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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목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갑작스러운 화재로 모든 것 잃어

참 빛 사랑 2024. 5. 20. 20:28
 
 
불타 버린 김효주 아녜스씨의 집.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에 사는 김효주 아녜스(66)씨에게 지난 2월 21일 밤은 악몽 그 자체였다. “성당 모임을 조금 늦게까지 했어요. 이런저런 문제로 얘기할 게 많아서 자꾸 늦어졌죠. 집으로 오는데 다리 앞에서 경찰 두 명이 못 올라간다고 차를 세우라고 그래요. 멀리 소방차들이 보이고요. ‘왜 그러냐’고 했더니 불이 났다고 해요. 아무래도 예감이 이상해서 차를 세우고 뛰어 올라갔어요. 그때가 밤 10시 반인데 집이 그냥 다 타고 없었어요.”

김씨는 반려견 망고를 미친 듯이 찾았다. 시장에 갈 때는 따라와도 “할머니 성당에 갔다 올게”하면 신기하게도 집에서 기다리던 반려견이었다. 경찰과 소방관들은 안전을 우려해 통제선을 치고 접근을 막았다. 펜션을 하는 이웃이 방을 내주었다.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었다.

이튿날 아침 불탄 집을 샅샅이 뒤져 LPG 가스통 사이에서 까맣게 탄 망고를 발견했다. “말 못하는 짐승이 얼마나 간장을 태웠을까요. 가스가 폭발할 때 튕겨나간 것 같아요. 머리하고 몸통이 두 동강 나서 탔더라고요. 망고를 찾고 나서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드렸어요. 지금도 많이 슬픕니다. 망고를 묻어주고 나니 마음이 좀 낫더라고요.”

그는 졸지에 집을 잃은 처지가 됐다. 당장 밥 먹을 숟가락과 밥그릇, 갈아입을 속옷조차 없었다. “불이 났으니까 진짜 알거지가 된 거죠. 은행에 전화해서 화재로 집이 모두 탔으니 대출금 상환을 1년만 연기해달라고 했더니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김씨는 타다 남은 이 말씀을 보면서 기운을 얻는다고 한다.

다행인 것은 별채가 타지 않고 남은 것이다. 급한 대로 방을 치우고 누울 곳을 찾았다. 딱한 소식을 들은 본당 교우들이 팔을 걷고 나섰다. 비록 중고지만 그릇이며 이불 등 살림살이와 전자레인지·냉장고 같은 가전제품을 가져다줬다. 불타버린 집을 철거하는 데 들어간 비용도 성당에서 모금해서 지원해줬다.

서울에 살던 김씨는 5년 전 건강이 악화되고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하던 장사를 접고 이곳으로 왔다. 평소 가깝게 지내던 지인이 헐값에 넘겨줬다. “어느 날 ‘나 어디 산골에 혼자 들어가서 살았으면 좋겠다. 몸도 아프고’ 이랬더니 ‘진짜 가실래요?’ 해요. 와보니까 살만 하더라고요. 당장 돈이 없어 3000만 원을 빌려 집을 고치고 살았죠. 여기 와서는 요양보호사 일을 하면서 생활했어요.”

김씨는 이곳으로 온 1년 후 모든 것을 봉헌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입한 후 제가 죽거나 혹시 그 전이라도 집을 팔게 되면 하느님께 봉헌하겠다고 서약서를 썼습니다. 제가 콩팥과 심장이 좋지 않아요. 식당을 해서 다시 잘 살아가고 싶습니다. 얼른 빚을 갚고 제게 도움 준 은인들에게 보답해야죠.”

이상도 선임기자 raelly1@cpbc.co.kr

후견인: 의정부교구 수동본당 주임 라병국 신부


“김효주 아녜스 자매님 집에 갑자기 화재가 일어나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자매님이 희망을 잃지 않고 힘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가톨릭평화신문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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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19일부터 25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