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전구(2634~2636항)
전구(轉求)는 다른 사람을 위해 청원하는 기도입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청원하는 대표적인 분이 바로 그리스도이십니다. 바오로 사도는 “우리를 위하여 간구해 주시는 분이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로마 8,34)라고 로마 신자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위해, 특히 죄인들을 위해 하느님께 기도드리는 전구자”(2634항)이십니다. 또 성령께서도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로마 8,26).
다른 사람을 위해 청원하는 전구는 아브라함 이래로 “자비로우신 하느님과 일치된 인간 마음의 특징”(2635항)입니다. 교회 시대에 와서 그리스도인의 전구는 △그리스도의 기도에 참여하는 것이며 △성인들의 통공을 표현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통공(通功)’이란 ‘공로가 통한다’는 뜻으로 내가 쌓은 공로를 내 것으로 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돌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내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픈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전구)은 통공 교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전구에서, 기도하는 사람은 제 실속만 차리지 않고 남의 이익도 돌봅니다. 또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을 위해서까지도 기도합니다. 자신을 못 박은 이들을 위한 예수님의 십자가 위 기도(루카 23,24 참조)와 돌에 맞아 죽어가면서 스테파노가 바친 기도(사도 7,60)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실 그리스도인의 전구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모든 사람을 위해, 박해하는 사람들과 복음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구원을 위해서도. 원수들을 위해서도 전구합니다(2647항; 1티모 2,1; 로마 12,14; 로마 10,1 참조).
Ⅳ. 감사 기도(2637~2638항)
“감사 행위는 교회의 기도를 특징짓는다”(2637항)고 교리서는 설명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이루신 구원의 희생 제사인 성찬례는 또한 만물을 창조하시고 그리스도를 통해 구속하신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와 찬미의 제사이기도 합니다(1359항 참조). 그리고 이 성찬례는 교회 생활의 중심이요 정점입니다(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헌장」 10항 참조).
그래서 교리서는 “교회는 감사제인 성찬례를 거행하여, 자신의 정체를 더욱더 분명하게 드러내고, 자신의 본질에 한층 더 가까워진다”(2637항)고 밝힙니다. 사실, 그리스도와 그분의 십자가가 없는 교회는 그리스도의 교회가 아닙니다.
교회는 또한 감사 기도를 바칠 때 언제나 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바칩니다. 하느님께서는 말씀이신 그리스도를 통해 만물을 창조하셨고, 그리스도를 통해 만물을 구원하셨기 때문입니다.
감사 기도는 청원이 받아들여졌을 때만 바치는 기도가 아닙니다. “모든 기쁨과 모든 슬픔, 모든 사건과 모든 필요가 다 감사를 드리게 하는 동기가 될 수 있습니다”(2648항). 이와 관련,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8).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깨어 있으십시오”(콜로 4,2).
Ⅴ. 찬양 기도(2639~2643항)
“찬양은 하느님께서 진정 하느님이심을 한결 더 직접적으로 인정하는 기도의 형태”, 말하자면 “하느님이시기 때문에 하느님을 기리는 것”(2639항)입니다. 하느님이 어떤 일을 행하셨기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이시기에 그분께 영광을 드리는 것입니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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