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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복음

[생활 속의 복음]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착한 목자와 그의 보살핌을 받는 양들

참 빛 사랑 2024. 4. 24. 16:23
 

부활 제4주일인 오늘은 성소 주일이기도 합니다. 해마다 이날에는 양들을 위해서 자기 목숨을 바치는 착한 목자에 관한 말씀을 듣게 됩니다. 착한 목자와 그의 보살핌을 받는 양들의 관계가 바로 예수님과 우리의 관계임을 기억하면서, 각자의 성소에 대해 성찰해보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

성소라는 말은 ‘거룩한 부르심’ 곧 하느님의 부르심입니다. 일반적으로 성소라고 하면 성직자나 수도자·선교사로 살아가는 좁은 의미의 성소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부르심은 모든 이에게 해당되는 것입니다. 부르심에 따라 맡겨지는 사명이 다를 뿐 우리 모두는 세례성사를 통하여 하느님께로 불린 사람들이고, 각자의 고유한 환경과 조건 속에서 그 사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넓은 의미의 성소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교회가 성소 주일을 정한 배경에는 교회 공동체를 위해서 헌신적으로 살아갈 젊은이들, 착한 목자를 닮은 사제, 수도자, 선교사들이 우리 교회에 더욱 많아지길 바라는 열망이 담겨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지향으로 기도하는 것이 마땅하고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성소 주일은 우리 모두의 부르심에 대해서도 기억하는 날입니다.



부르심에 대해 기억하는 날

불린 사람은 불러준 분으로부터 고유한 사명을 받게 됩니다.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요한 10,30)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의 일치 속에서 힘을 얻으셨고, 하느님께로부터 부여된 사명을 완수하셨습니다. 우리 역시 우리를 불러주신 하느님과의 일치 속에서 각자에게 맡겨진 고유한 사명을 실천할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이는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과 같다. 나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다”(요한 10,14-15)라고 하셨습니다. 착한 목자와 양과의 관계가 분리될 수 없듯이 예수님과 우리의 관계도 나뉠 수 없는 밀접하고 친밀한 것임을 분명하게 알려주고 계십니다.

양들은 목자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목자에게 달려가는데, 이는 목자와 함께 있으면 아무런 해도 입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착한 목자는 삯꾼과 달리 자기 양 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칩니다. 그런 착한 목자와 같은 분이 바로 예수님이시고, 그분이 자신의 양 떼와도 같은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놓으셨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분과의 친밀한 관계에서 맡겨진 사명을 수행할 힘을 얻게 됩니다.



삶 전체를 통해 응답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은 일회적인 사건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일생을 통해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그 부르심에 대한 우리의 응답도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삶 전체를 통해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물론 부르심에 충실하게 응답하는 것이 항상 쉬운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여정에서 초조함과 불안을 느끼게 되는 순간도 있고, 때로는 의혹과 불신, 실패와 좌절을 겪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어떤 처지에 놓여 있든 ‘자기 목숨을 내놓을’만큼 우리를 사랑하시는 착한 목자께서 늘 함께 계시고, 그분께서 필요한 은총을 베푸신다는 것이 가장 큰 위로와 힘이 될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에로 나아갈 유일한 길

하느님께서는 생명을 주셔서 우리를 이 세상으로 부르셨고, 각자의 조건과 위치에서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서 살아갈 수 있도록 초대하셨습니다. 우리가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를 따르는 것이 이스라엘의 광야와 같이 척박한 오늘의 세상에서 참 생명을 유지하는 길입니다. 또한 이 세상을 살면서도 영원한 생명에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기억합시다.

 

유승록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