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와 교회 Ⅰ / 기스베르트 그레사케 신부 / 조한규 신부 옮김 / 가톨릭대학교출판부
10월은 묵주 기도 성월이다. 묵주 기도는 그리스도의 구세사적 업적을 성모님과 함께 관상하는 것이며, 성모님을 통해 그분의 신비를 묵상하는 기도다.
가톨릭교회에서 ‘마리아’만큼 자주 언급되는 주제도 드물다. 거의 모든 달에 성모님과 관련된 축일이나 기념일이 있을 정도다. 특히 한국 가톨릭교회에서 마리아는 매우 중요한 분이다. 레지오 마리애 등의 성모 신심 단체가 활발하게 활동 중이고, 어느 성당이나 입구에 커다란 성모상이 자리하고 있으며, 신자들의 집에도 십자가상과 함께 성모상을 모시고 있다. 그래서 때로는 ‘천주교는 마리아를 믿는다’는 어처구니없는 오해와 공격도 받는다. 하지만 많은 신앙인이 성모 마리아가 진정 누구시고, 어떤 분이기에 교회가 그토록 공경하고 자주 언급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2014년 독일에서 출간된 「마리아와 교회」는 그 해답을 입체적으로 서술한 책이다. 독일의 신학자 기스베르트 그레사케(1933~) 신부가 마리아에 관한 성경과 교부들의 가르침, 교의사적 흐름을 구체적이고 포괄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가톨릭교회 내의 올바른 마리아론을 제시한다. 특히 초기 교회가 이해했던 마리아의 모습, 마리아의 삶과 신앙이 교회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해 마리아론과 교회론의 관계를 바르게 규명하려고 노력했다.
“서방에서도 어머니인 교회와 어머니인 마리아 사이의 매우 긴밀한 관계가 부각되었다. 서방에서는 교회가 신앙을 전달하면서 마리아가 낳은 그 ‘몸’의 지체, 즉 ‘온전한 그리스도’의 지체를 낳는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생각했다.”(287쪽)
한글 번역본을 펴낸 서울대교구 조한규(가톨릭대학교 교수) 신부는 “교회는 마리아가 하느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낳은 분이기에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고백하고 동시에 성경이 예수님의 십자가 밑에 마리아가 있었다고 증언함으로써(참조: 요한 19,25) 마리아는 교회의 어머니가 됐다”며 “그래서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마리아가 그리스도인들의 어머니라 말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마리아와 교회의 관계는 그리스도교가 자리매김하던 초기부터 서로 밀접한 관계였고, 따라서 초기 교회의 시작과 정착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리아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며 “마리아에 대한 올바른 이해, 더 나아가 마리아론이 교회론에 어떤 영향과 결과를 미쳤는지를 이해한다면, 신학의 영역이 발전하는 것은 물론이고 신앙의 영역도 풍요로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글 번역본은 방대한 독일어 원서를 두 권으로 나누었다. 이번에 출간된 제1권은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제1장은 성경에서 증언하는 마리아에 대해, 제2장은 초기 교회 교부들이 이해한 마리아에 대해, 제3장은 마리아의 동정성에 대해, 제4장은 원죄 없이 잉태되심에 대해, 제5장은 마리아의 승천에 대해, 제6장은 지혜라는 개념을 통해 마리아를 바라보고, 마지막 제7장에서는 비가톨릭교회에서 바라보는 마리아에 대해 서술한다. 제2권은 2025년 2월 출간될 예정이다.
기스베르트 그레사케 신부는 독일 뮌스터대학교와 로마 그레고리오대학교에서 철학·신학·교회음악을 공부했고, 대학에서 신학을 가르치며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조한규 신부는 독일 본대학교에서 신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15년부터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고 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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