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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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종합

평신도 사도직 반세기 돌아보고 새로운 복음화 다짐.

참 빛 사랑 2018. 7. 26. 22:12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창립 50주년


▲ 한국 평협 창립 5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주교단과 한국 평협 대표 및 임원들이 

미사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신앙 선조들의 굳건한 믿음과 열정을 고스란히 이어받아 평신도 사도직을 수행해온 큰 일꾼들의 모임. 평신도들의 대표 조직 기구체인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가 21일 대전교구 대흥동주교좌성당에서 개최한 한국 평협 창립 50주년 기념행사는 평협이 그간 수행해온 반세기 평신도 사도직의 과업을 돌아보고, 앞으로 50년을 굳건히 하는 다짐을 주님 앞에 봉헌하는 자리였다.


다채로운 행사로 반세기 평신도 사도직 기념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요한 15,16)를 주제로 열린 한국 평협 창립 50주년 기념행사는 50년 전 한국 평협이 창립된 바로 그 장소인 대전 대흥동성당에서 열렸다. 행사는 ‘한국 평신도 희년’ 정신에 맞갖은 성극, 강연, 기념 미사 등으로 다채롭게 꾸며졌다.

“하나,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며 정점인 미사와 성사에 자주 참여하여 영적 힘을 얻고, 이를 우리 사도직 활동의 양식으로 삼겠습니다!”

▲ 한국 평협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전국 평협 대표와 임원들이 선언문

   낭독을 통해 미래 교회 발전의 동반자가 될 것을 새롭게 다지고 있다.




한국 평협 손병선(아우구스티노) 회장이 제대에 올라 한국 평협 50주년 선언문 ‘세상과 함께하는 그리스도인 평신도’를 낭독하자 700여 명의 평신도들은 목청껏 다짐을 외쳤다. 한국 평협은 선언문을 통해 △성사생활 적극 참여를 통한 사도직 활동 고양 △하느님 말씀을 나침반으로 삼아 실천에 힘쓰기 △소외된 이웃 및 청년과 연대해 사회 정의와 공동선 실현 △인간과 자연의 생명 존중 및 생태계 보전 △분단과 분열의 아픔 치유를 위한 용서ㆍ화해ㆍ협력 등 분야별 사도직을 새롭게 다졌다.



▲ 20세기 참 모범의 평신도 김익진 프란치스코의 삶을 그린 ‘빛으로 나아가다’

   성극이 초연되고 있다.





김익진 프란치스코 연극과 ‘미래 한국 평협’ 특강

“영원한 생명? 그게 대체 무엇이기에 1000년도 전에 죽은 예수라는 사람을 따르다니. 프란치스코 성인처럼 살아보면 알 수 있을까?”

20세기 가장 모범적인 삶을 살았던 이 땅의 평신도. 김익진(프란치스코, 1906~1970)은 일본 유학 시절 고서점에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책으로 접한 뒤 깊이 감명을 받고 성인 닮은 삶을 산다. 김익진의 생애와 신앙적 삶을 다룬 ‘빛으로 나아가다’는 서울가톨릭연극협회가 ‘한국 평협 창립 50주년’을 맞아 기획해 이날 초연한 작품이다.

일제 강점기 목포 만석꾼의 아들로 태어난 익진은 1935년 프란치스코 성인의 삶을 접한 뒤 세례를 받고 누구보다 신앙에 귀의한 삶을 산다. 김익진은 물려받은 소유지를 모두 소작인과 교구에 기증하고 청빈과 비움의 삶을 살았으며, 한국에서 처음으로 「레지오 마리애 직무수첩」 등 서적들을 번역해 한국교회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작품은 중년의 노인이 된 김익진이 딸 김화영(예수 까리따스 우애회) 수녀와 대화로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그려졌다.

작품으로 김익진을 만난 평협 대표들은 열정적으로 주님 뜻을 따랐던 그의 삶에 매료됐다. 통역사 도움으로 작품을 감상한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공연 후 연기자들을 만나 격려하고, 묵주를 선물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평신도들은 ‘하느님 백성’으로서 평신도 존엄성과 사도직, 그리스도 사제직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후 성극 무대는 ‘한국 평신도 활동의 미래’를 논하는 강연장으로 바뀌었다. 최홍준(파비아노) 한국 평협 고문은 ‘한국 평신도 활동의 연원과 방향성’ 주제 특강을 통해 한국 평협의 설립 당시 배경과 평신도 활동상을 전하면서 “그리스도인은 누구나 하느님 나라를 궁극의 목표로 삼아 성인의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며 “평신도 운동의 미래는 더욱 긍정적이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교회 발전과 함께한 평협


한국 평협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과 가르침에 따라 교회와 사회 안의 평신도 사도직의 활발한 수행을 위해 공의회 폐막 3년여 만인 1968년 7월 23일 대전 대흥동성당에서 창립했다.

한국 평협은 교회와 세상에 파견된 평신도들이 다양한 사도직 수행을 통해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데 크게 이바지해왔다. 한국 평협은 창립 직후 주교회의에 건의해 ‘평신도의 날’ 제정을 이끌어냈고, 이후 선교ㆍ가정ㆍ생명ㆍ문화ㆍ정치ㆍ교육ㆍ민족화해 등 교회 모든 사목 분야의 동반자 역할을 해왔다. ‘내탓이오’, ‘똑바로’,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 등 신앙 캠페인으로 신자들의 평신도 사명을 북돋았다. 또 매년 각 교구 지침에 따른 행사, 교육, 복음화 사업을 펼치는 등 반세기 동안 수많은 과업을 이룩해왔다. 한국 평협의 원동력은 230여 년 전 자발적으로 신앙을 받아들인 평신도 선조들의 굳건한 믿음과 신앙 열정에 기반한다.


▲ 부산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도 21일 주교좌 남천성당에서 교구장 황철수 주교

   주례로 ‘한국 평신도 희년’ 기념 미사를 봉헌하고, 희년의 정신을 되새겼다. 

   전상해 명예기자




새로운 50년 향한 거룩한 미사 봉헌

주교단과 사제단이 공동집전한 한국 평협 창립 50주년 감사 미사는 새 50년을 향한 사제직ㆍ왕직ㆍ예언직을 공고히 하는 시간이었다.

미사를 주례한 유흥식 주교는 “오늘 이 자리는 한국교회의 내일을 여는 축복의 시간이자, 앞으로 더욱 하느님께 자신을 내어드리는 그리스도인이 되자는 다짐의 시간”이라며 “신앙 선조들을 뒤따르는 순교의 정신으로 그리스도 십자가의 힘을 믿고 함께 걸어가자”고 당부했다.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도 축사를 통해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받아들인 소중한 한국교회 신앙 유산은 여러분의 종교적 열정과 자선의 실천을 통해 오늘도 생생히 이어지고 있다”고 치하했다.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회 위원장 손희송 주교도 “50년 전 창립 때 베풀어주신 하느님 은총이 오늘날에도 여러분을 비춰 교회가 세상에 하느님을 드러내도록 각자의 사명을 잘 수행해나가는 힘을 발휘해주시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영상 축사를 통해 “모든 평신도가 각자 삶의 자리에서 열심히 복음을 전해오며 교회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며 “세상 유혹에 두려워하지 않고, 가난하고 배제되고 소외된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주역이 되자”고 전했다.

손병선 회장은 “신앙 선조들을 본받아 하느님 구원사업에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협력자로서 복음화의 길에 앞장설 것”이라며 “신앙 적폐, 생활 적폐를 몰아내고, 식어가는 복음화의 빛을 새롭게 밝히며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는 공동체로 거듭나도록 힘차게 정진해가자”고 당부했다.



글·사진=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