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단식·자선 통해 사순을 의미있게!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 재의 수요일을 앞두고 사순시기 담화를 발표, 교회 구성원들이 자선과 단식, 기도를 이어나가며 사순시기를 열정적으로 보내라고 촉구했다. ‘불법이 성하여 많은 이의 사랑이 식어갈 것이다’(마태 24,12)를 주제로 한 담화에서다.
교황은 “부활시기를 준비하는 우리에게 하느님께서는 해마다 당신 섭리 안에서 사순시기를 ‘우리 회개의 성사적 표징’으로 주신다”며 “사순시기는 우리 삶의 모든 측면에서 주님께로 다시 돌아가도록 우리를 부르고 또 그렇게 하도록 도와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음 말씀을 경청하고 거짓 예언자가 가장한 모습을 깨닫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교황은 “사랑을 파괴하는 것은 ‘모든 악의 뿌리’(1티모 6,10)인 돈에 대한 욕심이며, 하느님과 그분의 평화를 거부하는 것”이라며 “사랑의 부재에 관한 가장 명확한 징표는 「복음의 기쁨」에서 설명한 대로 이기심과 영적 나태, 무익한 비관주의, 자기 몰두에 대한 유혹, 지속되는 싸움, 단지 겉치레에만 신경을 써서 선교 열정이 줄어들게 하는 세속적 사고방식”이라고 예를 들었다.
교황은 “우리의 어머니이자 스승인 교회는 진실이라는 쓴 약과 더불어 사순시기에 기도와 자선과 단식이라는 달콤한 치료약을 우리에게 준다”고 전제한 뒤 “기도에 더 많은 시간을 바침으로써 우리 마음에 숨겨진 거짓말과 자기 기만의 형태를 근절하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위로를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선은 우리를 욕심으로부터 자유롭게 해 이웃을 형제자매로 여기도록 도와주며, 단식은 폭력으로 기우는 우리의 성향을 완화시켜 준다”고 말했다.
교황은 “교회 공동체 전체가 성체 조배와 함께 화해의 성사를 거행하도록 초대하는 ‘주님을 위한 24시간’은 그와 같은 은총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하느님께서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사랑을 새롭게 시작할 기회를 주신다”고 역설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사순시기 담화에서 진정 회개함으로써 하느님의 자비를 맛보는 사순시기가 되기를 기원했다.
염 추기경은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사순시기를 지내는 참된 목적은 다름 아닌 회개”라며 “단순히 죄를 뉘우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하느님께 나아가는 회개를 통해 하느님의 자비를 닮아야 한다”고 회개의 의미를 일깨웠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타인의 영적ㆍ물적 성장을 위해 자신을 내어놓으라고 당부하셨다”면서 “하느님의 자비는 인간의 충실한 사랑 실천을 통해 더욱 풍요로워진다”고 강조했다.
염 추기경은 “우리는 자신의 것을 나누어 줌으로써 오히려 더욱더 많은 것을 얻게 됨을 깨닫게 된다”고 나눔의 신비를 역설했다. 이와 함께 “사순시기에 단식과 금육으로 가난한 이웃을 돕고 주님 말씀을 실천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남정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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