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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의 날] 친구들과 함께하는 ‘학교’가 된 병원… 환아들의 사회성 길러.

참 빛 사랑 2019. 2. 18. 20:53


서울성모병원 어린이학교


▲ 서울성모병원 본관 20층에 있는 어린이학교에서 환아들이 미술 수업을 하고 있다. 

 어린이학교 제공



대형 병원 사이에 경쟁이 심화되는 의료 현실에서 가톨릭 의료 기관은 단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체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가톨릭계 병원은 복음 선포의 도구이며, 아픈 이들이 찾는 성전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 병자의 날(11일) 담화에서 “가톨릭 의료 기관은 영리보다는 인격적 보살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병자의 날을 맞아 수익에 연연하지 않고 아픈 이들에게 전인적 치유와 인격적 돌봄을 제공하고 있는 두 곳을 소개한다.



백혈병이나 소아암, 희귀 난치병을 앓는 어린이들은 또래 친구들과 떨어져 병원에서 장기간 투병생활을 해야 한다. 잦은 입원과 항암 치료로 학업이 중단되며, 한창 친구들과 뛰어놀며 사회성을 길러야 하지만 입원실에서 갇혀 지내기 쉽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어린이학교(교장 조빈 교수)가 치료를 견뎌내는 환아들에게 희망과 용기, 사랑을 심어준 지 10년이 됐다. 전ㆍ현직 교사를 비롯해 음악ㆍ미술 치료사 등 자원봉사자 40여 명이 투병생활을 하는 어린이들에게 국어ㆍ영어ㆍ수학ㆍ사회ㆍ과학 등 5가지 교과목과 종이접기, 생활체육 등을 통해 희망의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어린이학교 역사는 2009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대 교장인 김학기(가톨릭대 의대) 교수가 일본 연수를 다녀온 후 여의도성모병원 BMT(조혈모이식)센터에 놀이 공간 형식으로 문을 열었다. 2009년 서울성모병원이 개원하면서 옮겨왔다. 어린이학교는 서울 강남교육청과 운영 협약을 체결해 학습 교재와 교구 등을 지원받고 있다. 어린이학교 수업으로 출석 인정도 받을 수 있다.

매달 평균 160여 명의 환아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활기찬 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아이들은 만 3세부터 20살까지 다양하며, 초등학교 저학년이 가장 많다. 연령대가 다양해 사교성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된다. 공동 작품활동을 통해 협동과 규칙, 양보도 배운다.

환아들이 어린이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은 부모에게도 큰 휴식이 된다. 아픈 아이들 곁에서 24시간 붙어 간호하는 부모들은 이 시간 동안이나마 아이와 떨어져 볼일을 보고, 숨을 돌린다. 치료율이 높아지면서 완치되어 퇴원한 어린이 중에는 건강을 되찾아 봉사자로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고등학생 시절 불치병을 앓았던 김형수 레슬러는 5년째 어린이학교에서 건강체조를 가르쳐주고 있다.

어린이학교 교무부장 정다운(로사)씨는 “학교라는 명칭을 갖고 있지만, 학습 공간이라기보다 어린이들이 아프지만 즐거움을 얻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간”이라면서 “학교에 돌아간 후 힘들지 않도록 규칙과 양보, 공동체 정신을 배우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교장 조빈(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희귀 난치성 질환을 앓는 아이들은 병원생활이 길어지면서 또래집단에서 단절되고 사회성이 결여되는 게 문제”라며 “어린이학교의 필요성은 치료가 잘 되고 나서 사회와 학교로 돌아갔을 때 정상적인 사회 일원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어린이학교는 지난 1월 제10회 어린이학교 운영보고회를 열고, 운영 및 학사 일정을 나눴다. 어린이학교는 방학 기간 동안 환아들에게 더 쾌적하고 밝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교실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환아 보호자를 위한 상담실도 만들 계획이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