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로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전 워낙 욕심이 많고 성취 지향적인 사람이라서 늘 앞만 보고 전력으로 질주했어요. 그만큼 이룬 것도 많았지만 제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주변의 좋은 사람들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을 늘 기억하며 살면 좋겠어요. 어려움이 닥치면 저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좋은 사람들, 특히 하느님과 연결된 느낌을 받았고 저와 함께 버티어주신단 생각에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가장 즐겨 하는 기도는 무엇인가요?
버릇처럼 나오는 기도가 성모송이에요. 성모송을 기도할 때 성모님이 저를 안아주신다는 기분이 들기 때문인 것 같아요. 업무상 스트레스로 너무 힘들어서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야 할 때도 있었는데, 매일 묵주를 꼭 쥐고 잠들었는데, 성모님이 저를 안아주신다고 생각하며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어요.
▶청년성서모임에도 열심히 참여했다고 들었어요
제가 대학생 때 ‘왜 사는지’에 대한 질문이 풀리지 않아 늘 우울하고 공허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성서모임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성서연수가 예수님을 직접 느낄 수 있었던 기회가 됐던 것 같아요. 그때 신부님을 처음 뵈었는데, 다정하고 소소한 삶의 이야기들이 너무 따뜻했어요. 많은 연수생을 기억해주신 것도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이렇게 인터뷰도 할 수 있게 되었네요.(웃음)
▶재소자들은 정말 새롭게 바뀔 수 있나요?
저는 상담 치료 때 인지행동치료기법을 사용하는데 비합리적인 생각들, 불쾌한 감정들, 부적절한 행동들을 수정하는 데 좋은 결과가 있을 때도 많아요. 제 스승님이 좋은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는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어요. 좋은 열매를 맺으려면 좋은 치료기법뿐 아니라 내면이 먼저 건강해져야 하는 것 같아요. 내면이 건강해지려면 무엇보다 잘못하고 실수를 하면서 넘어지고 쓰러져도, 내가 얼마나 사랑스럽고 귀한 존재인지를 알게 되면 일어나고 버틸 수 있는 것 같아요. 수형자 중에는 쓰러지면 일어날 줄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그들도 일어나는 법을 배우고 자신을 정말 사랑하게 되면 심리적으로 건강한 생각을 하게 되고 또 쓰러져도 또 일어날 줄 알게 된다고 믿어요.
▶어릴 적 꿈은?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어릴 적 꿈은 많았어요. 처음에는 의사였고, 그다음엔 만화가였고, 나중에는 동화작가로 바뀌었어요.(웃음) 제가 무척 좋아하는 동화작가 중에 ‘타샤 튜더’라는 할머니가 있는데, 그분처럼 예쁜 삽화에 다정한 이야기를 쓰는 동화작가가 되고 싶었어요.
지금은 좋은 치료자가 되는 것이 꿈이기도 하고, 가능하다면 저희 스승님처럼 치료자를 꿈꾸는 후학들에게 가르침을 주고 치료자로서 겪는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버텨주는 그런 일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저도 언젠가는 타샤 튜더처럼 작가가 되어 제가 살면서 잘 버텨낼 수 있었던 팁들을 아기자기한 글들로 전달하고 싶어요.
그녀는 오랫동안 험한(?) 교도소에서 일했다고 믿지 못할 정도로 순수하고 맑은 모습이었다. 많은 사람이 포기했지만 여전히 그녀는 지금도 한 사람의 영혼에라도 도움을 주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젊은 나이에 뇌출혈을 앓을 정도도 그녀가 받는 스트레스는 사실 짐작조차 안 되지만, 이야기 중에서 유난히 많이 사용한 “버텨낸다”라는 말에 마음이 울컥해졌다. 하느님께서 그녀와 함께 버티어주시라고 기도한다. 헬레나와 같이 착한 마음을 지닌 가톨릭 청년들이 많아지면 사회도 그만큼 밝아지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부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