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에게서 기도와 삶은 분리할 수 없어
항구한 사랑으로(2742~2745항)
바오로 사도는 신자들에게 늘 기도하라고, 언제나 감사하며 끊임없이 기도하라고 당부합니다(1테살 5,17; 에페 5,20; 6,18 참조). 기도에 대한 이런 지치지 않는 열성은 사랑에서만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도의 싸움은 겸손하고 신뢰하며 항구한 사랑을 가진 사람이 벌이는 투쟁”(2742항)이며, 이 사랑은 기도에 대한 우리 믿음에 빛과 생명을 주는 세 가지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고 교리서는 가르칩니다(2743~2745항).
첫째, 기도는 언제나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일찍이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설파했습니다. “저잣거리에서나 혼자 산책할 때에도…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중에도, 또는 요리하는 중에도 기도할 수 있습니다.”
둘째, 기도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성령의 인도를 따르지 않는다면, 곧 기도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시 죄의 노예 상태로 빠지게 될 것입니다. 18세기의 뛰어난 윤리신학자 알폰소 리구오리 성인은 “기도하는 사람은 틀림없이 구원을 받고,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어김없이 영벌을 자청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셋째, 기도와 그리스도인 생활은 분리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삶과 기도는 모두 같은 사랑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오리게네스 교부는 “기도를 일과 결합시키고, 일을 기도와 결합시키는 사람은 끊임없이 기도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때가 되어 예수님께서 드리신 기도(2746~2751항)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때’가 되자 아버지께 기도하십니다. 요한 복음 17장에 나오는 기도가 그것으로, ‘대사제의 기도’라고 하지요. “이 기도는 예수님의 희생 제사와 분리될 수 없고, 그분의 성부께 건너가심(파스카)과 분리될 수 없습니다”(2747항). “이 희생 제사와 파스카의 기도 안에서 모든 것이, 곧 하느님과 세상, ‘말씀’과 살(肉), 영원한 삶과 시간,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과 사랑을 저버리는 죄, 이미 제자가 된 사람들과 제자들의 말을 듣고 그리스도를 믿게 될 사람들, 자기 낮춤과 영광이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하나가 된다”(2748항)고 교리서는 제시합니다. 그래서 이 기도는 또한 ‘일치의 기도’로서 “창조와 구원 경륜 전체를 요약”(2758항)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요한 17,20) 하고 우리를 위해 대사제로서 바치신 예수님의 기도는 우리 마음 속에 예수님께서 친히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에 포함된 중요한 청원들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 청원들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도록 하는 것, 아버지의 나라가 오도록 하는 것, 아버지의 뜻과 아버지의 구원 계획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것, 그리고 악에서 구원되는 것입니다.
정리합시다
─ 우리의 청원이 들어지지 않는다는 느낌이 올 때 우리의 자녀다운 신뢰는 시련을 겪게 됩니다. 복음서는 우리의 기도가 성령께서 바라시는 것과 일치하는지 생각해 보기를 권고합니다(2756항).
─ 우리는 언제나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에게서 기도와 삶은 분리될 수 없는 것입니다(2757항).
이창훈 기자 changhl@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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