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위, 하느님의 종 ‘홍용호 주교와 동료 80위’ 시복 예비심사
▲ 하느님의 종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 시복 예비심사 재판장인 유흥식
주교(가운데)와 사제·수도자들이 2월 27일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원에서 시복 대상
수녀들의 유품을 살펴보고 있다.
하느님의 종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 시복 예비심사 현장조사가 시작됐다.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위원장 유흥식 주교)는 2월 26~28일 시복 법정 제11회기를 열고, 서울대교구를 중심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현장조사는 순교자들이 묻힌 곳과 피랍 장소, 생활하던 거처에서 장엄 예식이나 찬양 기도 등 공적 경배가 이뤄졌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재판장 유흥식 주교를 비롯한 재판진과 서울대교구 조사 담당 조한건 신부와 한국교회사연구소 관계자 등 20여 명이 동행했다.
첫째 날인 2월 26일 첫 조사장소는 초대 교황사절 패트릭 번(Ptrick Byrne) 주교가 생활했던 교황대사관이었다.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와 메리놀외방선교회 한국지부장 함제도 신부도 조사에 참여했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매일 미사를 봉헌하기 전에 번 주교 초상화를 보고 기도한다”며 “번 주교님을 멘토로 생각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이어 “번 주교는 교황대사로서의 소명에 영감을 주시는 분”이라며 “주교님의 영성을 따라 함께 손잡고 걷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진과 조사단은 이현종ㆍ김선영 신부가 묻힌 용산 성직자 묘지와 여러 사제들이 생활하고 납치됐던 용산 예수성심신학교(현 성심여자중고등학교)를 조사했다. 또 순교자들이 머물다 체포된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원과 명동대성당, 서울대교구 역사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전 교구청ㆍ주교관 등을 확인했다.
27일에는 옛 서울 가르멜 여자수도원(현 혜화동 주교관)과 현 서울 가르멜 여자수도원을 조사했다. 1950년 수도원 설립 10주년을 맞아 혜화동 수도원에 심은 나무와 포로생활 당시 사용한 바늘 등 유품을 확인했다. 또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원과 동성중고등학교 소신학교 터도 찾았다. 혜화동 가톨릭대 신학대학에서 우연히 현장조사단을 만난 구요비 주교는 “중요한 일인만큼 현장조사 작업이 잘 진행되길 바란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28일에는 이현종 신부와 서봉구(마리노) 순교자가 북한군에게 총살당한 서울 도림동성당을 방문했다. 성당 기념관에서 전시 중인 이 신부의 유품과 서봉구 순교자가 쳤던 성당 종을 확인했다. 또 절두산순교성지와 중림동약현성당에서 보관하고 있는 순교자들의 유품 진위를 조사했다. 마지막 일정으로 체포된 성직자들이 갇혀있던 서울 소공동 삼일빌딩의 위치를 확인했다.
앞서 재판장 유흥식 주교는 개정식에서 “남북의 새로운 평화의 길이 열리는 시기에 하느님의 종을 기억하며 관련된 현장을 방문하게 된 것은 큰 은총”이라며 “특별히 이분들이 하늘에서 우리 교회와 남과 북의 통일을 위해 빌어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도 “6ㆍ25 때 순교한 하느님의 종 81위는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신앙의 증거자”라며 “그들의 삶을 본받자”고 강조했다. 이어 “순교자들에 대한 목격자들의 증언이 이뤄질 수 있을 때 시복시성이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하느님의 종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80위는 6ㆍ25 전쟁 당시 순교한 근현대 신앙의 증인들이다. 시복시성주교특위는 7월까지 광주대교구와 전주, 인천 등 총 9개 교구에 대한 현장조사를 시행한다. 현장조사를 마치면 조서를 완성해 영어로 번역한 후 교황청 시성성으로 보낼 예정이다.
백슬기·전은지·장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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