에 대한 판단이 왜곡되지 않았는지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한국카리타스협회 이사장 조규만(원주교구장) 주교를 비롯해 이준석(안드레아) 개혁신당 대표, 김미애 국민의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등이 함께해 의견을 경청했다. 발달장애인 부모와 현장 지원 활동가·국가인권위원회·보건복지부 관계자들도 장애인의 생명권·자기결정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