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 추기경, 헌법재판소 낙태죄 판결 앞두고 특별 담화…
“낙태 합법화, 여성 위한 배려 아냐”
▲ 3월 16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청년 생명대회’ 참가자들이 낙태죄 폐지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2일 특별 담화를 통해 낙태죄 헌법소원과 관련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생명의 소중함을 확인하는 현명한 판결을 해 주길 바란다”면서 “낙태죄 존치는 가장 연약하고 방어 능력이 없는 인간이라도 존중받을 수 있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염 추기경은 ‘낙태죄 헌법소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앞두고’란 제목의 특별 담화에서 “국가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하는 책무를 가진다”면서 “잉태되는 순간부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을 헌재 재판관들이 잘 헤아려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염 추기경은 아울러 국가와 사회에 낙태 합법화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임신한 여성과 태아 모두를 낙태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교회와 함께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염 추기경은 이어 “출산이 여성만의 책임이 아니라 남녀 공동의 책임임을 강조해 남성에게도 임신과 출산, 양육에 대한 책임을 지우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미혼모들이 자녀를 떳떳하게 낳고 키울 수 있도록 배려하는 사회 공감대를 형성하고, 필요한 도움을 실제로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 추기경은 저소득층 부부에 대한 실질적 지원도 요청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모일수록 낙태의 유혹을 받게 된다”면서 “저소득층 부부의 출산과 양육에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안정적인 교육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피임 위주의 현행 학교 성교육도 비판했다. 염 추기경은 “피임 교육만으로 낙태를 막을 수 없다”며 “교회와 학교는 적극적으로 인간의 성이 지닌 인격적 의미와 참된 사랑과 책임을 가르쳐야 한다”고 권고했다.
염 추기경은 교구민과 한국 교회 신자들에게도 “마음을 모아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기도하고, 생명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주님 앞에 다짐하자”며 태아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 적극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염 추기경은 “연약하고 무고한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신원을 보여주는 중대한 문제”라며 “그리스도인은 이 기회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우고 죽음의 문화가 퍼지고 있는 사회에서 새롭게 생명의 불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독려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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