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기도의 전통 (「가톨릭 교회 교리서」 2697~2758항)
기도 생활이란(2697~2699항)
신앙생활은 한 마디로 사랑의 이중 계명을 실천하는 생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의 이중 계명이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는 것을 말하지요. 이 사랑의 이중 계명을 실천하는 데에 기본이 바로 기도 생활입니다.
교리서는 기도를 “새 마음의 생명”이라고 부르면서 그리스도 신자들은 “순간순간 기도에서 생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2697항). 나지안조의 그레고리오(330~390) 성인은 “숨을 쉬는 것보다 더 자주 하느님을 생각해야 한다”고까지 말하면서 그리스도 신자 생활에서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 말은 호흡하는 것처럼 언제나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교리서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그러나 일정 시간에 의식적으로 기도하지 않으면, ‘어느 때에나’ 기도할 수 없다”(2697항). 말하자면 기도는 호흡을 통해 육신이 생기를 얻는 것처럼 영혼에 생기를 주는 것이지만, 호흡하지 않으면 금방 숨이 차오르고 고통을 느끼는 것과 달리 기도는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고통을 금방 느끼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기도를 하지 않으면 영혼은 차츰 생기를 잃고 우리는 영적으로 병이 들게 됩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기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의식적으로 기도하는 것이 마치 호흡하는 것처럼 습관이 될 때 비로소 언제나 기도할 수 있습니다. 의식적으로 기도하려면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기도를 바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교회는 전통적으로 지속적인 기도를 함양시켜 주는 주기적인 기도를 신자들에게 권해 왔습니다. 날마다 바치는 기도로는 아침기도와 저녁기도, 식사 전후의 기도, 시간전례인 성무일도가 대표적입니다. 삼종기도 역시 날마다 일정한 때에 바치는 기도이지요. 그리고 주일에는 성찬례를 중심으로 무엇보다 기도로써 거룩하게 지냅니다.
교회는 또 인류 구원 역사의 핵심이자 절정인 강생(예수님 탄생)과 파스카(수난과 부활)를 중심으로 구원 역사 전체를 1년 주기 안에 기념하고 있는데, 이를 전례주년이라고 하지요. 이 전례주년 역시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의 기도 생활에 근본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림시기에는 종말에 오실 그리스도의 재림과 함께 하느님이 사람이 되심을 기념하는 성탄을 기다리며 그에 맞는 삶을 살고자 노력하며 기도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기도 생활에 기본이 되고 도움이 되는 시간을 통해서 우리는 기도할 뿐 아니라 평소에도 기회가 되는 대로 기도를 생활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성모 마리아와 함께 예수님의 구원 신비를 묵상하며 바치는 묵주기도와 화살처럼 짧은 순간에 지향을 담아 기도한다고 해서 ‘화살기도’라고 부르는 기도들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바칠 수 있는 대표적인 기도들입니다.
그리스도 신자 생활에서 이렇게 중요한 기도 생활을 교회는 전통적으로 세 가지 방식으로 표현해 왔습니다. 소리 기도, 묵상 기도, 그리고 관상 기도입니다. 이 세 가지 기도 형태의 공통점은 마음을 가다듬는 데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간직하고 또 하느님의 현존 앞에 머물고자 하는 노력에 따라, 이 세 가지 기도의 형태는 기도 생활을 깊이 있게 해준다”(2699항)고 교리서는 설명합니다.
세 가지 기도 형태를 차례로 살펴본 후 이어서 기도의 싸움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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