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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종합

‘사제 성소 못자리’ 본당 복사단에서 희망 찾자.

참 빛 사랑 2019. 1. 27. 20:40


한국 교회 성소 실태와 성소 계발을 위한 해법


▲ 2018년 서울대교구 사제 서품식에서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주교단이 수품자에게

   안수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 2018년 성소주일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수단을 입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성소자 감소는 교회가 피해갈 수 없는 문제다. 특히 계속되는 학령인구 급감 추세는 교회 인구 지형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비신학교에 입학 가능한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 수를 기준으로 볼 때 최근 5년간 중학생은 171만 7911명(2014년)에서 133만 4288명(2018년)으로 줄었다. 고등학생 수는 183만 9372명(2014년)에서 153만 8576명(2018년)으로 감소했다. 4년 사이 중학생은 약 22%, 고등학생은 약 16% 감소한 것이다.

교구 신학생 수도 꾸준히 줄고 있다. 2013년 1264명이던 교구 신학생 수는 2017년 1068명까지 떨어졌다. 약 15% 줄어든 셈이다. 고등학교 학령인구 감소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성소자가 줄어드는 데는 여러 요인이 복잡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 또한 피해갈 수 없다.

인구 감소는 시대의 흐름이다. 성소자 수도 이런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성소자 절벽 현상을 막고 감소 곡선을 완만하게 만들기 위해선 교회와 가정의 전방위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목자들은 성소의 씨앗을 가장 쉽게 발굴하고 키울 수 있는 곳은 본당이라고 주장한다. 그중 복사단은 본당에서 성소자들을 적극 계발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본당이 성소의 ‘밭’이라면 본당 복사단은 성소라는 씨앗에서 싹이 틀 수 있도록 돕는 ‘거름’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2016년 의정부교구가 발표한 「의정부교구 성소 계발의 현황과 전망 최종 보고서」를 보면 설문에 답한 예비 신학생 중 가장 많은 수가 사제 성소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로 ‘본당 복사단 참여’(44.9%)를 꼽았다.

복사단 활동은 뒤늦게 성소를 찾는 데도 도움을 준다. 일반대학을 다니다 올해 신학교에 입학하는 이찬영(요한 사도, 25, 인천 한국순교성인본당)군은 “복사단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신부님과 신학생을 닮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복사단 경험이 신학교 입학 결심을 확고하게 하지는 않더라도, 하느님의 부르심을 선명하게 듣고 느낄 수 있는 계기인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서울대교구 성소국 차장 최요안 신부는 “복사단 활동을 했다고 모두 사제 성소로 이어지진 않지만, 성소를 이끄는 시작이 복사단 활동임은 분명하다”며 “신앙은 선택이 아니라 선물인 만큼 어린아이들이 그 의미를 깨달을 수 있도록 복사단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교구 대부분 본당은 복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복사단 활동을 통해 스스로 성소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경우는 많다. 그러나 교회 관계자들은 본당에서 만나는 사제와 신학생, 신자들의 격려가 성소를 완성한다고 말한다. 특히 본당에서 본보기로 삼고 가까이 어울릴 수 있는 사제가 있을 때 아이들이 성소를 발견하기 쉽다고 강조한다.

의정부교구 성소국장 류달현 신부는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 특히 고3 학생들이 성소를 고민할 때 이를 완성하는 건 ‘사제의 관심’”이라며 “사제로서 적합한 학생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고민을 듣고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은 같은 고민을 했던 사제들이 몫”이라고 설명했다.

본당 사제 못지않게 가정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 복사(服事)는 ‘미사, 성체강복 등을 거행할 때 사제를 도와 예식을 돕는 보조 봉사자’라는 사전적 의미도 있지만, 사실상 하느님의 첫 번째 부르심을 받는 존재다. 하지만 복사단의 의미와 역할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고 다른 목적으로 아이들을 입단시키는 일부 학부모들도 있다. 복사단원 자녀를 둔 박 스테파노씨는 “몇몇 부모들은 인성교육 차원에서 아이를 복사단에 보내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최요안 신부는 “부모님이 복사단을 여가 활동이라고 인식하고 학원 대신 가는 곳, 나중에 가도 되는 곳이라고 인식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복사단 활동의 무게감을 느끼고, 예비 신학교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주변에서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전은지 기자 eunz@cpbc.co.kr

백슬기 기자 jdarc@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