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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엔 우리 집도 베란다 텃밭 도전

참 빛 사랑 2016. 4. 3. 17:09



‘식물 키우기엔 영 자신 없지만 그래도 남들은 곧잘 하던데… 나도 한번?!’ 할까 말까 고민이라면 일단 해보는 게 정답이다. 올봄 ‘베란다 텃밭’에 도전하는 초심자들을 위해베란다 가드닝 노하우를 정리했다.


< 흙·물·바람·햇빛이면 충분해요 >

‘초록이’들에 대해선 아는 게 하나 없는 식물맹(盲)이라 걱정이라면 다음 몇 가지만 알아두자. 좋은 흙을 구해 씨앗을 뿌리는 것, 적당한 햇빛과 물을 주는 것. 베란다 텃밭을 가꾸기 위해 필요한 건 그 정도면 충분하다.

1. 흙- 좋은 흙을 고르는 것이야말로 베란다 텃밭의 성패를 가른다. 간혹 노지 흙을 퍼다 써도 되지 않을까 의문을 갖기도 하는데 벌레 알이나 잡초가 들어 있기도 하고 흙의 오염 여부도 확인할 수 없으니 삼가도록 한다. 베란다 텃밭용 흙은 동네 화원이나 마트의 홈가드닝 코너만 가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직접 사서 들고 오는 게 귀찮다면 인터넷으로도 얼마든지 주문 가능하다. 단, 대용량이 아닌 2000~3000원 하는 소포장을 살 생각이라면 배송비를 감안해 동네에서 구입하는 편이 합리적. 원활한 물 빠짐을 위해 바닥에 마사토를 깔고 그 위에 채소용 상토를 넣고 심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배합으로 본다. 상토는 썩지 않는 유기물이 주원료로 양분이 적절히 함유된 데다 가볍고 배수성, 보수성이 좋아 대부분의 채소가 잘 자란다.

2. 씨앗 & 모종- 지난 몇 년 사이 텃밭 인구가 늘어난 덕분에 씨앗과 모종은 마트는 물론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한 품종을 직접 살펴보면서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생태교육을 하고 싶다면 종묘상이나 화훼시장을 찾아가는 것도 방법.

씨앗은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1봉에 500립, 1000립 단위로 들어 있다. 수량이 많다보니 개봉 후 보관의 편의성을 위해 다른 곳에 옮겨 담곤 하는데, 이때 씨앗 봉투는 버리지 말 것. 봉투에 품종, 재배법, 재배 일정표, 발아율, 생산년도 등 꼭 필요하면서도 기본적인 정보가 깨알같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채소 모종을 구입하면 씨앗과 달리 파종, 발아, 솎아주기를 건너뛸 수 있어 좀 더 간편하고 빨리 키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조그만 싹이 고개를 내미는 모습을 보고 싶고, 또 여린 잎채소를 솎아 먹는 잔재미를 누리고 싶다면 직접 씨앗을 뿌릴 것을 추천한다. 보통 토마토나 고추, 파프리카처럼 자라는 데 일정 시간이 걸리는 작물은 모종을 사고, 일반적인 잎채소는 직접 파종하는 방식을 택하는 편이다.

3. 심고 키우기- 흙, 씨앗, 모종을 구했다면 이제 옮겨 심을 차례인데 굳이 새로운 화분을 장만할 필요 없이 1회용 테이크아웃 컵이나 과일을 담았던 스티로폼 박스, 분유통 등 재활용품을 활용해보자. 단, 품종에 따라 적절하게 화분을 매치해야 한다. 쑥갓, 상추 같은 잎채소는 뿌리가 얕게 뻗기 때문에 깊이가 15cm 정도면 충분하고, 열매채소는 뿌리가 깊게 뻗는데다 나오는 족족 수확하는 잎채소와는 달리 장기간 자랄 작물이므로 화분 깊이가 30cm 이상 되는 것을 고른다. 그다음 고민할 부분은 화분의 배치. 베란다 텃밭 가드닝을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해선 햇빛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최적화된 위치를 선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베란다’라는 같은 환경에서 화초는 잘 자라는데 농작물 발육만 시원찮다면 채광부터 점검하자. 대부분 화초는 유리창을 통과한 빛만으로도 충분히 광합성이 되지만 채소는 훨씬 많은 빛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빛이 가장 잘 드는 쪽으로 화분을 늘어놓고 창문도 시시때때로 열어 직광을 받게 한다. 물은 흙의 표면이 말라간다 싶을 때 준다. 온도·습도, 화분의 물 빠짐에 따라 필요한 수분이 다르므로 ‘매일 1회’ 물을 준다는 원칙보다는 자기만의 데이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한 가지 유념할 사항은 ‘바람’이다. 일반적인 화초와 달리 대부분 채소는 잎이 훨씬 여리기 때문에 베란다의 후끈한 열기를 감당해내기 힘든 경우가 많다. 시원한 바람이 충분히 오가는 곳에 두어야 싱싱하게 자랄 수 있다. 창문은 비바람이 치는 날을 제외하고 항상 열어두는 것이 채광 면에서도, 통풍 면에서도 좋다.


< 실패 확률 적은 베란다 작물 >

대부분 아이들이 채소를 싫어한다. 하지만 우리 집 베란다에서 키운 ‘초록이’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바구니 하나 주며 수확해 오라고 하면 신나서 방울토마토를 따오고 상추 잎을 듬뿍 뜯어올 것이다. 본인이 직접 수확한 만큼 관심도 더 갖고 실제로 맛있게 먹을 확률 또한 높아진다. 수확한 채소를 가지고 같이 요리를 만드는 것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식습관 교육이자 생태교육이다. 아이와 함께 키우기 좋고 실패 확률 적은 베란다 작물 리스트를 꼽아보았다.

달콤한 향이 일품, 딸기

딸기 역시 아이들한테 인기가 높은 작물이다. 방울토마토만큼 수확량이 많진 않지만 수확할 무렵이면 달콤함 향이 베란다를 가득 채우는데, 마트에서 사 먹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향이 진하다. 딸기는 직접 씨를 뿌리기보다는 모종 재배가 수월하고 시간도 단축된다. 딸기는 하단의 크라운(줄기대가 뻗어 나오는 부분으로 왕관 모양이 특징) 부위가 흙에 덮이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인기 최고! 방울토마토

아이와 함께 키우기 좋은 베란다 텃밭 작물 1순위를 말하라면 이구동성 방울토마토를 꼽을 것이다. 한여름 햇빛을 받아 빨갛게 익어가는 모습은 보기에도 싱그러운데다, 맛있는 열매를 즉석에서 따 먹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잘만 기르면 한 모종에서 100알은 족히 건지니 수확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키우는 것도 까다롭지 않다. 토마토의 원산지가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남미 안데스 지역임을 고려해 채광이 좋은 곳에 두는 것이 첫 번째 재배 원칙, 키가 크게 자라고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는 작물인 만큼 지주대를 세워 관리하는 게 두 번째 원칙, 마지막으로 자라는 내내 토마토 줄기 겨드랑이에서 올라오는 곁순을 솎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대로 두면 너무 많은 잎들로 영양이 분산되어 열매도 부실하고 수확량도 줄어드니, 곧게 뻗은 원가지에 난 것만 키우고 나머지 곁순은 모두 따내도록 한다. 토마토 꽃도 마찬가지다. 10~20개 내외만 남겨두고 맨 끝의 작은 꽃은 따주어야 좋은 열매를 수확한다.


수확하는 재미가 쏠쏠~ 각종 쌈채소

오이, 가지, 호박처럼 열매가 큰 채소는 아무리 조건 좋은 베란다라 할지라도 재배가 쉽지 않다. 정성은 정성대로 들이고 수확량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속출한다. 반면 근대, 치커리, 로메인, 상추 같은 쌈채소는 베란다 텃밭만으로도 충분히 자급자족이 가능해 만족도가 높은 아이템이다. 단, 베란다에서는 여린 상추보다는 잎이 다소 두꺼운 케일 같은 쌈채소가 좀 더 키우기 쉬운 편. 청경채는 발아율도 좋고 서늘한 계절에서도 잘 자라는데다 이유식 재료로도 활용도가 높아 인기 있는 쌈채소로 손꼽힌다. 파종에서 수확까지 한 달 반이면 충분해 2주 간격으로 씨앗을 뿌리면 거의 1년 내내 신선한 청경채를 맛볼 수 있다.

활용도 높은 래디시

작고 예쁜 래디시를 아이들에게 직접 뽑으라고 하면 무척 신나 한다. 20일 만에 자란다고 ‘이십일 무’로 불리기도 하지만 베란다 텃밭에서는 수확까지 평균 40~50일 정도 걸린다. 흙 위로 수줍은 빨간 얼굴을 보여준다면 이제 수확해도 된다는 뜻. 색이 고와 샐러드 재료로 인기가 많고 물김치, 겉절이, 피클 등 레시피도 다양하다.


브런치를 책임져~ 엄마를 위한 바질 텃밭

베란다 텃밭의 가장 큰 장점은 필요한 만큼 그때그때 수확할 수 있다는 것. 그런 면에서 뜯으면 뜯는 대로 쑥쑥 자라는 허브는 도전하기 좋은 아이템이다. 채광 좋고 바람 잘 통하는 곳에 두면 따로 관리하지 않아도 잘 자란다. 특히 국민 허브로 불리는 바질은 맛도 인기도 최고. 간식으로 카나페 만들 때 한 잎씩 따다 올려도 좋고, 홈메이드 피자를 구울 때 바질만 듬뿍 올려도 별미가 된다. 특유의 향이 잡냄새를 잡아줘 요리에 쓰이는 활용도도 높고 무엇보다 수확량이 만족스러워 텃밭 농사의 재미를 북돋아준다.


초심자가 ‘베란다 텃밭’에 임하는 자세

싹이 나고 안 나는 데 과하게 신경을 쓰거나 지나치게 ‘열공 모드’로 텃밭 관련 정보를 파고들면 금세 지칠 수 있다. 가드닝 책을 한두 권 참고하고 인터넷 정보를 찾아보는 것도 좋지만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어선 안 된다. 좋은 흙에 씨를 뿌리고, 적절하게 물을 주고 있으며 빛과 바람이 잘 드는 곳에 화분을 두었다면 기본 요건은 갖추어진 셈이다.

그다음부터는 직접 부딪히며 배우자. 패션 분야에서 흔히 말하는 ‘무심한 듯 시크하게’는 베란다 텃밭 농사에도 적용 가능하다. 지나친 관심보다는 무심한 듯 관리하는 편이 훨씬 낫다. 이따금 살펴보며 싹이 웃자란다 싶으면 복토(흙을 더해 덮어주는 것) 해주고, 너무 빽빽하다 싶으면 적당히 솎아주면 된다. 나름 농사의 ‘감’과 본능을 믿어보는 것. 몸으로 직접 경험하며 배우는 것이야말로 그간 인류가 익혀온 가장 확실한 지식 체득법이 아닌가. 우리 몸 어딘가에는 낙동강 줄기 따라 이어진 드넓은 김해평야에서 수천 년 농사를 지어온 선조들의 유전자가 남아 있을 것이다.

  

기획 : 박시전 기자 | 사진 : 성나영, 서울문화사 자료실 | 모델 : 유예인(5세) | 스타일리스트 : 김지연 | 헤어·메이크업 : 박성미 | 의상협찬 : 갭키즈(02-6911-0796) 킨더스펠(02-3442-0220), 모이몰른(02-517-00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