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기획특집 1694

[기획 특집] 세계 여성의 날에 만난 교회 내 여성 노동자③ 명동대성당 제의실 직원 강신희씨

강신희씨는 “세탁할 때, 다리미질할 때, 제의를 차릴 때마다 모든 행위가 당신께 봉헌하는 기도”라고 기도한다. 한국 교회에서 가장 많은 미사가 봉헌되는 성당.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이다. 주일에만 미사 10대가 봉헌되고, 본당 사제만 7명이다. 한국 천주교회를 상징하는 대성당의 거룩하고 웅장한 제대 뒤편에서 묵묵히 청소와 세탁을 담당하는 이가 있다. 사제들이 미사 때 입는 제의를 세탁하고 다리는 일부터 전례 담당 수녀를 도와 미사 전 제단을 차리고, 제의실과 화장실 청소도 한다. 그리고 미사 시작 전 조용히 모습을 감춘다. 명동대성당 제의실 직원 강신희(가타리나, 59)씨를 만났다. 제단 뒤 전례 준비를 위한 공간 명동대성당 제의실은 제단 뒤쪽에 있다. 일반 신자들은 드나들 수 없거니와, 이런 큰 ..

기획특집 2024.04.02

“부활 축하합니다”

주님 부활 대축일, 신앙 안에서 살아가는 세계 각국의 한국인 가정 아이들이 부활 축하 인사를 건넵니다. 혼인과 출산의 기쁨이 사라져가는 저출산 시대, 하나된 보편 교회 신앙 안에서 사랑으로 어울려 사는 가족 이야기를 전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정에 접시가 날아다녀도 가정은 희망의 공장”이라며 “가정에는 항상 십자가가 있지만, 십자가 다음에 부활이 있다”(2015년, 미국 필라델피아 세계가정대회)고 말씀하셨습니다. 신앙 안에서 살아가는 네 가정의 일상은 ‘참된 인류애’를 그려나가는 아름다운 조각들입니다. 아이들이 보내온 부활 편지로 시작합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예수님 오시면 초콜릿 맘껏 먹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프랑스 리옹에 살고 있는 9살 줄리엣, 6살 에..

기획특집 2024.03.31

마카오 떠난 지 6개월여 만에 첫 선교 임지 방콕에 도착하다

브뤼기에르 신부 일행은 리고르 임금의 배려로 리고르에서 배를 타고 17일간의 항해 끝에 방콕항에 도착했다. 사진은 플로랑 주교가 거주했던 방콕 차오프라야 강 언저리에 있는 성 십자가 성당. 플로랑 주교가 활동하던 당시 성 십자가 성당은 목조 건물이었다. 구글 캡처 리고르 임금 배려로 방콕까지 배로 이동 탈롱(Thalon, 오늘날 파탈룽)에서 마침 순시차 이곳에 온 리고르 왕국의 임금을 예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300명의 호위병과 후궁 25명을 거닐고 저를 맞았습니다. 리고르 임금은 그리스도교 신앙이 없는 것 말고는 훌륭한 분입니다. 호감을 주는 인상이고 선의와 자애가 넘치는 분입니다. 그는 상냥하고 인기가 있으며 외국인들을 반깁니다. 정의를 실천하는 분이라 노동자들이 정당한 임금을 받기를 바랍니다. ..

기획특집 2024.03.29

하느님을 닮은 사람만이 하늘 향해 팔 벌리고 기도할 수 있습니다

[작품1] 십자가 처형 : 템페라, 85 x 52cm, 1500년경, 트레챠코프 미술관, 모스크바. 디오니시 작품, 여기서 키를 크게 그린 것은 거룩함, ‘하느님과 가까이 있음’ 즉, ‘하느님과 닮음’을 표현한 것이다. 이콘 그림 중간에 천사가 붉은 옷을 입은 자를 십자가 쪽으로 밀어 신약이 시작되었음을 나타내고, 다른 쪽의 천사는 이제 구약이 끝났으므로, 구약을 밀어냄을 표현하고 있다. (이사 43,18-19, 2코린 5,17) 등장인물 몸체 길게 그려 거룩함 강조 옷과 사물 표현할 때 직선·호·평면 사용 3. 서 있는 모습을 왜 길게 그릴까 사람들은 큰 키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요즈음은 키 크는 약을 먹거나 운동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더 크려고 노력합니다. 독일 유학 시절, 집 도배를 하려고 건..

기획특집 2024.03.28

그레고리오 16세 교황, 파리외전에 선교 맡기고 조선대목구 설정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의 조선대목구 설정 칙서. 포교성성, 파리외방전교회에 조선 선교 제안 교황청 포교성성으로부터 조선 선교의 제안을 받은 파리외방전교회 본부는 현실적으로 그 일이 실행 가능한지 먼저 파악하고,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파리 본부의 입장은 우선 조선 선교지를 맡기에는 선교사 인원이 부족하고 재정적 후원도 불확실하며, 가장 큰 문제는 조선에 들어갈 방법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고 파악하고 있었다. 당시 파리외방전교회의 운용방식은 단일 총장제에 의한 최종 결정방식이 아닌, 회칙에 따라 본부 지도자들과 각 지역 대목구장 주교들의 협의로 운영하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본부는 일단 조선 선교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각 지역 선교사들에게 공동서한을 보내 의..

기획특집 2024.03.28

다국적 신자 500여 명을 위해 미국 땅에 한국식 ‘집’을 지으려 합니다

우성모 신부가 막 사제품을 받고 한국에 온 1980년대 초. 목포 대성동본당 청년들과 함께 기념 촬영한 모습. 저는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골롬반외방선교회의 우성모(Al Utzig, 1983년 사제수품) 신부입니다. 1978년 생애 첫 선교 실습 발령을 받고, 신학생으로서 한국 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980년 당시 광주사태(현 5·18 민주화운동) 직후 저는 미국으로 돌아와 신학 과정을 마치고, 1983년 사제품을 받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목포 대성동성당에서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선교사로서 사목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대성동성당이 위치한 지역은 바닷물에 의한 침수가 빈번했기 때문에 목포시 대성동 일대의 지대를 만조 때보다 1m 이상 높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성당과 사제관을 허물고 새로..

기획특집 2024.03.27

[제11회 신앙체험수기] 장려상- 하느님은 이렇게 일하시는구나

언제부터인가 내 소개를 이렇게 하게 된다. “유방암, 폐 전이 4기, 5년차 암환자입니다. 오늘도 살려주시는 하느님 감사드립니다. 요즘은 세 명 중에 한 명꼴로 암 진단을 받는다고 하고 치료약도 좋아졌다고 하니, 병원 의사의 지시에 따라 항암·수술·방사선 치료를 하면 암은 사라지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병원 치료가 마무리될 무렵 유방암이 폐로 전이되었다. 처음 진단받을 때보다 훨씬 더 큰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고 길을 잃은 듯 헤매기 시작했다. 다시는 1년 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구나. 죽음이 코앞에 와 있었다. 의사 선생님은 4기 암환자의 항암제는 치료를 위한 것이 아닌 생명 유지를 위한 조치라고 매번 강조한다. 희망조차 품지 못하게 하는 잔인함이라니…. 젠장. 그때부터 4..

기획특집 2024.03.27

호위병과 함께 코끼리 타고 밀림 헤쳐가며 탈롱으로 향하다

브뤼기에르 주교는 케다에서 가톨릭 신자인 샴 왕국 대사의 도움으로 지역 관장인 리고르 왕자를 만나 스님과 똑같이 환대받았다. 폐허가 된 케다 렘부의 예수 성심 성당. Nutmeg books. 페낭 도착 후 행선지 모두 뒤틀어져 1827년 1월 12일 페낭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 계획을 수정해야만 했습니다. 한 프랑스인 선장이 타밸(Tavael)과 미얀마 남부 지역인 메르기(Mergui)를 거쳐 저를 샴으로 데려다 주겠다고 제안했기 때문입니다. 페낭의 선교사들은 이 제안을 환영했고 저 역시 동의했습니다. 페낭에 머무는 동안 장 바티스트 부쇼(Jean Baptiste Boucho)ㆍ바르브(Barbe) 신부가 사목하는 토종(Taujong)과 풀로티쿠(Poulo-Ticoux) 성당을 ..

기획특집 2024.03.20

너울 벗은 얼굴로 하느님을 닮아가고 있습니까

(작품1) 성 아타나시우스: 86.5 x 63cm, 템페라, 크레타 풍, 15세기, 테살로니카. 이단 아리우스주의에 대항하여 삼위일체 교리 확립에 공헌함. 1. 너울을 벗은 얼굴 언젠가 라디오에서 들었던 이야기로 웃음보가 터졌던 일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 이야기였습니다. 사슴이 거울을 보는 그림 밑에 ‘사슴이 ○○○ 봅니다’라는 문장을 써 놓고 “여기 빈칸에 알맞은 답을 써넣으세요”라는 문제가 나왔다고 합니다. 짐작건대 ‘사슴이 (거울을) 봅니다’가 정답인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빈칸에 ‘사슴이 (미쳤나) 봅니다’라고 쓴 것입니다. 아이고, 당연히 틀렸다고 할 수밖에. 아이의 순수함이 귀엽기만 합니다. 그 아이가 시험지에 쓴 답은 틀렸다고 해도, 실질적으로는 맞는 답일 수도 있습..

기획특집 2024.03.20

브뤼기에르 주교 “제가 조선에 가겠습니다” 선교 의지 피력

‘하느님의 종’ 바르톨로메오 브뤼기에르 주교. 마침내 교황청에 전달된 조선 교우들 편지 1811년과 1825년 전후로 보낸 조선 교우들의 편지는 마침내 교황청에 전달되었고, 그러한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또한, 1816년 이후 정하상(바오로)의 중국 북경 왕래와 유진길·조신철 등의 활동은 마침내 1831년 조선대목구 설정과 1834년 1월 중국인 유 파치피코(여항덕) 신부의 입국으로 결실을 보게 되었다. 가난과 굶주림 속에서도 미사와 성사의 은혜를 받고 싶은 신자들의 열정은 대단했다. 그런데 여기 조선대목구가 설정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선교사가 있었다. 바로 현재 ‘하느님의 종’으로 시복을 추진하고 있는 바르톨로메오 브뤼기에르 소(蘇) 주교이다. 한국 교회가 보편 교회에 정식으로 편입되는..

기획특집 2024.03.20

[제11회 신앙체험수기] 장려상- 하느님을 만나면서 삶은 다시

새벽 4시 어둠 속에서 조용히 호텔 로비를 향해 걸었다. 사위는 어둠 속에 묻혀 있었고 얕은 조명을 깔아놓은 로비는 살짝 흥분한 새벽의 아스라함을 풍겼다. 아직 아무도 나오지 않은 이른 시간, 폭풍 전야처럼 조용했지만 심장의 두근거림이 주위를 조금씩 흔들고 있었다. 잠시 후 리셉션의 불빛들이 하나둘 켜지고 저 멀리 이미 익숙해진 가이드의 움직임이 복도 끝에서 보였다. 잘 잤냐는 인사를 입으로 내뱉지도 못하고 눈으로만 말하는 그녀 역시 사뭇 긴장되어 있는 듯했다. 우리는 침묵 중에 새벽 공기를 나누며 다른 일행들을 기다렸다. 베들레헴 주님 탄생 대성전으로 향하는 길은 다른 일정과는 달랐다. 이곳은 러시아 정교회, 아르메니아 정교회와 함께 성당 소유권이 나누어져 있기에 약간의 분쟁들이 수시로 있고 그래서 미..

기획특집 2024.03.18

주 7일 70시간 진료 “한 사람이라도 더 돕기 위해”

그는 의사가 된 것을 ‘하느님의 부르심’이라 여겼다. 진료를 통해 어려운 이들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삶을 살아온 ‘박언휘종합내과’ 박언휘(엘리사벳) 원장 이야기다. 40년 넘게 의료 사각지대를 찾아 봉사와 나눔을 실천한 박 원장이 2월 LG의인상을 수상했다. 그는 “살신성인하는 사람에게 주는 상이라는데, 제가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상 이름에 걸맞은 사람이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양한 삶의 자리에서 들은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는 ‘타인의 삶’. 박 원장을 만났다. 박언휘 원장 병원의 한 쪽 벽면이 상패로 가득하다. 박 원장이 지금까지 받은 상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부르심이자 꿈 살신성인이란 부모님 가르침 따라 의사의 길 장애인 위한 점자 약봉지도 개발 40년 넘게 인술과 나눔 앞장서 ..

기획특집 2024.03.18

행복 담아 사제 밥상 차리는 주님의 식복사

2013년부터 식복사로 일해온 심금수씨. 그는 “신부님 밥 해드린 일이 내 생애 가장 기쁜 일”이라고 했다. 밥은 누구나 다 먹어야 한다. 살림 경력 30년차 주부에게 한 끼 밥상을 차려내는 일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밥을 먹는 사람은 밥을 차려내는 사람의 수고로움을 잘 알기 어렵다. 밥을 차리는 사람은 누군가의 고픈 배가 채워지는 것만으로 이미 배가 부르다. 그것이 밥을 차리는 수고에 대한 보상이라면 보상이다. 세계 여성의 날(3/8)을 맞아 두 번째 교회 내 여성 노동자를 만났다. 아들·딸을 사제와 수녀로 키우는 게 꿈이었다. 딸은 일찌감치 다른 길을 걸었지만, 아들은 고3 때까지 사제의 꿈을 꿨다. “아들이 고3 여름방학 때 성적표를 갖고 와서 신학교를 안 가겠다고 하는 거예요. 순간, 화가 너무 ..

기획특집 2024.03.17

빛이신 하느님을 받아들인 이는 다른 사람에게 향한다

(작품1) 블라디미르의 성모: 104 x 69cm, 템페라, 콘스탄티노플, 트레차코프 미술관, 모스크바 하느님은 청각 장애인? 우리가 하느님을 바라본다면 청각 장애인처럼 바라봐야 합니다. 청각 장애인과 대화를 하려면 정면으로 마주하고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야 눈빛, 얼굴 표정과 입술의 움직임, 얼굴에 흐르는 미소, 그 외에 느낌으로 서로에게 말하려고 하는 내용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누구를 만날 때, 비스듬히 옆으로 서서 다른 곳을 바라보며 악수를 한다면 상대방은 무척 기분이 나쁠 것입니다. 정면 모습은 만남의 자세입니다. 따라서 이콘의 정면 모습은 하느님과 만남을, 우리가 하느님을 만난다면 만남의 자세부터 갖춰야 할 것입니다. 그분은 빛이시기에 그 빛을 많이 받고자 하는 자세를 취해야 하..

기획특집 2024.03.15

‘조선 선교’ 마음에 품고 새 선교지 태국 샴대목구로 떠나다

브뤼기에르 신부가 1826년 12월 마카오에서 선교지로 배속받을 당시 샴대목구는 샴과 케다(말레이시아 북서부 지역), 피라, 리고르 왕국의 모든 지역과 라오스 왕국 일부를 관할하고 있었다. 그림은 샴대목구 관할도. 구글 캡처. 동료 선교사 페코 신부 선종으로 임지 변경 저의 선교 임지가 확정됐습니다. 파리외방전교회 극동대표부장 바루델(Jean-Louis Baroudel, 1801~1866) 신부는 제게 샴(태국)으로 떠날 것을 명했습니다. 저는 파리를 떠날 때 코친차이나 선교사로 내정돼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인사이동이었습니다.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은 본부에서 파견될 때 장상으로부터 선교 임지를 통보받습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처럼 교황 파견 선교 사제들이 마카오에 도착한 다음, 극동대표부가 배정한 새 ..

기획특집 2024.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