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영성생활 1499

[사도직 현장에서] 시골본당의 영성 생활

‘교리 신학원이 시작됩니다. 통신 성경 공부를 지금 시작하세요.’ 교회 영성 프로그램 안내서가 본당으로 자주 온다. 처음에는 자주 홍보도 하고 주보 내용을 통해 공지했지만, 어느 순간 외면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평일 미사에 오는 것도 힘든데, 어떻게 한두 시간을 나가서 수업을 들을까. 유튜브 링크 하나 걸어 보시라고 해도 찾기 힘든데 어떻게 통신 성경 공부를 할 수 있을까.” 하지만 교회의 무수한 영성생활 중 어느 하나 접할 기회가 흔하지 않아 아쉬운 마음은 항상 있었다. 그래서 직접 시작해 보았다. 창세기와 탈출기 성경 공부, 성체조배회, 미사 영성 강의, 성무일도, 성지순례, 주일마다 피피티 작업 등!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시도했다. 오기도 생겼다. 살림은 어렵지만 남의 집 자식들처럼 다해주고..

영성생활 2024.04.10

부활하신 예수님은 지금 여기 우리 안에 계신다

스크린 속 세상에서 꿈꾸듯 살다가, 정작 내가 사는 진짜 세상 어디쯤 머물러 있는지도 모르고 방황하며 사는 것은 아닌지. OSV 스마트폰 중독이라 할 정도로 쉴새 없이 SNS에 빠져 사는 남자가 있다. 아내가 말해도 자주 놓칠 정도다.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둘은 여느 부부처럼 다투면서도 또 가깝게 사랑하며 산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잃은 아내는 커다란 슬픔에 빠진다. 그러다 남편의 챗봇(인공지능 채팅기능)과 대화를 시작하게 되고, 아내는 참았던 감정들이 터져 나오면서 죽은 남편에게 집착한다. 그리고 남편의 목소리를 들을 방법을 찾으며 더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에 갇혀 산다. 급기야 남편과 똑같이 생긴 인조인간과 마주한다. 아내는 죽었던 남편이 돌아왔다는 기쁨에 행복해..

영성생활 2024.04.05

성녀 김임이, 동정 지키며 현세에서 하느님 나라 앞당겨 살아

윤영선 작, ‘성녀 김임이 데레사’ 출 생 | 1811년 서울 순 교 | 1846년(35세) 포도청 옥 / 교수 신 분 | 동정녀 순교 선조는 파스카 신비의 정점 부활 축제가 시작되었다.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의 노예살이에서 해방시켜 주신 것처럼 예수님은 죄와 죽음의 속박에서 우리를 해방시켰다. 구약의 파스카(Pascha)가 예수님으로 인해 새로운 파스카로 완성된 것이다. ‘파스카’는 본래 '건너가다'란 의미다. 죄인에서 진정한 하느님의 자녀로 건너가는 도약이 필요하되, 이러한 영적인 도약이 곧 파스카의 진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현세를 살면서도 하느님 나라를 살아가려는 수도자들을 보면 일상으로부터 끊임없이 도약하는 파스카의 신비를 묵상하게 된다. 더구나 박해기에 오늘날의 수도자를 능가하는 ..

영성생활 2024.04.05

악인은 전멸하고 하느님 정의가 승리하는 때가 온다

하바쿡 예언자는 이방 세력과 남 왕국 유다 여호야킴 임금의 악행을 고발하면서 하느님의 정의가 승리하는 구원의 때가 반드시 도래한다고 예언합니다. 도나텔로, ‘하바쿡 예언자’, 1423~1426년, 피렌체 주교좌 대성당 박물관. 히브리어 ‘하바쿡’은 우리말로 ‘끌어안아 주시는 분’이란 뜻입니다. 이를 음차해 헬라어 구약 성경 「칠십인역」은 ‘ΑμΒακουμ’(함바쿰)으로, 라틴어 대중 성경 「불가타」는 ‘Habacuc’으로,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펴낸 우리말 「성경」은 ‘하바쿡서’라 표기하고 있습니다. 하바쿡 예언자에 대한 개인 정보는 성경 어디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가 언제 어디서 누구의 아들로 태어났는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의 활동 시기를 추정하는 근거인 임금의 이름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

영성생활 2024.04.05

부족한 믿음에 대한 성찰, 부활의 시작

하느님께 온전히 신뢰를 두는 길은, 완전한 믿음이라는 이상에서가 아닌, 완벽하지 못한 우리의 믿음을 인정하며 출발하는 것이다. 부활에 우리가 처음 접하는 복음 말씀은 놀랍게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고도 믿지 않고 의심을 품었던 제자들의 이야기다. 이는 제자들의 약한 믿음을 탓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믿음이란 것이 나약한 인간 본성을 관통하는 것이기에 나약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임을 말해주기 위해서일 것이다. 부활절이 되었다고 없던 신앙이 갑자기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제자들의 부활 신앙은 빈 무덤에서 시작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들의 믿음은 당혹스러움·놀라움·의심의 순간을 거쳐야 했으며, 절망에 빠진 그들에게 다가와 말씀을 나누시며 격려해주시는 주님과의 동행 속에서 자라는 것이었다.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

영성생활 2024.04.04

[금주의 성인] 성 로도비코 파보니 (4월 1일)

로도비코 파보니 성인. 사진=굿뉴스 로도비코 파보니 성인은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지방의 브레시아에서 부유한 귀족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활기 넘치고 총명했던 그는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관심을 갖고 당대의 사회적 문제들을 기민하게 이해했습니다. 로도비코는 어려서부터 후에 브레시아의 주교가 된 도미니코 수도회의 카를로 도메니코 페라리 신부의 집에서 신학교육을 받으며 사제직을 준비했습니다. 사제품은 1807년 브레시아에서 받았습니다. 1818년 로도비코는 보육원과 직업학교 설립 허가를 받고 성 바르나바본당 주임 신부로 임명되면서 처지가 딱한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1821년 ‘성 바르나바 학교’를 세웠고 소년들은 목수, 은세공인, 대장장이, 제화공, 염료 제조 기술자 교육을 받았습니다. 로도비코는 ..

영성생활 2024.04.04

루터의 말대로 신앙은 그 자체로 성령의 선물

마르틴 루터가 1517년 10월 31일 독일 비텐베르크성(城) 교회 정문에 붙인 「95개조 논제」가 양각으로 새겨져 있다. 사진=언스플래쉬 2017년 종교 개혁 500주년 전후 재평가 활발 오직 그리스도에 대한 회심을 목표로 했지만 교회의 기존 제도와 교리의 일부까지 부정 그가 강조한 ‘의화’의 핵심은 사랑의 하느님 가톨릭 신앙 이해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아 천주교와 개신교의 갈등의 역사 속에서 마르틴 루터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2017년 종교 개혁 500주년을 전후로 재평가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루터는 복음이 개인적이고 실존적으로 하느님께서 자신에게 말을 거는 살아 있는 메시아이자 위로임을 확신하였고, 하느님 은총의 장엄함을 보여 주는 복음의 위대함을 되찾고자 하였습니다. 그는 오직 그리..

영성생활 2024.04.04

제1회기 「종합보고서」 내용을 살펴보자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의 결실인 「종합보고서」는 제1회기와 제2회기 사이에 하느님 백성이 걸어갈 여정의 기준이 됩니다. 보고서는 「의안집」의 모든 내용을 취하거나 반복하지 않고 우선순위로 여겨지는 것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는 제2회기까지 계속해야 할 식별 과정에 봉사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이며, 제2회기의 밑그림을 보여 줍니다. 이 보고서는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1부는 시노달리타스의 기초를 놓는 신학적 원리들을 제안하며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의 얼굴’에 관하여 설명합니다. 제2부의 제목은 ‘모두 제자이며 모두 선교사’이며,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 관련된 모든 이들과 그들의 관계에 대하여 다룹니다. 제3부의 제목은 ‘관계를 엮고 공동체를 구성하기’입니다. 이 세 부분은..

영성생활 2024.04.04

[사도직 현장에서] 걸어서 성당에 갈 수 있는 것도 행복

“아이고 신부님! 여기는 평일 미사에 사람이 많네요~ 우리 본당도 이래야 하는데⋯.” 어느 날, 외지에서 평일 미사에 참여하러 오신 자매님이 미사를 마치고 하신 말씀이다. 자매님이 어쩌다 오신 그 날은 사실 자식을 많이 둔 형제님의 삼우 미사였다. 사정을 설명할까 했지만, 선종한 고인의 이야기를 꺼내기도 그렇고, 내용도 길어서 “아, 네”하고 답했다. 코로나 이후로 주일 미사 참석자 수도 줄고 있는데, 평일 미사 참석자 수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시골 본당은 코로나 이전부터 평일 미사 참여는 어르신들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들은 ‘교통 약자’들이기 때문이다. 면 단위 본당은 대부분 부락으로 구성돼 있다. 차가 없으면 당연히 미사 참여가 어렵다. 미사 시간을 버스가 다니는 시간으로 바꾸..

영성생활 2024.04.04

성 현석문, 교회 지키기 위해 헌신한 진정한 주님의 종

윤영선 작 ‘성 현석문 가롤로’. 출 생 | 1797년 서울 순 교 | 1846년(49세) 새남터 / 군문효수 신 분 | 회장 목자 없는 조선 교회를 돌보다 3월은 성 요셉 성월이다. 성경 속에서 요셉 성인은 그 행적이 많이 등장하지 않지만, 대외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 우리의 구세주 예수님을 지켜주는 든든한 아버지이자 삶의 토대가 되어주셨다. 가정에서 아버지들이 가족들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듯 현석문 가롤로 성인은 전 생애를 선교사와 교우들을 위해 바치고 교회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진정한 주님의 종이었다. 그는 당시 사제가 없던 조선에 사제 영입을 위해 정하상 바오로·유진길 아우구스티노 등과 함께 죽음을 무릅쓰고 중국에 여러 번 방문하였다. 샤스탕 신부가 입국하자 그의 복사가 되어 전국의 교우촌을 누..

영성생활 2024.03.28

“자기를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

우리의 모든 나약함과 수치심을 외롭게 홀로 감당하신 곳, 바로 ‘십자가’다. 죽을 것 같은 수치심과 두려움을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죽음을 이겨내신 곳이다. 미국의 신자들이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을 구현하고 있다. OSV 유명해지면 수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세상의 주인공이 되는 심리적 보상을 얻게 된다. 유명해지면 물질적 보상도 함께 따라온다. 연예인의 방송 출연료나, 시인이나 인문학 강사의 강사료도 인지도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끔 텔레비전 오디션에 나온 사람들의 간절한 소원을 들을 때가 있다. “유명해지고 싶어요.” “저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요.” 그런데 유명해지면서 얻은 큰 인지도에는 그만큼 큰 책임이 따른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세금이 ‘유명세’다. 금전적인 세금은 수치화된 금액..

영성생활 2024.03.28

니네베의 멸망은 하느님의 징벌

기원전 7세기 중반 남 왕국 유다 요시야 임금 통치 시기에 활동한 나훔 예언자는 니네베의 멸망을 예고하고 하느님 백성인 이스라엘을 위로합니다. ‘나훔 예언자’, 18세기, 러시아 카렐 리아 키지수도원. 히브리어 ‘나훔’은 ‘나훔야’의 줄임말입니다. 우리말로 ‘야훼께서 위로하시다’라는 뜻입니다. ‘느헤미야’(주님께서 위로하신다)도 나훔과 같은 히브리어 어근에서 변형된 이름입니다. 말뜻처럼 나훔은 이스라엘 백성을 위협하던 원수의 몰락과 주님의 승리를 예고하면서 하느님의 백성을 위로하고 신앙적으로 위안과 희망을 북돋아 준 예언자입니다.(로마 15,4-5 참조) 구약 성경 제1경전인 「타낙」에는 열두 소 예언자가 등장합니다. 호세아, 요엘, 아모스, 오바드야, 요나, 미카, 나훔, 하바쿡, 스바니야, 하까이, ..

영성생활 2024.03.28

끝없는 사랑을 체험하는 성주간

사순 시기는 회개와 보속의 시기, 하느님과 화해하는 때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여러분에게 빕니다.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2코린 5,20) 하느님과 화해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자비로운 아버지를 새롭게 만나는 것이다. 우리를 향한 아버지의 지극한 사랑을 다시금 깨닫고, 그 사랑에 진심으로 응답하지 못한 우리 잘못을 뉘우치고 아버지께 돌아가는 것이다. 되찾은 아들의 비유(루카 15,11-32 참조)에서 아버지께 돌아온 작은아들을 애처로운 마음으로 반갑게 맞아준 아버지처럼, 하느님께서도 당신께 돌아오는 자녀를 반갑게 맞아주시며 자녀로서의 품위를 회복시키시고 기쁨의 잔치를 벌여주신다. 잘못을 인정하고 아버지께 돌아가는 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오지만, 용기를 내어 발걸음을 아버지의 집으로 옮길..

영성생활 2024.03.28

‘자비로운 하느님’을 찾고자한 루터

마르틴 루터의 동상. 사진=언스플래쉬 종교개혁 이후 루터에 대한 평가 크게 갈라져 한편에선 이단자이자 윤리 저버린 타락자란 평가 비판적 태도로 교회 분열 일으킨 점 분명하지만 처음부터 새 교회 세우려던 건 아니라는 해석도 동시대 인물 예수회 창설 이냐시오 성인과 비교 흔히 종교 개혁이 마르틴 루터가 ‘대사부’의 본래 의미가 왜곡된 ‘면죄부’에 반발하여 시작되었다고 말하지만, 루터에 대한 평가는 종교 개혁 이후 심각하게 갈라졌습니다. 그를 신랄하게 비판한 당대의 역사가 요한네스 코칼레우스는 종교 개혁은 교회 분열의 원인이며, 참된 가톨릭교회에서 분열되어 나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배격한 것은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하였습니다. 또한 루터를 배교한 수도자, 그리스도교 세계의 이단자, 윤리를 저버린 타락자..

영성생활 2024.03.28

[금주의 성인] 성녀 마르가리타 클리테로우(3월 25일)

마르가리타 클리테로우 성녀. 사진=굿뉴스 마르가리타 클리테로우 성녀는 1556년 영국 잉글랜드 요크셔의 요크에서 부유한 양초 제조업자인 토마스 미들턴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마르가리타는 14살 때 존경받는 사업가이자 요크의 보안관이었던 아버지를 여의었습니다. 얼마 후인 1571년에는 정육점을 운영하며 그 도시의 징수관으로 있는 존 클리테로우와 결혼해 세 명의 자녀를 낳았습니다. 결혼 3년 후인 1574년 남편 존 클리테로우도 가톨릭으로 개종했습니다. 그는 영국 국교회 신자였지만, 형제 중 가톨릭 신부가 있었던 까닭에 아내의 결정을 지지했고, 아내가 교회 예배에 불참한 데 따른 벌금도 감당했습니다. 그러나 마르가리타는 프로테스탄트 예배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2년 동안이나 투옥됐고, 요크 성 감옥에서 셋째 아들..

영성생활 2024.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