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길①(2663~2672항)
교회는 살아 있는 기도 전통 안에서, 역사적 사회적 상황에 따라 기도의 언어를 신자들에게 제시합니다. 기도의 언어란 기도를 표현하는 것으로, 말과 음악과 동작과 성화같은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기도의 표현 곧 기도의 길들이 사도들의 신앙 전통에 충실한지를 판단하는 것은 “교도권의 권한”이며, 이 기도의 길들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는 것은 “사목자들과 교리교사들의 일”입니다.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이 기도의 길들이 “언제나 예수그리스도와 관련돼 있다”는 것입니다(2663항).
성부께 드리는 기도
우리의 기도는 궁극적으로 성부이신 하느님 아버지께 바치는 것입니다. 이 기도의 표현 곧 기도의 길들은 여러 가지이지만, 그 길들은 사실은 하나일 뿐입니다. 교리서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그리스도교 기도의 길은 오로지 그리스도뿐이다. 우리의 기도는 그것이 공동체적이든 개인적이든 소리를 내어 하는 것이든 마음속으로 하는 것이든,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는 기도가 되어야만 성부께 다다르게 된다. 예수님의 거룩한 인성은 성령께서 아버지이신 하느님께 기도하는 법을 가르치는 길이다”(2264항).
예수님께 드리는 기도(2665~2669항)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께 기도하는 법을 배웁니다.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하면서 다양한 호칭으로 예수님을 부르며 기도를 바칩니다. 예를 들면, 하느님의 아들, 하느님의 말씀, 주님, 구세주, 하느님의 어린양, 임금님, 사랑하는 아들, 동정녀의 아들, 착한 목자 등등으로 말이지요.
이 모든 호칭을 집약하는 이름이 ‘예수’입니다. 예수란 ‘하느님께서 구원하신다’는 뜻입니다(마태 1,21 참조). 교리서는 “예수라는 이름은 모든 것, 곧 하느님과 인간, 창조와 구원의 경륜 전부를 내포한다”고 밝힙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부르면서 기도한다는 것은 또한 예수님께 기도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는 기도는 동방과 서방 교회의 기도 전통 안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왔습니다. 그중 가장 흔한 기도는 “하느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님, 저희 죄인에게 자비를 베푸소서”하고 바치는 기도입니다.
교리서는 또 “예수님의 거룩한 이름을 부르는 것은 늘 기도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길”(2668항)이라고 설명합니다. 사실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는 기도는 어느 때라도 가능한 기도입니다.
오소서 성령님(2670~2672항)
그러나 성령의 인도를 받지 않고서는 아무도 ‘예수는 주님이시다’ 하고 고백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예수님께 기도를 드린다고 하지만 사실은 성령께서 미리 은총을 베푸시어 우리를 기도의 길로 이끄시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우리에게 “날마다, 특별히 모든 중요한 활동을 시작하고 마칠 때에 성령께 간청하라”(2670항)고 권고합니다.
어떻게 성령께 간청해야 할까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위로자이신 성령을 보내 주시기를 성부께 간청”(2671항)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청하면 성령을 보내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요한 14,16 참조).
하지만 “오소서, 성령님, 믿는 이들의 마음을 충만하게 하시고, 그들 안에 사랑의 불을 놓으소서!” 하고 성령께 직접 간구하는 기도 역시 교회의 오랜 전통 안에 있는 기도입니다.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성령과 일치할 때 교회의 기도가 됩니다.
이창훈 기자 changhl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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