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은 수녀의 살다보면] (75)행복보다 아픔이 많다면 사랑이 아닐 수도. ▲ 스스로 내면의 아이를 살펴보고 부족하고 못난 내면의 아이와 화해하고 사랑해야 한다. CNS 자료사진 요즘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수도자로서 제대로 살고는 있나?’ ‘오랜 세월 익숙한 수도생활이 타성에 젖어 안주하고 사는 것은 아닐까?’ 그러면서 어딘가 .. 살다보면 2019.07.29
[김용은 수녀의 살다보면] (74) 아버지의 뒷모습. ▲ 아버지의 뒷모습은 늘 쓸쓸함을 안겨준다. CNS 자료사진 “점점 멀어져 가버린 쓸쓸했던 뒷모습에 내 가슴이 다시 아파 온다.”(인순이 노래 ‘아버지’ 중에서) 갑작스레 어머니를 천국으로 떠나보낸 딸은 아버지와 함께 강의를 들으러 왔다. 상실의 슬픔이 너무 커서인지 유난히도 .. 살다보면 2019.07.21
[김용은 수녀의 살다보면] (73) 바쁘면 다 용서되는 건가요. ▲ 바쁘면 그냥 많은 것이 용서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마음이 망가져 바쁨으로 회피했던 것들을 돌볼 멈춤의 시간이 필요하다. CNS 자료사진 K는 딸이 대기업에 취직했는데 너무 바빠서 얼굴도 보기 힘들다고 한다. 게다가 어쩌다 전화라도 하면 날아오는 메시지가 “.. 살다보면 2019.07.16
[김용은 수녀의 살다보면] (72)상처 보내기. ▲ CNS 자료사진 엄마에게 상처를 많이 받았다는 E, 그는 엄마가 싫었다고 한다. “엄마가 어린 나에게 일을 혹독하게 시켰거든요. 그 추운 겨울에 개울가에서 얼음을 깨고 빨래를 하게 했다니까요. 엄마가 새엄마인 줄 알았다니까요.” 그래서 엄마가 싫었고 집에 들어가는 것도 끔찍할 .. 살다보면 2019.07.08
[김용은 수녀의 살다보면] (70)기대감이 배신감으로 바뀌는 순간. ▲ 믿고 신뢰한 만큼 그리고 사랑하고 기대한 그만큼 반사되어 돌아오는 것이 배신감이 된다. CNS 자료 사진 C는 오랫동안 아내 없이 혼자 아들을 키워왔다. 다행히도 아들은 순하고 성실하게 잘 커 주었고 대학 졸업 후 남부럽지 않은 직장을 갖게 되었다. 그는 그런 아들이 대견했고 그런.. 살다보면 2019.06.26
[김용은 수녀의 살다보면] (71) 믿음이란 무엇일까. ▲ 내가 생각하는 믿음에 대해 생각해 보고 기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CNS 자료사진 “무서워요. 수녀님은 안 무서워요?” 며칠 전 뉴욕에서 돌아오는데 비행기가 난기류로 인해 심하게 흔들리자 앞에 앉은 러시아 소녀가 겁먹은 눈빛으로 나를 돌아보며 자꾸 무섭다고 한다. “배를 타.. 살다보면 2019.06.25
[김용은 수녀의 살다보면] (69) 비천함과 고귀함. ▲ 스스로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미소함이며 고귀함으로 들어가는 통로이다. CNS 자료 사진 “N이 수녀님 보고 싶대요.” “N이 누구죠?” “에그. 수녀님 어렸을 때 늘 함께 붙어 다녔잖아요.” 순간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이 초점 흐린 흑백사진처럼 희미하게 스쳐 지나갔다. 옆집.. 살다보면 2019.06.18
[김용은 수녀의 살다보면] (68)긍정적 감정은 낯설고, 불평은 습관이 되고. ▲ 불평을 많이 하게 되다 보면 긍정적 감정이 낯설어지고, 어느새 불평은 더욱 늘어가게 된다. [CNS 자료사진] A는 유난히 말이 많다. 그것도 대부분 불평이다. 그날도 그랬다. 그는 앉자마자 ‘누구는 어떻고 또 누구는 저떻고’를 반복했다. 듣고 있던 후배가 얼굴을 굳히고 작심한 듯 입.. 살다보면 2019.06.12
[김용은 수녀의 살다보면] (67) 엄마, 그 이름만으로 행복하다. ▲ CNS 자료사진 “자식이라면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다 퍼주고 싶어. 그런데 생각해보니 엄마에게는 그렇게 못 해준 거 같아 너무 미안해.” 가끔 언니 입에서 “엄마”라는 이름이 나오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그의 가슴속에 묻어둔 엄마에 대한 미안하고도 애잔한 슬픈 감정이 고스.. 살다보면 2019.05.31
[김용은 수녀의 살다보면] (66)왜 부모의 희생이 자식에게 상처가 될까. ▲ CNS 자료사진 “축복식 하시면서 마음이 벅차셨을 것 같은데 소감이 어떠세요?” 이른 아침,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와 인터뷰했을 때 받은 질문이다. 아마도 진행자는 나에게 “참 좋다. 보람 있다” 뭐 그런 답을 원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형식적으로는 “뿌듯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 살다보면 2019.05.27
[김용은 수녀의 살다보면] (65)내가 사랑하는 것, 어쩌면 사랑이 아닐 수도. “Y씨는 잘 지내나요?” “에그, 모르고 계셨구먼.” “왜요? 뭔 일이 있었어요?” “몇 년 전에 다른 여자와 눈 맞아서 부인과 자식 두고 떠났어요.” “네?” “나쁜 놈이에요. 아이들을 앉혀놓고 한다는 말이 뭐, 사랑을 찾아 떠나?” Y는 아내에게 “결혼하고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 살다보면 2019.05.20
[김용은 수녀의 살다보면] (64)가족 사랑은 다 그런 것 같다. ▲ 가족은 가까우면서 멀게 느껴지고, 더 친밀하면서도 외로운 존재다. 가족이라 더 기대하지만 그 만큼 상처도 크고 아프다. CNS 자료사진 가족 단톡방에 공지가 올라왔다. “가정의 달 5월에 ‘광김(광산 김씨) 친교 한마당’ 자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대상은 울엄니 아부지의 자슥, 며.. 살다보면 2019.05.14
[김용은수녀의 살다보면] (63)이제는 엄마에게 ‘미안해’ 하지 않으렵니다. ▲ CNS 자료사진 “원래 엄마는 그런 거요.” 글쎄다. 평소 가까이 지내던 지인 A를 보면 엄마는 원래 그러면 안 될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하고 시리다.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조그마한 분식집을 운영하면서 식자재 구매부터 요리와 설거지, 서빙까지 도맡아 한다. 주말이면 딸 부부와 손자.. 살다보면 2019.05.05
[김용은수녀의 살다보면] (62) 벗어야 하는 것과 입어야 하는 것. ▲ 많은 이들이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잘나 보이고, 있어 보이기 위해 ‘옷’으로 치장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우리가 벗어야 하고 입어야 하는 것에 생각해 봐야 한다. [CNS 자료사진] 단체 메신저 대화방에서 활기찬 추임새로 대화를 해왔던 C가 어느 순간부터 형식적으로 짧게.. 살다보면 2019.04.29
[김용은수녀의 살다보면] (61)아들을 죽인 원수를 용서할 수 있을까. ▲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을 용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군가를 용서하는 것은 내 몫이 아니기에 그분을 내 마음 속에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CNS 자료사진 남편을 잃고 아들과 단둘이 낯선 타향에서 새로운 둥지를 튼 여인. 그녀는 허영심으로 가련하고 고달픈 자신의 .. 살다보면 2019.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