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끈 ‘미드’ 뉴스룸. 한 일화에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원전) 사고를 다룬다. 극 중 ‘대타’ 앵커 슬로안은 도쿄전력 대변인에게 진실을 숨기고 있다며 격분한다. 급기야 그는 미국 뉴스에서 일본어를 섞어가며 격노해 방송사고를 냈다. 물론 이 이야기는 픽션이다. 하지만 대중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도쿄전력의 사실 은폐 정황을 기억하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13년이 흐른 현재 원자력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지난 8월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의 2024년 상반기 에너지 국민 의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1.9%는 원자력 발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정부도 해외 원전 시공 수주 등 경제적 성과를 앞세우고 있다. 오염수 방류 문제는 언론의 팩트체크를 거치기도 했다. 오염수 방류에 따른 문제는 적을 것이라는 게 다수 원자력 전문가의 의견이 됐다.
하지만 각국 정부가 데이터 속의 맥락을 전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여전히 원전과 인근 지역에서 알려지지 않은 방사능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 지역 한 활동가는 “월성 지역 주민은 원전에서 하청의 하청으로 일하면서 초임 연봉으로 4000만 원 이상을 수령한다”면서 “다른 3차 하청 근로자들이 이만큼 받을 수 있을까”라고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더불어 원전 내 직원들에게서 피폭 문제가 공론화되지 않는 것은 한수원 정규직 직원들이 원전 안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라는 전언도 있었다.
종교계를 비롯한 시민 다수가 ‘탈핵’을 외친다. 원자력 관련 긍정적 보도에도 방사능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은 주장만은 아닐 것이다. 이미 인류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를 경험적으로 체득했기 때문이다. 생태계와 공공의 문제에 회복할 수 없는 재앙이 될 수 있음을 경험한 만큼 사실 너머 진실을 찾고자 하는 이들은 오늘도 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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