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교황’ 영화 보고 토론하기 등 노골적으로 천주교 신자 겨냥
▲ 최근 유사종교에 속한 한 단체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미지를 활용해 만든 홍보 전단.
문화ㆍ예술 활동을 가장한 사이비ㆍ이단 종교들의 포교 활동이 더욱 다양하고 교묘해져 신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최근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미지까지 포교 활동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연초는 이단 종교들이 자신들의 교세를 알리거나 확장하기 위한 대외 홍보 및 포교활동을 가장 활발히 펼치는 시기다. 새내기 대학생들이 개강을 앞두고 부푼 마음으로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많은 이가 새로운 모임이나 동호회 활동에 참여하며 마음의 변화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도 이맘때다. 이때를 노려 포교활동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 유사 종교들의 패턴이다.
그래서 이 시기엔 함부로 거리 설문 조사에 응하면 안 된다. 개인 상담이나 공연, 세미나와 같은 문화 활동에 참여할 때에도 어느 단체가 주최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한국 교회는 인문학 강좌나 힐링 콘서트를 가장한 위장 세미나를 비롯해 위장 상담, 설문 조사, 문화 공연, 동호회 모임, 스마트폰 오픈 채팅 애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할 때 유사종교의 포교 활동이 아닌지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유사종교들은 이를 통해 개인정보 수집→친분 쌓기→성경공부로 이어지는 포교활동을 펼친다.
그런 가운데 최근 한 비종교기관 단체가 ‘두 교황 영화 보고 교황님과 평화나눔 토론하기 서촌으로 오세요’란 주제 행사를 2월에 개최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영화 ‘두 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 메시지를 갖고 토론한다는 내용이다. 일간지에 광고도 하고 있다. 그런데 행사를 주관한 업체가 유사종교 관련 위장 단체로 알려졌다.
실제 이 업체는 온라인 신청을 통해 다양한 멘토 상담과 독서 토론, 신앙 상담까지 정체가 불분명한 각종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톨릭교회 기관이 아닌 이 업체는 ‘교황님과 평화 나눔 토론하기’란 행사를 광고하면서 홍보 문구에 ‘평화를 구하는 기도’를 그대로 가져다 아무렇게나 기도문을 변형해 실어놓는가 하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얼굴 삽화까지 버젓이 내걸었다. 그러면서도 이 행사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내용은 없고, 개인 연락처 기재를 통해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
어떤 단체든 교황, 평화 같은 주제로 토론을 펼칠 수는 있다. 그런데 홍보 문구에 가톨릭교회와 교황이 전하는 말씀과 관련한 것은 일체 없이, 교황이 언급한 적도 없는 엉뚱한 ‘4+3 근무 7일 경제’, ‘삶터 공유’, ‘종교 해방’과 같은 주제가 나열돼 있다.
이는 유사종교들이 펼치는 전형적인 포교 활동 전략 가운데 하나다. 자신들의 정체성은 철저히 숨긴 채 ‘평화’, ‘나눔’, ‘인류애’란 좋은 이슈로 현혹한 뒤 결국 자신들의 종교로 포섭하는 방식이다. 특히 이 행사는 ‘교황’이라는 타이틀을 내걸어 천주교 신자를 겨냥하고 있어 주의가 요청된다.
교회 기관은 기도문을 변형해 행사에 이용하거나, 사전에 개인 정보를 얻어 참가자를 모집하는 경우가 없다. 이에 수원ㆍ전주교구 등 각 교구는 이 행사가 문화 활동으로 가장해 펼치는 유사종교의 선교 전략이기에 참여를 자제해줄 것을 신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행사는 유사종교의 위장단체 포교 활동의 전형적인 수법에 해당한다”며 유사종교들이 펼치는 이 같은 위장 수법과 포교 전략을 잘 식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 천주교 유사종교 대책위원회 위원장 이금재 신부는 “유사종교들은 이처럼 문화 행사를 통해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과 유대감을 쌓고, 경계심이 사라지면 그 관계를 이용해 자신들의 종교로 포섭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행사에 참여할 때엔 반드시 주최하는 곳이 교회 기관인지, 개인 정보를 묻는지를 잘 식별해 참여하길 바란다”고 경각심을 당부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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