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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국내)

청각장애인 신자들 위한 ‘에파타준본당’ 성전 건립.

참 빛 사랑 2019. 8. 20. 20:57


서울대교구 첫 청각장애인 성당… 20년 이상 ‘셋방살이 신앙생활’

해오다 25일 새 성전 봉헌


▲ 서울대교구 첫 청각장애인 성당인 ‘에파타준본당’ 새 성전 조감도




서울대교구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성당이 건립됐다.

서울대교구 에파타준본당(주임 박민서 신부)은 25일 오전 11시 서울 성동구 마장동 781-3 현지에서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새 성전 봉헌식을 거행한다. 한국 교회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성당은 2011년 건립된 인천교구 청언본당에 이어 두 번째이다. 이로써 서울대교구는 청각장애인 사목에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대지면적 892㎡, 연면적 약 2600㎡에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인 새 성전은 지하 2층 기계식 주차장(24대 수용), 지하 1층 다목적 홀, 1층 만남의 방과 카페, 2층 사제 집무실과 사무실 및 교리실, 3층 대성전(350석 규모)과 소성전, 성체조배실, 4층 성가대석과 작은 피정의 집, 5~6층 본당 사제관 및 손님 사제관 등을 갖췄다. 설계는 (주)무한종합건축사사무소가, 시공은 다산건설엔지니어링(주)가 맡았다.

특히 대성전은 청각장애인 신자들이 사제와 수화 통역자가 잘 보이도록 좌석이 뒤로 갈수록 기울기가 높아지는 경사식 구조로 지어졌다. 아울러 제대 벽면 십자가 아래에도 대형 LED 전광판을 설치해 신자들이 전례의 모든 흐름을 자막과 방송으로 볼 수 있도록 편의를 더했다. 성당 내 작은 피정의 집은 해외와 전국에서 피정과 강의를 듣고자 찾아오는 신자들을 위해 특별히 만든 숙식 공간이다.

성전 외벽은 예수님의 다섯 상처인 오상(五傷)을 표현한 스테인드글라스로 빛나며, 성전 입구에는 귀먹고 말 더듬던 이를 “에파타!”(열려라) 하고 치유하신 예수님의 부조가 신자들을 반긴다. 성전 입구 외벽에 주임 박민서 신부가 붓으로 직접 쓴 요한복음 6장 말씀 600자가 새겨진 것도 특징이다.

새 성전 건립은 청각장애인 신자들의 오랜 바람이었다. 에파타준본당의 모체인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는 1957년 서울 돈암동에서 시작한 이후 20년 이상 수유동 툿찡 포교 베네딕도수녀회 서울수련원 건물에서 ‘셋방살이 신앙생활’을 해왔다. 신자들은 100여 명을 겨우 수용하는 작은 성당에서 미사에 참여하고, 성경공부, 단체활동, 다과모임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공간도 매우 부족했다.

이에 2011년부터 두 팔 걷고 나선 박민서 신부는 꼬박 8년간 전국 150여 곳 성당을 다니며 성전 건립 기금 마련을 위해 힘썼다. 신자들도 자선 바자와 음악회 때마다 함께 도왔고, 성전 건립을 위해 매일 묵주기도를 바쳐왔다.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는 설립 60주년이던 2017년 준본당으로 승격, 이듬해 에파타준본당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일반 본당과 달리 속인주의(屬人主義) 공동체인 에파타준본당 신자 수는 500여 명. 청각장애인 신자들은 새 성전에서 더욱 기쁜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