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기도의 전통 (「가톨릭 교회 교리서」 2650~2696항)
기도의 길잡이①(2683~2696항)
교리서는 기도의 길잡이로 수많은 증인과 기도 봉사자들을 듭니다. 이와 함께 기도에 적합한 장소들에 대해서도 설명합니다. 차례로 살펴봅니다.
수많은 증인들(2683~2684항)
우리보다 앞서 하늘나라에 들어간 증인들, 특히 교회가 ‘성인’으로 인정한 이들은 △모범적인 삶 △남긴 글 △그리고 기도를 통해 오늘도 살아 있는 기도의 전통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을 뵙고, 찬양하며, 지상에 남아 있는 이들을 끊임없이 돌보아 줍니다. 그들의 전구는 하느님 계획을 이루기 위한 그들의 봉사 중 가장 고귀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자신과 온 세상을 위해 전구해 주시도록 그들에게 기도할 수 있고 또 해야 합니다.
교회 역사가 흐르는 동안, 모든 성인의 통공 안에서 다양한 영성이 발전해 왔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교의 갖가지 영성은 기도의 살아 있는 전통에 참여하는 것”으로서, 신자들에게는 “필수적인 안내자”(2684항)입니다.
기도의 봉사자들(2685~2690항)
그리스도인 가정은 기도를 가르치는 첫째 장소입니다. 그리스도인의 가정은 ‘가정 교회’입니다. 가정에서 하느님의 자녀들은 ‘교회로서’ 끊임없이 기도하는 법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가정에서 날마다 바치는 기도는 교회의 생생한 기억을 특히 어린이들에게 처음으로 증언해 줍니다.
서품된 봉사자인 성직자들도 기도의 봉사자입니다. 이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자매가 된 신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칠 의무를 지고 있습니다. 하느님 백성을 기도가 솟아나는 샘, 곧 하느님 말씀과 전례와 하느님을 향한 삶으로 인도하기 위해 서품됐기 때문입니다.
수도자들, 곧 봉헌생활을 하는 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수도자가 그들의 전 생애를 기도하는 데에 바쳤습니다. 또 많은 은수자와 남녀 수도자가 하느님을 찬양하고 백성을 위해 전구하는 데에 일생을 보냈습니다. 사실, 봉헌생활의 힘은 기도에 있습니다. 기도하지 않고서는 봉헌생활을 유지하거나 확산할 수 없습니다. “기도는 교회 안에서 관상 생활과 영성 생활이 솟아나는 원천 중 하나”(2687항)입니다.
교리교육도 기도의 봉사자입니다. 교리교육의 목표는 △개인 기도 중에 하느님 말씀을 묵상하고 △전례 기도 중에 하느님 말씀을 현재 상황에 연결시켜 그 말씀을 항상 내면화하여 열매를 맺도록 하는 데에 있기 때문입니다. 기도 생활을 위해서는 기도문을 암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의미를 음미하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기도 모임 또는 기도 학교들도 기도의 봉사자입니다. 성령께서는 어떤 신자들에게는 지혜와 믿음과 식별의 은총 곧 영적 지도의 은총을 주십니다. 기도라는 공동선을 위해서지요. 이들 역시 기도의 봉사자들입니다.
기도에 적합한 장소(2691항)
하느님의 집인 성당은 본당 공동체가 바치는 전례 기도에 적합한 곳입니다. 본당은 또한 성체 안에 실제로 현존해 계시는 그리스도를 흠숭하기에 가장 알맞은 장소이기도 합니다.
개인 기도를 드리기 위한 장소로는 성경과 성화들이 비치돼 있는 ‘기도의 골방’이 적합한 기도 장소입니다. 가정에 이러한 작은 공간이 있으면 개인 기도만이 아니라 가족의 공동 기도를 촉진시켜 줍니다.
수도원과 순례지(성지)들도 기도에 적합한 장소입니다. 순례는 천국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의 여정을 상기시켜 주며, 순례지(성지)는 기도를 체험하는 특별한 곳입니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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