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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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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빛 사랑 2019. 1. 23. 22:23


중아공 방기대교구 출신 에리찌에ㆍ크리스티앙 새 신부


▲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는 처음한국교회에서 사제품을 받은 에리찌에(왼쪽) 신부와

크리스티앙 신부가 손하트를 그리며 새 사제가 된 기쁨을 전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15일 대구대교구 주교좌범어대성당에서 거행된 사제 서품식. 이날 탄생한 새 사제들 가운데에 매우 특별한 이들이 있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는 한국 교회에서 처음 사제품을 받은 중아공 방기대교구 출신 에리찌에(33)ㆍ크리스티앙(31) 새 신부다.

사제 서품식 직후 막 사제가 된 이들을 만난 자리. 두 사제는 의외로 차분했다. 그러다가도 새 사제가 된 기쁨을 유창한 한국말로 표현할 때엔 티없는 미소가 얼굴에 퍼졌다. 사제가 되도록 물심양면 도와준 대구대교구 사제와 신자들에게 손 하트를 보일 때엔 순수한 아이처럼 보이기도 했다.

대구대교구와 방기대교구가 함께 낳은 첫 목자인 이들은 소신학교 시절부터 막역했던 사이. 이들은 “사제 성소의 꿈을 키워온 지 20년 만에 신부가 됐다. 이 기쁨을 모두 하느님께 드리고 싶다”며 “무엇보다 오랜 시간을 기다리느라 고생하신 부모님께 기쁨을 전하고 싶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두 사제의 탄생 배경엔 두 교구의 특별한 인연이 있다. 중아공은 가난과 내전으로 국민 전체가 지금도 공포 속에 살고 있다. 이에 대구대교구는 오래전부터 방기대교구에 후원금을 전달하고 사제를 파견해 사회복지와 선교 활동도 펼치고 있다. 두 사제도 방기대교구 요청에 따라 2012년 한국으로 유학 왔고, 사제가 된 지금 대구대교구 본당에서 첫 사목생활을 시작한다.

에리찌에 신부는 어릴 때 본당에서 열심히 복사를 서다 ‘사제가 되고 싶으냐’는 아버지 질문에 사제의 꿈을 키워 한국에까지 오게 됐다고 했다. 크리스티앙 신부도 “우리 가족, 우리나라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해 하느님께 기도드리고, 그들의 신앙을 지켜주며 행복을 만들어주는 사제가 무척 되고 싶었다”고 전했다.

두 사제는 처음 한국 와서 인사말밖에 몰라 애를 먹었고, 거기다 한국어로 철학과 신학을 동시에 배우려니 늦게까지 불을 밝히고 공부해야 하는 날도 많았다. 크리스티앙 신부는 “교수 신부님과 동료 신학생들이 쉬운 서적을 찾아 빌려주는 등 많이 도움을 줬다”고 했다.

에리찌에 신부는 “하느님께서 부족한 저를 선택해주심에 무척 감사드릴 따름”이라며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살아가고 싶다”고 했다. 크리스티앙 신부도 “사제는 하느님의 사람이기에, 한국에서 좋은 것 잘 보고 배운 뒤 고국에 돌아가 많은 이의 행복을 위해 주님의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에리찌에ㆍ크리스티앙 신부는 15일 대구대교구 사제 인사에 따라 각각 남산ㆍ도량본당 보좌로 부임했다. 4년간 한국에서 사목하다 본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