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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생활 청산한 바오로씨, 첫 월급으로 후원금 전해

참 빛 사랑 2024. 6. 28. 15:50
 
안나의집 김하종 신부가 심바오로(가명)씨에게 받은 현금 50만 원이 든 봉투. 김하종 신부 제공
 
안나의집 김하종 신부가 심바오로씨에게 받은 봉투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김하종 신부 제공



“첫 월급 받았다고 제게 봉투를 내미시는데, 너무 놀랐고 미안했고 감사했습니다.”

안나의집 대표 김하종(오블라띠 선교 수도회) 신부는 최근 안나의집 쉼터에서 생활하는 심 바오로(가명)씨가 건네는 봉투 하나를 받았다. 구겨진 작은 봉투 안에는 5만 원짜리 10장이 들어있었다. 노숙생활을 청산하고 안나의집 쉼터에서 지내던 심씨가 지난달 일을 시작해 받은 첫 월급이었다. 심씨는 “안나의집 덕분에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어 기쁘고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써달라”며 김 신부에게 마음을 전했다.

두 달 전 안나의집을 찾은 심씨는 오랜 노숙생활로 몸과 마음이 상당히 지친 모습이었다. 하지만 안나의집 쉼터에서 생활하고 자활 프로그램에도 적극 참여하면서 그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외모도 단정히 가꾸기 시작했고, 취업을 위해 힘쓴 결과 지난달부터 일용직으로 일도 시작하게 됐다. 그리고 자신을 받아준 안나의집에 감사한 마음과 더불어 자신처럼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길 바라는 희망을 담아 첫 월급을 김 신부에게 전한 것이다.

김 신부는 심씨가 건넨 봉투를 선뜻 받을 수 없었다. 그에게 이 돈이 무척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미안해서 안 받으려고 했죠. 50만 원은 큰 돈이고 또 그분에겐 너무 필요한 돈이니까요. 그런데 ‘안나의집 덕분에 새 출발을 할 수 있었다고 꼭 받으셔야 한다’면서 한사코 봉투를 주셨어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써달라는 말과 함께요.”

심씨의 간곡한 부탁에 김 신부는 그의 손을 잡으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그가 열심히 살아가길 기도했다. 김 신부는 심씨에게 받은 돈을 귀중한 마중물로 삼아 안나의집을 찾는 또다른 어려운 이들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