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10주기 추모 미사 봉헌
▲ “김수환 추기경님, 사랑합니다.” 김수환 추기경 10주기 추모 미사에 참여하려고 16일 명동대성당을 찾은 신자들이 성당 마당에 마련된 김수환 추기경 사진 옆에서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며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백영민 기자
김수환(스테파노, 1922~2009) 추기경 10주기 추모 미사가 16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됐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주례하고 한국 주교단이 공동 집전한 미사에는 3000여 명이 참여해 고인을 추모하고 ‘바보 김수환’처럼 사랑 나눔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인답게 살기로 다짐했다.
염 추기경은 추모 미사 강론에서 “이 자리는 그저 그분을 추억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겪는 어려움과 도전이 있겠지만, 추기경님께서 남긴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메시지를 통해 남기신 사랑과 감사의 삶을 지금 여기에서 우리도 살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사에 이은 추모식에서는 가톨릭평화방송이 제작한 김 추기경 추모 영상 ‘내 나이 85’가 상영됐다. 추기경의 생전 목소리와 웃음이 성당에 울려 퍼지자 추기경이 그리웠던 마음들이 먹먹해졌다.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추모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격려와 특별한 인사를 전하며 “추기경의 전구를 통해 주님께서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와 확고부동한 화해의 여정에 함께해주시길” 기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문체부 김용삼 제1차관이 대독한 추모사를 통해 “김 추기경님은 자신을 ‘바보’라고 부르셨지만, 우리는 추기경님을 통해 낮은 자리에서 섬기며 사랑을 전한 예수님을 보았다”면서 “오늘 추기경님께 지혜를 물을 수 있다면, 변함없이 ‘만나고, 대화하고, 사랑하라’고 하실 것 같다”고 추모했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김 추기경님은) 시대의 어른으로서 권력에 당당히 맞섰다”면서 “철거민을 찾아가 위로해주시고, 억울하게 사형당할 뻔한 파키스탄인의 대변인, 외국인 노동자의 친구가 되어 주셨고, 장애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심어줬다”고 회고했다.
추모사에 이어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년 사연 공모전 ‘내 기억 속의 김수환 추기경’ 우수상 수상자인 문두연(요한 보스코)씨가 추모시 ‘바보사랑 바보사랑’을 낭독했다.
이날 추모 미사에서 재단법인 바보의나눔은 ‘0216 이음’ 캠페인 모금액을 봉헌했다. 이 캠페인은 바보의나눔이 2018년 11월부터 진행해온 특별 모금 캠페인으로, 418명이 참여해 3910만 5996원을 모금됐다. 모금액은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다문화 가족과 이주 노동자들을 위해 쓰인다.
대구대교구도 16일 주교좌 계산성당에서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주례로 김 추기경 10주기 추모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김 추기경 묘소(용인)와 생가(군위군 군위읍 용대리)에도 많은 추모객이 몰려 고인의 삶을 기렸다. 생가는 김 추기경이 군위보통학교를 마치고 대구가톨릭대 전신인 성유스티노신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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