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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교리

장례 미사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통공 이뤄

참 빛 사랑 2022. 11. 14. 16:51

[가톨릭 영상 교리] (29)교회의 장례와 제례

▲ 그리스도인에게 죽음은 소멸이 아닌 영원한 생명의 시작이며, 장례 미사를 통해 고인의 죄와 죄의 결과가 정화되기를 성부께 청한다. 한 신자의 장례 미사에서 사제가 분향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그리스도인에게 죽음은 소멸이 아닌 영원한 생명의 시작이며, 장례 미사를 통해 고인의 죄와 죄의 결과가 정화되기를 성부께 청한다. 한 신자의 장례 미사에서 사제가 분향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몇 년 동안 암으로 투병해 오시면서 고통 가운데에서도 의연한 모습을 보이셨던 아버지가 끝내 하느님 곁으로 가셨습니다. 죽음을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막상 돌아가시고 나니 머릿속이 온통 하얘졌습니다. 정신이 없는 가운데 장례 절차를 밟았습니다. 먼저 형제들과 의논해서 장례식장을 알아보고 본당 사무실에 연락해서 장례 미사 일정도 잡았습니다. 장례 기간 많은 분이 조문을 오셨습니다. 선종봉사회 분들을 비롯해 레지오 마리애 단원분들까지…. 많은 신자분들이 오셔서 연도를 바쳐주셨습니다. 너무 고마웠습니다. 슬픈 가운데에서도 큰 힘이 됐습니다. 장례 미사는 아버지가 다니셨던 성당에서 봉헌됐습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에 아버지를 맡겨드리는 장례 미사 안에서 저는 비로소 아버지의 죽음이 이별이 아니라 부활을 위한 문이며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임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죽음은 소멸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의 시작입니다. 현세의 은총에서 내세의 영광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의 장례는 죽은 이가 하루빨리 부활의 영광을 누리도록 기도로 협력하는 시간이고, 나아가 자신에게 올 죽음과 부활을 되새기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가톨릭교회의 장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가톨릭교회의 장례 절차는 임종부터 시작됩니다. 죽음이 임박하면 가족들은 주위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상황에 따라 죽음을 앞둔 이에게 유언과 축복을 청하고 병자성사를 받게 합니다. 그리고 임종이 시작되면 임종을 돕는 기도를 바치며, 그 영혼을 하느님께 맡겨 드리고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주실 것을 기도합니다. 운명이 확인되면 모두가 무릎을 꿇고 운명 후에 바치는 기도를 올리며 고인의 영혼을 주님께 맡깁니다.

이후 정갈한 물로 얼굴을 씻어주고 손과 발을 가지런히 펴주며 두 손에 십자가나 묵주를 쥐어 주고 가슴 위에 얹고, 홑이불이나 하얀 보를 덮고 성수를 뿌린 후 가족과 친지, 본당에 알려 공동체의 기도를 청합니다. 다음으로 집이나 성당 영안실, 혹은 병원이나 전문 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리고 상주부터 분향한 후 문상을 받습니다.

문상은 소박하고 정중한 복장을 갖추고 빈소에 가서 성수를 뿌리고 분향한 후 고인과 상주에게 절을 하며 위로의 말을 건네도록 합니다. 이후 장례 기간 내내 고인을 위해 위령기도를 바칩니다. 그리고 보통의 경우 죽음이 분명히 확인된다고 보는 장례 2일 차 이후로 염습과 입관을 합니다. 염습과 입관이 끝나면 빈소에서 나와 성당으로 향하는 출관을 하고, 성당에서 장례 미사와 고별식을 가집니다.

교회는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제사를 성부께 봉헌함으로써 그 자녀의 죄와 그 죄의 결과가 정화되어 하늘나라 식탁의 완전한 파스카에 참여하게 해 주시기를 성부께 청합니다. 이렇게 거행된 성찬례를 통해 신자 공동체, 특히 죽은 이의 가족은 죽은 이가 한 지체로 살아 있는 그리스도의 신비체와 통공을 이루고, 죽은 이를 위하여 죽은 이와 함께 기도함으로써 ‘주님 안에 잠든’ 이와 친교를 이루며 살아가는 법을 배웁니다.

미사에 이어 고별식이 이어집니다. 고별식은 교회가 죽은 이를 하느님께 맡겨 드리는 것입니다. 또, 묘지로 가기 전에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세상을 떠난 형제에게 마지막으로 하는 인사입니다. 이 마지막 인사로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떠나는 이와의 헤어짐과 그와의 친교, 그리고 재회를 노래합니다.

뒤이어 묘지나 화장장으로 가는 운구 예식이 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죽음 너머의 영원한 생명을 희망하며 ‘죽은 이의 부활’이라는 신앙을 드러내는 매장을 전통적으로 장려합니다. 그러나 육신의 부활을 믿는 그리스도교의 교리를 부정하지 않는다면 화장도 허락합니다. 가톨릭교회는 또, 유골을 허공이나 땅이나 바다 등에 뿌리는 산골과 유골을 집에 보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범신론적 사고에 입각한 산골은 하느님의 존재도 받아들이지 않을 뿐 아니라 그분께서 세상을 초월해 계신다는 신앙을 부정하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묘지 공간에 마련된 수목, 화초, 잔디 등에 화장한 유골을 모시는 수목장을 포함한 자연장은 그리스도교의 부활 신앙을 반대하는 이유로 선택된 것이 아니라면 허용됩니다.(「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기 위하여」, 6항 참조)

“사실 우리는 죽어서도 서로 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길을 걸어가 같은 곳에서 다시 만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살기 때문에 결코 헤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그리스도 안에 결합되어 그분께 나아가고 있으며 우리 모두 그리스도 안에 함께 있게 될 것입니다.”(테살로니카의 성 시메온, 「장례 예식에 대하여」, 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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