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구장 부활 메시지, “부활의 증인으로 삶의 자리에서 사랑과 희망의 등불 비추자” 당부
▲ 코로나19로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 중단이 연장됐다. 부활 대축일에는 공동체가 모여 주님 부활의 기쁨을 나눌 수 있으리라 믿었기에 실망도 적지 않다. 색색으로 꾸며진 부활 달걀과 아이들의 웃음에서 작은 위로를 얻는다.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지나 공동체가 부활의 기쁨을 함께 노래하는 그 날이 오기를 한마음으로 기도한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전국 교구장 주교들은 12일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아 부활 메시지를 발표하고, 코로나19 사태에도 부활의 기쁨과 희망이 이 땅에 가득하기를 기원했다. 교구장 주교들은 코로나19로 고생하는 의료진, 선행과 자선으로 사상 초유의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감사와 격려를 전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사순 시기를 시작하면서 우리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과 함께하는 미사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면서 “미사를 봉헌하지 못하고 성체도 영하지 못하는 힘든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신앙생활을 하시는 신자 여러분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염 추기경은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에게 희망의 빛이 되어주신다”며 특히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어주고, 서로를 배려와 사랑으로 대하면서 이 시련의 시간을 잘 견디어 나아가자고 거듭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중심에서 많은 고통을 겪은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날마다 긴장된 마음으로 뉴스를 접하며, 항상 마스크를 끼고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경계하며 보낸 사순 시기였다”고 말했다. 조 대주교는 “병으로 신음하는 현실에서 육체적ㆍ정신적ㆍ영적으로 치유가 필요하다”면서 “어둡고 답답한 마음을 걷어내고 기쁘게 부활을 맞으며 희망 속에서 매일을 살아가자”고 덧붙였다.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는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고통, 절망, 죄, 죽음의 벼랑 끝에서도 결코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신다”며 “부활 신앙은 고통 속에서도 기쁨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며, 슬퍼하고 고뇌하는 이웃과 함께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전례 없는 시련을 겪으면서도 의연한 자세로 대처하며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나누는 사랑을 실천했다”며 “아직 시련 속에 있지만, 그보다 더 강한 믿음으로 부활을 노래하며 상처 입은 온 세상에 새살이 돋아날 그때까지 희망을 잃지 말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는 “올해 주님의 부활은 코로나 사태로 힘든 우리에게 더 절실하다”면서 “부활은 우리에게 희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구장 주교들은 또 부활의 증인으로 삶의 자리에서 사랑과 희망의 등불을 비추자고 입을 모았다. 또한, 지구가 ‘인류 공동의 집’임을 기억하고, 생태 친화적 삶을 살자고 제안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 참여도 독려했다.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는 “인간이 생각하지 못했던 신종 바이러스 출몰의 원인이 인간의 지나친 과욕 때문이었음을 부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환경을 위해 스스로 헌신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라고 밝혔다.
춘천교구장 김운회 주교는 전쟁과 불의, 무관심과 홀대로 중병이 든 지구의 외침에 귀 기울이지 않은 인간의 욕심을 지적했다. 그는 이익과 성장, 소비가 아닌 정의와 평화, 자비와 사랑을 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는 “부활 신앙은 우리에게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인내하며 끊임없이 사랑을 선택하도록 독려하고 다그친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을 내어주고 가진 것을 나누는 사랑의 실천으로 주님 부활의 증인이 되자”고 촉구했다.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는 “서로가 몸으로는 거리를 두더라도 마음으로는 더 가까이 만나고, 힘들고 아파하고 있는 이웃들과 더욱 함께하자”면서 “부활의 힘으로 함께 견디어 내고 부활의 힘으로 다시 일어서자”고 말했다.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생명을 존중하고 약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인, 생태와 환경을 보호하고 서로 대화하고 타협하여 소통할 줄 아는 사람을 뽑자”고 권고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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