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당신께서 주신 소중한 선물인 아이들에게 저희의 기도가 용기가 되고 힘이 되길 바라며 간절히 두 손을 모읍니다…. 경쟁 상대가 아니라 서로 동반자임을 알게 하소서.”
2018 대입수학능력시험이 두 달 앞으로 성큼 다가온 9월 25일, 서울 명동 옛 계성여고 성미관 지하 기도실에 수험생 엄마들이 모였다. 수험생을 위한 54일 기도 모임에 함께한 엄마들은 수능 날까지 매일 아침 함께 모여 기도를 바친다. 기도는 시작 성가, 성경 말씀, 묵상, 묵주기도, 성인 호칭 기도, 수험생을 위한 기도로 1시간여 동안 이어진다. 부모들은 큰 시험을 앞두고 불안해 할 아이들을 주님께 의탁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간절한 기도를 바친다.
11월 16일 치러질 2018 대입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수험생을 위한 기도가 한창이다. 절두산성지는 수험생을 위한 청원을 담아 103일 동안 한국 순교성인에 드리는 기도를 바치고 있으며 본당마다 학부모를 위한 수능 100일 전, 54일 전, 9일 전 기도모임과 수험생을 위한 안수 기도를 마련하고 있다.
기도는 긴장한 수험생이 어려운 여정을 주님과 함께 걸어가며 평화와 안정 속에 수능을 준비하도록 돕는다. 어떤 지향을 담아 기도하면 좋을지, 도움이 되는 책자를 함께 소개한다.
어떤 지향을 담아 기도하면 좋을까?
‘○○대학에 갈 수 있게 해주세요, 점수를 올려 주세요, 친구보다 등수가 잘 나오게 해주세요’라는 식으로 기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도를 통해 수험생들에게 부모와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며 힘든 과정에서 더 넓은 배움을 얻을 수 있도록 지혜를 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늦은 밤 힘든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자녀를 위해 ‘과정에 충실하게 하소서, 평온함을 주소서’라며 아래처럼 기도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기도문은 「수험생을 위한 100일 기도」에서 발췌)
‘지혜로 충만해지게 하소서’
수능 날 단 하루, 한 번의 시험을 통해 결과를 받게 될 아이들은 크게 긴장한 나머지 답안지를 미뤄 쓰기도 하고 평소라면 하지 않을 실수를 하기도 한다. 갑자기 점수가 껑충 오르진 못하더라도 준비한 것만큼은 최대한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도록 지혜를 청한다.
‘주님, 아이들이 시험 보는 그 날까지 주님의 사랑과 은총을 충만히 베풀어 주시기를 간절히 청합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던 농부가 기쁨으로 곡식단을 거두듯이 저희 아이들이 공부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이겨 내고 기쁨의 열매를 거둘 수 있도록 은총의 비를 내려주소서.’
‘영혼과 육신의 건강을 허락하소서’
수능 당일까지 아이들이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시험이라는 어려운 시간을 씩씩하게 넘을 수 있도록 힘들어하는 아이의 손을 주시길 청한다.
‘주님, 시험을 앞둔 아이들의 몸과 마음에 건강을 지켜 주시기를 청합니다. 혹여 넘어지고 쓰러지는 아픔이 있더라도 그로 인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고통을 헤아릴 줄 알게 하소서.’
‘주님의 겸허한 자녀 되게 하소서’
시험 결과에 따라 일희일비하지 않고, 어떤 결과든 하느님께서 새 길을 열어 주시리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기도한다. 결과를 떠나 시험을 준비하는 시간이 아이의 인생에서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라며 이 시기를 통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끄심을 요청한다.
‘주님의 거룩한 부르심에 따라 거룩한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주님, 주님의 사랑만이 저희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늘 함께해 주시는 예수님의 사랑에 아이들의 마음이 깨끗이 씻기고 그들이 주님의 자녀로 불림 받았음을 알게 하시고 주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하소서. 그리하여 최선을 다한 후에 얻은 결과가 어떤 것일지라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주님의 성실한 자녀가 되게 하소서.’
수험생 기도를 위한 책
「수험생을 위한 묵주의 9일 기도」
김계숙 지음 / 김옥순 수녀 그림 / 바오로 딸 출판사 / 4500원
수능을 준비하는 아이들과 이를 지켜본 부모의 갈망과 원의를 전하며, 예수님의 탄생과 수난, 죽음과 부활을 통해 하느님의 구원 신비를 관상하고 사랑을 느끼도록 초대한다. 부모로서 지닐 수 있는 기대와 욕심을 버리고 아이들에게 능력 이상의 것을 요구하지 않고, 다른 자녀들과 비교하지 않으며, 아이들이 더욱 건강한 미래를 설계하도록 돕는다. 묵주의 9일 기도는 묵주기도 5단을 청원하는 뜻으로 9일씩 세 번(27일), 그리고 감사하는 뜻으로 9일씩 세 번(27일), 총 54일 동안 봉헌하는 기도다. 54일간 환희·빛·고통·영광의 신비를 하루에 하나씩 번갈아 바친다. 기도하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9일 동안만 바쳐도 된다. 이 책은 특별히 수험생을 위해 바치는 내용으로 짜여있다.
「수험생을 위한 십자가의 길」
김옥례 지음 / 이소영 그림 / 성 바오로 출판사 / 4000원
예수 그리스도께서 걸었던 십자가의 길을 묵상하며 수험 생활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기도문이다. 각 처의 묵상에 따라 시험의 공포와 불안으로 떨고 있는 아이들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주님께 의탁하려는 부모의 기도로 구성돼 있다. 또한, 시험의 목적이 진정 아이를 위함이 아니라 부모의 욕심과 허영을 채우기 위함이 되지 않도록 기도하고 있다.
“주님, 당신의 죽음을 묵상하며 아이를 일류 대학 좋은 학과에 보내고자 했던 부모의 허영과 남을 딛고서라도 위로 올라가고자 했던 욕심에서 죽어야 할 때임을 깨닫습니다. 죄 없는 죽음을 통해 겸손을 알게 하신 주님, 십자가 위에서 고개를 떨구신 당신의 모습을 늘 가슴에 새기고 살게 해 주소서….” -제12처 중에서-
「수험생을 위한 100일 기도」
김종국 신부 지음 / 생활성서 / 1만 2000원
행복하고 맛있는 것은 다 아이들에게 주고, 아픈 것은 다 내가 대신 짊어지고 싶은 것이 부모의 한없는 사랑이다. 하지만 대신 고통을 짊어져 줄 수 없을 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은 곁에 함께해 주는 일이다. 이 책은 입시를 앞둔 아이들이 시험을 힘들고 괴로운 것으로 생각하기보다 더 넓은 배움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며, 부모들도 100일 기도를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고 내 아이, 내 가정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보다 넓고 큰 사랑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기도하는 개인으로뿐만 아니라 본당에서 함께 모여 기도할 수 있도록 짜여 있다.
「수험생이 드리는 40일 기도」
심유빈 외 9명 지음 / 바오로 딸 출판사/ 4500원
고3 학생이 직접 바치는 기도를 담은 책으로 기도를 바치는 동안 공감과 위로를 얻고 마음의 안정 속에서 수능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성경에서 숫자 40은 구원을 향한 은총의 시간을 상징한다. 이 의미를 생각하며 수험생들이 40일간 집중 기도를 바치고 은총을 체험할 수 있도록 짧고 간결한 기도를 담았다. 지금까지 잘 걸어올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것에 감사드리고 여정에 동반해 주고 있는 부모와 스승, 친구들을 기억하며 고마운 마음을 담아 그들을 위해서도 기도하도록 돕는다. 기도는 40일간 매일 한 가지씩 바쳐도 되고 아니면 차례에 제시된 제목을 보면서 본인의 상황에 맞는 기도를 그때그때 골라서 바쳐도 좋다.
유은재 기자 you@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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