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본당 신자 500여 명, 운탄고도 걷기 본당의 날 행사
▲ ‘하느님 안에 하늘 길에서 하나 되어!’ 6일 운탄고도에서 열린 명동본당 본당의 날 행사에 참여한 염수정 추기경과 본당 신자들이 하나 되어 신앙을 다지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명동주교좌본당 신자들이 6일 강원도 정선 백운산 운탄고도 둘레길을 걷고 있다. 염 추기경은 신자들에게 “예수님은 자연과 완전한 조화를 이루신 분”이라며 “예수님처럼 더불어 사는 사람들과 자연 안에 계시는 하느님을 보고 이들 모두와 평화를 누리는 신앙인이 되자”고 당부했다. |
서울 명동본당(주임 조학문 신부) 신자 500여 명이 6일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강원도 정선 백운산 운탄고도 둘레길을 걸으며 신앙을 돌아보고 공동체 화합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버스 12대로 나눠 아침 6시 50분에 명동성당 일대에서 출발한 신자들은 버스에서 자신과 옆자리에 앉은 본당 교우들을 알아가는 설문 작성을 통해 친교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산행에서 얻고 싶은 것을 적고 소개하는 나눔의 시간이 진행됐다.
그렇게 차로 약 3시간 달려 도착한 운탄고도. 염 추기경과 신자들은 담소를 나누거나 묵주기도를 바치며 미사가 봉헌되는 ‘하이원탑’을 향해 4.8㎞ 구간을 걸었다. 경사진 길이 계속 이어지자 염 추기경은 앞질러가는 신자들에게 “오래된 차는 천천히 갈테니 좋은 차들은 어서어서 가라”며 농담을 건넸고 신자들은 “추기경님, 좋은 차들 먼저 지나가겠습니다”라며 화답했다.
염 추기경은 미사 강론에서 탄광에 얽힌 이야기 등을 전하며 신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갔다. 이어 “함께 사는 사람들 안에 계시는 하느님을 보고 그들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 평화를 누리는 사람들”이라며 “상대방이 잘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열린 마음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명동본당 신자들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3대가 행사에 참여한 김가타리나(59)씨는 “가족이 함께 본당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며 “자연 속에서 공동체 식구들과 하나가 되는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웃었다.
미사 후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나눈 신자들은 도롱이 연못에서 열린 작은 음악에 함께했다. 음악회에는 바흐의 ‘시칠리아노’, 슈베르트의 ‘마왕’ 같은 클래식 연주와 춘향가 중 ‘쑥대머리’, ‘진도아리랑’ 등 국악과 판소리 연주가 이어졌다. 특히, 울창한 숲 한가운데에서 잔잔히 흐르는 ‘가브리엘의 오보에’ 연주 모습은 마치 영화 ‘미션’의 한 장면을 옮겨 놓은 듯했다.
음악회 후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조금은 험난한 3.7㎞의 하산길. 신자들은 서로를 다독이고 격려하며 둘레길 종착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종착지에서는 청년 봉사자와 사제, 수도자들이 도착하는 신자들을 향해 “고생하셨습니다” 인사하며 손뼉 치며 환호했고, 신자들은 두 손을 번쩍 들어 완주의 기쁨을 드러냈다. 약 8시 간에 걸친 운탄고도 산행은 본당의 날 행사 이름처럼 ‘하느님 안에 하늘 길에서 하나 되어!’ 막을 내렸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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