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제57차 성소 주일 담화
프란치스코 교황이 하느님의 부르심(聖召)에 응답하는 이들의 삶을 감사, 용기, 고단함, 찬미로 표현하며 “교회가 공동체 일상 사목을 통해 계속해서 성소를 증진할 수 있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제57차 성소 주일(3일)을 맞아 ‘성소에 관한 표현들’이라는 제목의 담화를 발표하고 감사, 용기, 고단함, 찬미라는 네 단어로 성소자가 걷는 길을 집약했다. 이어 성소 주일 복음 구절(마태 14,22-33, 물 위를 걸으신 예수님과 제자들에 관한 일화)과 네 단어를 연결 지으면서 “복음은 우리에게 이 힘겨운 여정에서 우리가 혼자가 아님을 말해 준다”고 설명했다.
성소에 관한 첫 번째 표현으로 ‘감사’를 선택한 교황은 “올바른 항로를 향해 배를 저어가야 하는 과제는 우리 노력에만 맡겨진 일도, 우리가 선택한 여정에만 달려있는 것도 아니다”고 일깨웠다. 이어 “마음을 열어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께서 우리 삶 안에 들어오시는 것을 깨달을 때라야 우리는 성소를 발견하고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교황은 성소 여정에서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4,27)는 말씀과 언제나 함께해야 한다며 ‘용기’를 당부했다. “부르심을 받을 때 우리가 보이는 첫 반응은 불신의 유령인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하면서 주님께서 정해 주신 진로를 선택하지 못하게 가로막고 마음을 어지럽히는 유령을 두려워하지 말기를 요청했다.
교황은 ‘고단함’이라는 표현을 쓰며 “마음을 짓누르는 고립감, 성소의 강렬한 불꽃을 차츰 사그라들게 만드는 타성에 젖어 버릴 위험, 시대의 불확실성과 불안함의 무게, 미래에 대한 걱정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주님을 믿고 물 위를 걷다가 두려움으로 물에 빠진 베드로를 언급한 교황은 “피로나 두려움 때문에 우리가 물에 빠져들기 시작할 때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손을 내밀어 주시고 우리가 성소를 기쁘고 활기차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열정을 주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찬미’를 이야기한 교황은 찬미의 모범으로 성모 마리아를 예로 들었다. 두려움과 환난 가운데서도 믿음을 간직하며 용감하게 성소를 받아들인 성모의 삶이 “주님을 향한 영원한 찬미의 노래가 됐다”면서 성소의 길을 걷는 이들의 삶도 온 세상을 향한 찬미의 노래가 되기를 희망했다.
한편, 교황은 이번 담화에서 성소자를 사제와 수도자로 한정하지 않았다. 성품 사제직, 축성 생활과 함께 혼인 생활을 나란히 언급하며 부부 역시 하느님 부르심의 길을 걷는 성소자임을 깨닫게 했다. 박수정 catherin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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