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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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쩌하나?

[아! 어쩌나] 416. 말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참 빛 사랑 2017. 11. 17. 21:34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 작은 단체에서 봉사하고 있습니다. 최근 단체원들 간에 작은 말다툼이 화근이 돼 문제가 생겼습니다. 심지어 성당에 나오지 않겠다는 사람도 생겼고요. 제가 보기에는 별것 아닌 말인데 왜 그렇게 민감한지 모르겠습니다.



: 자매님의 생각과 달리 말은 별것 아닌 것이 아니라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상담가들은 말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말 한마디가 사람을 죽이고 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도소에 갇힌 살인범들이 사람을 죽이는 데 걸리는 시간은 6초 이내라고 합니다. 누군가가 감정이 상하는 말을 하고 그 말을 듣고 욱하는 감정으로 사람을 죽이는데 단지 6초밖에 안 걸린다는 것입니다.

말은 보이지도 만질 수도 없는데 왜 그런 참혹한 결과를 불러오는가? 사람이 감정의 존재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람은 태어나고 성장하면서 마음에 여러 가지 상처와 콤플렉스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마음이 아프지 않고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 상처를 누군가가 건드리면 죽이고 싶도록 화가 나고 미워합니다. 바로 그 마음의 상처를 건드리는 것이 비아냥거리거나 비난하거나 무시하는 말들입니다. 그래서 말을 ‘보이지 않는 칼’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렇게 말이 가진 위력이 무시무시하기에 말을 할 때는 배려와 존중을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우리 옛말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는 속담이 있지 않습니까.

한 아주머니가 버스를 탔는데 차가 갈 생각을 하지 않자 기사에게 짜증을 냈습니다.

“아저씨 이 똥차 언제가요?” 그러자 기사가 넌지시 돌아보더니 “똥이 다 차야 갑니다”라고 하더랍니다. 졸지에 똥이 돼버린 아주머니가 화가 나서 내리면서 일갈을 했습니다. “아저씨 같은 사람은 평생 버스나 몰아요.” 그러자 기사가 넌지시 그러더랍니다. “그래요. 아주머니도 평생 버스나 타고 다니세요.”

상담에서 말은 사람을 살리는 아주 중요한 수단입니다. 어떤 상담가에게 중년 남성이 찾아와서 덕분에 자기 인생이 살아났다고 고마워하더랍니다.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데, 그 중년 남성이 자신이 청소년감호소에 있을 때 상담 시간에 해준 말 한마디가 자기 인생을 바꾸어줬다고 했습니다. 상담가가 그에게 “공부 잘하게 생겼는데 왜 이런 데 있는 거야”라고 했답니다. 어린 시절부터 칭찬이라곤 들어본 적이 없던 그는 그 말을 듣고 공부를 시작해 지금은 성공한 사업가가 됐다는 것이지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이 나온 적도 있지만, 상대방의 장점을 알아주는 칭찬, 잘되기를 바라는 덕담은 우리가 이웃에게 베푸는 가치 있는 선행 중의 하나입니다.

말은 말하는 사람의 지혜와 심리적 상태를 알게 해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예컨대 본당 사목을 하는 젊은 신부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그 신부가 얼마나 지혜로운 사람인지 알 수 있습니다.

어떤 본당에는 사람들이 북적대고 어떤 본당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데, 그것은 본당 신부가 하는 말의 내용이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한 젊은 신부가 미사 중에 떠드는 아이를 보고 야단을 쳤습니다. “아니 생기긴 영화배우처럼 생긴 놈이 왜 떠드는 거야?” 그 말을 들은 아이는 야단을 맞은 것은 기억이 안 나고 자기를 영화배우처럼 생겼다고 해준 말만 기억합니다. 젊은 신부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지혜로운 말을 하게 한 것이지요.

그런데 아이들이나 어른들을 쥐잡듯이 야단만 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야박하게 신자들을 다루는 사람들은 대개 열등감이 많거나 상처가 많은 사람이란 것이 심리 치료계의 정설입니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사람을 즐겁게 하는 농담과 유머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마음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아무리 옳고 바른 내용이라 할지라도 사람을 상하게 하는 칼 같은 말을 합니다. 그래서 지도자들을 뽑을 때 유머지수 즉, 사람을 즐겁게 해 주는 말을 얼마나 잘하는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말이 사람을 치유하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는 것을 유념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