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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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생활

[사도직현장 에서]감사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참 빛 사랑 2024. 12. 27. 14:14
 


우리 학교에는 월중 계획표를 닮은 모양의 ‘감사 달력’이 있다. 1년 동안 기록할 수 있는 감사 달력에 매일 아침 방송의 첫 순서로 전교생이 작은 칸에 간단한 감사를 한가지씩 적는다. 처음엔 무엇에 대해 감사할지를 몰라 난감해하던 어린이들이 차츰 감사할 것을 찾아 표현하는 역량이 발전하고 있다.

가끔 ‘감사할 것이 없는데⋯’ 하면서도 금세 사소한 것들에 대한 감사를 찾아 적는다. 월말에는 각 학급에서 1~2명 감사 달력에서 한 가지를 골라 아침 방송시간에 보여주면서 낭독한다. 학생들은 “아, 저것도 감사할 수 있구나” 하며 일상을 보는 시선과 생각의 폭을 확장시킨다. 감사 달력을 찬찬히 읽으면 뭉클한 순간이 참 많다. 학생들이 친구와 선생님, 이웃들을 마음으로 만나고 접하는 생활공간과 그곳에서 빚어지는 일들을 눈여겨보며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이 놀랍다.

‘저를 행복하게 해주신 선생님들과 친구들에게 감사하고 무엇보다 항상 저를 보고 계신 하느님과 예수님께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기도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2학년) ‘감사 달력 덕분에 저희가 매일 작은 것에도 감사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3학년) ‘식목일을 통해 지구를 지킬 수 있어 감사해요.’(3학년) ‘오늘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3학년)

‘4월에 정말 감사한 일이 많았지만, 한편으론 조금 우울하고, 좌절했던 순간들도 있던 것 같다. 하지만 매일 이 달력이 나에게 따뜻한 마음을 알려주어 그런 순간들이 지워진 것 같다.’(4학년) ‘새 학기가 되어 새로운 마음으로 감사 달력을 하나하나 채워가며 내가 감사할 수 있는 것 같다. 1학년 때는 잘 몰랐지만 감사 달력도 좋은 습관이 된 것 같아 감사하다’(4학년) ‘오늘 아침에 창문으로 햇빛이 비치고 있어 따뜻하여 감사하고 오늘 사회모둠 활동에서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도 배우고 알게 되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6학년)

‘좋으시고 섭리하시는 하느님 중심성’은 노틀담 교육의 첫 번째 원리다. 감사 교육은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교육의 근원적 목표를 포함한 좋으신 하느님을 발견하고 감사드릴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우리 학교의 자랑이다.





박원희 수녀 (노틀담 수녀회, 인천 박문초등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